취약층 2명 중 1명도 안 맞는 코로나 백신…'불신의 벽' 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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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의혹'에 흔들린 신뢰…"고령층엔 여전히 중증·사망 위험"
3절기째 50% 미달…전문가들 "고위험군엔 편익이 위험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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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에서 곰팡이가 나왔다고 하는데 어떻게 맞겠어요. '문제 없다'고 말만 한다고 해서 마음이 놓이질 않잖아요."

서울에 거주하는 윤모(67) 씨는 이번 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 65세 이상 어르신은 고위험군에 속해 무료로 접종할 수 있지만, 윤씨 주변 지인들도 대부분 접종을 꺼리고 있다고 한다.

윤씨는 "백신을 맞고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람도 있지 않나"라며 "이제는 거의 감기처럼 함께 살아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25-26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 기간이 오는 6월 30일까지 두 달 연장됐다.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어르신, 생후 6개월 이상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 등이다.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전 국민 대상에서 고위험군 중심의 절기 접종으로 전환한 것은 23-24절기부터다. 이후 세 절기 연속으로 접종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접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접종률은 23-24절기 41.3%, 24-25절기 47.8%, 25-26절기 42.7%에 머물고 있다. 당초 접종 기간(10월~이듬해 4월)에 두 달을 더 연장했지만 세 절기 모두 50%를 넘지 못했다.


'백신 관리 부실' 사후 대응이 불신 불러…"얼렁뚱땅 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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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이 오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백신 불신'이 꼽힌다.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은 "백신을 믿을 수 없다", "부작용으로 후유증을 겪는다"고 입을 모은다.

감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실태 진단 및 분석' 감사 보고서도 영향을 미쳤다. 질병청은 2021년 3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이물 신고 1285건을 접수했지만 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하지 않고 제조사 회신만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곰팡이·머리카락·이산화규소 등 위해 우려 이물 신고는 127건이었다. 위해 우려 이물이 발견된 이후에도 동일 제조번호 백신 약 1420만 회분이 접종됐다.

다만 질병청은 이물 신고된 백신은 실제 접종에 사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물 신고된 1285건의 백신은 1건도 접종된 바 없다"며 "동일 제조번호 백신도 조사 결과 회수할 정도의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식약처 통보 누락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질병청장이었던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공동 지침상 식약처에 통보하도록 돼 있는데, 해당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부분은 미흡했다"고 말했다.

결국 백신 관리 부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방역 당국의 사후 대응이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전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없이, 책임자 규명도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면서 정부가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는 메시지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가 맞은 백신이 곰팡이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이 드는데 정부 말을 누가 믿겠나"라며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코로나'라는 말만 나와도 접종을 기피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위험군에 독감보다 위험…"검증된 의약품" 접종 권고


코로나19가 이미 토착화됐다는 인식도 접종률 정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상이 '감기 수준'이라며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질병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응답자(57.6%) 가운데 56.5%는 "감염보다 접종 후 이상반응이 더 걱정된다"고 답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반드시 접종하겠다"는 적극적 접종 의향은 같은 해 상반기 56.5%에서 하반기 49.3%로 7.2%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방역 당국은 고위험군에게는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보다 여전히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기 때문이다.

질병청 이혜림 예방접종관리과장은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에 비해 중증 질병 부담이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고령자에게는 여전히 중증·사망 위험이 있는 만큼 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고위험군은 지금이라도 접종하는 편이 이득이라고 조언한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자신의 SNS에서 "코로나19 백신은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방대한 규모의 안전성 데이터가 임상시험과 실제 접종 환경 모두에서 검증된 의약품"이라며 "접종의 편익이 위험을 크게 앞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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