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發 '나프타 대란' 계기로 플라스틱 사용 줄인다[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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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정책부 기자

탈플라스틱 종합 대책 발표
장례식장 일회용기→다회용기 전환
택배·배달 포장 간소화…개인 컵 할인제
폐기물부담금제 실효성↑…가격 높이고 차등화
홍종호 교수 "플라스틱, 석유 기반 제품인에 일상에 너무 많이 침투…이번 기회로 변화 모색해야"



◆ 홍종호>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을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CBS 정책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네, 안녕하세요. 오늘 두 가지 소식 준비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 소식은, 탈플라스틱 경제 본격 시동.

지금 중동 전쟁으로 드러난 경제 취약성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일단 원유를 연료로 써온 부분이에요. 이건 전기차나 냉난방은 히트펌프 같은 걸 확대해서 에너지 전환 차원으로 대응하려 하고 있죠. 그리고 또 하나는 원유를 원료로 써온 부분입니다. 나프타 대란이 매일 뉴스에 나오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익숙하실 겁니다. 가장 가깝게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대란이 있었죠. 여기에 대한 대응책이 발표됐습니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을 줄여 나가자는 거예요. 과거에는 플라스틱 줄이고 재활용하자는 게 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면, 이제는 경제 정책이고 나아가 경제 안보 정책이 된 겁니다. 지금 화면 보실게요. 경향신문의 인상적인 보도였는데요. 나프타 대란에 허덕이는 동안, 이 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한 나프타 수출을 작년보다 50배 넘게 늘려서 덕을 봤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을 지속하지 않으려면, 당장 카페에서 공짜로 받아 쉽게 쓰고 버리는 빨대부터, 꼭 필요한 사람만 돈 주고 사서 이용하는 식으로 일상이 바뀔 수밖에 없는 겁니다.

◆ 홍종호>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 많이 팔려고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어쨌든 그런 얘기는 했어요. 미국 경제는 탄탄하다, 왜냐하면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굉장히 이기적인 태도죠. 지금 모든 아시아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인데. 최 기자, 이 주제를 생각해 보면 제가 사는 지역이 상업 건물들이 많은 곳과 멀지 않거든요. 가끔 낮에 나가 보면 직장인들이 식사하고 나서 다들 손에 플라스틱 용기에 든 일명 뭐죠?

◇ 최서윤> 아이스 아메리카노입니다. 빨대까지 꽂아서요.

◆ 홍종호> 그걸 너무 많이 들고 다녀서 이건 문제다 싶었어요.

CBS유튜브 경제연구실 캡처CBS유튜브 경제연구실 캡처◇ 최서윤> 우선 장례식장 가면 나오는 종이 밥그릇, 종이 국그릇 있잖아요. 겉은 종이이긴 한데 안에는 플라스틱 코팅이 돼 있잖아요.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플라스틱 접시, 플라스틱 수저 등 일회용기로 된 장례 용품이 다 다회용기로 전환됩니다. 전국에 장례식장이 약 1070곳 있다고 해요. 이 중 약 80곳 정도만 공공이고 나머지 약 990곳은 민간 시설인데요. 공공 장례식장부터 시작해서 순차적으로 장례 문화를 바꿔 나갑니다. 그리고 문제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재생 원료를 사용해서 만들도록 정부가 설비 투자를 지원해서 바꿔 나가기로 했고요. 생수나 음료수 살 때 페트병 같은 경우, 올해부터 일부 품목은 재생 원료를 10% 정도 혼합해서 만들고 있거든요. 원래 목표가 2030년까지 재생 원료 혼합률을 30%까지 높이는 거였는데, 아예 100% 재생 원료를 사용한 페트병도 나올 것 같습니다. 음료수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컵은 미세 플라스틱 검출 논란이 끊이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텀블러 들고 다니는 분들이 최근 많이 보이는데, 혜택이 커질 것 같습니다. 카페에서 개인용 텀블러에 음료 받으면 할인해 주는 혜택이 있잖아요. 지금 몇 개 프랜차이즈에서 하고 있는데, 정부가 카페 프랜차이즈나 가게에 직접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개인 컵 할인제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반길 변화가 있는데요. 배달 용기나 택배 포장재가 간단해집니다. 배달 음식이나 택배 주문이 편리하긴 한데, 받고 나면 배달 용기 다 설거지하고, 택배 박스도 어쩔 때는 이중으로 포장돼 있어서 뜯어서 분리배출하는 게 불편한 일이었잖아요. 이제는 택배 포장도 딱 한 번만 포장하게 한다.

◆ 홍종호> 포장 자체를 최소화하는 거군요.

◇ 최서윤> 네, 꼭 필요한 만큼만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곳곳에서 플라스틱을 정말 많이 사용해 왔고, 가볍고 편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당장 없앨 수는 없을 거예요. 그렇지만 너무 흥청망청 써온 부분은 줄여 나가보자, 이런 취지입니다.

◆ 홍종호> 인류가 만들어낸 정말 최고의 혁신적인 물질 중 하나가 플라스틱이거든요. 변형이 너무 자유자재고, 석유 기반으로 만든 제품인 줄 모르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일상에 너무 많이 침투해 있잖아요. 이번 기회로 변화가 모색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재질 자체가 편리하게 사용되니까 편리한 것도 있죠. 그런데 싸서 그런 것도 있어요. 옛날엔 중국집에서 짜장면 시켜 먹으면 그 용기를 밖에 내놓으면 다시 수거해 갔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다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에 가져오는 거죠. 인건비는 올라가고 플라스틱 용기는 점점 싸지니까 더 이상 수거해 가는 일을 안 하게 된 거예요.

◇ 최서윤> 그동안은 플라스틱의 생산 비용 자체만 생각했기 때문에 플라스틱이 저렴한 거였거든요. 그런데 반대편에서는 이걸 처리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잖아요. 또 지금처럼 나프타 대란이 발생하면 생산 비용마저 치솟는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플라스틱에 그동안 사회가 부담해 온 사회적 비용을 계산해서 제대로 값을 물리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되는 겁니다.

CBS유튜브 경제연구실 캡처CBS유튜브 경제연구실 캡처◆ 홍종호> 사회적 비용 제대로 물리는 게 제 평생의 전공 아니겠습니까. (웃음) 우리나라에 폐기물부담금제도라고, 1990년대부터 이미 있긴 했어요.

◇ 최서윤> 제도는 있지만 늘 문제는 유명무실하다는 거였죠. 폐기물부담금제란,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을 만들면 그 업체에 폐기물 처리 비용을 부과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비용이 너무 쌌어요. 기본 요율이 kg당 150원, 건설 폐기물은 반값인 75원인데, 이게 2012년부터 동결된 겁니다. 그 사이 2013년부터 10년간 저금리 시대에 물가가 폭등했잖아요. 제품 가격은 많이 올랐는데 폐기물 부담금 가격은 제자리였기 때문에 지금은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제도에 큰 구멍이 뚫린 사이에 재활용이 아예 불가능한 일회용품도 굉장히 많아졌다고 해요. 이번 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책상 위에 실물로 오른 게 캔시머라는 거예요. 알루미늄 캔과 플라스틱을 합성해서 만든 건데요. 우리가 열심히 분리배출을 해왔지만, 단일 재질이 아니라 혼합된 재질인 경우엔 재활용이 전혀 안 되는 거예요.

◆ 홍종호> 이 캔시머, 어떤 제품에 사용되는지 혹시 아세요?

◇ 최서윤> 음료수나 과일 같은 것들에 쓰이는데, 몸통은 플라스틱이고 겉에는 알루미늄 캔처럼 돼 있는 형태예요.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담아 팔기도 하고, 그 사이에 되게 많아졌거든요. 우리는 알루미늄이고 플라스틱이면 재활용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분리배출을 하는데, 단일 재질이 아닌 경우엔 재활용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 홍종호> 재활용이 잘 안되는 품목 중에 즉석밥 용기도 있죠? 다 된다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잘 안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 최서윤> 맞습니다. 폐기물부담금제 실효성이 얼마나 없었는지 비교해 드리면, 유럽연합(EU)은 폐기물 부담금 가격이 kg당 600원이라고 합니다. 환율과 물가 차이를 고려해도 너무 낮은 거예요. 부담금이라는 이름에 맞게 현실적으로 조금은 부담스럽게 책정해서 제도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CBS유튜브 경제연구실 캡처CBS유튜브 경제연구실 캡처◆ 홍종호> 제가 한국에서 첫 직장을 잡았을 때, 국책연구원에서 제게 떨어진 첫 번째 연구 과제가 어떻게 하면 폐기물 재활용을 더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것인가였거든요. 그 당시에 부담금제와 돈을 맡기고 나중에 찾아가는 보증금 예치환불제, 두 가지가 있었어요. 제가 보니까 둘 다 실효성이 없을 수밖에 없는 게 금액이 너무 낮은 거예요. 보증금 맡겨놓고 안 찾아가요. 굳이 수고를 할 필요 없다는 거죠. 부담금은 더더욱 얼마 안 되니까 그냥 벌금 내고 끝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오는 거죠. 미국에 있었을 때 보니까 일회용기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붙이는 보증금 금액이 어마어마하게 높더라고요. 당시에 한 60센트 용기에 10센트 이상이 보증금으로 책정돼 있어서, 용기를 돌려주면 환불받는 식이에요. 돌려줄 유인이 너무 큰 거죠. 60센트에 10센트니까 한 17% 가까이 되잖아요. 아, 이건 돌려줘야겠다, 돈 받아야지 하는 유인이 생기는 거죠. 그래서 제도라는 건 도입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실효성 있게 만들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번 기회에 실효성 있는 제도, 부담금제가 됐건 보증금 예치환불제가 됐건, 이런 정책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최서윤> 맞습니다. 가격을 높이는 것 외에 차등화도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은, 페트병은 크고 빨대는 작은데 이걸 kg당 얼마 하는 단위로 가격을 매기면 부피가 작은 빨대 생산업자는 별로 부담이 안 되는 거 아니냐는 거예요. 크기가 작을수록 재활용은 더 어렵잖아요. 작다고 부담금까지 작으면 흥청망청 생산될 수 있다는 거죠. 카페에서 빨대를 너무 쉽게 받잖아요. 빨대를 콕 집어 부담금을 올리자는 주문이 나왔기 때문에, 결국은 빨대 생산을 줄이고 소비자도 꼭 필요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게끔 소비문화 자체에도 변화가 생길 걸로 예상됩니다. 저는 방송을 하면서 빨대를 안 받고 마시는 걸 시작했는데, 항상 챙겨주시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인데도 챙겨주시면 그냥 테이블에 놓고 가잖아요. 그렇게 버려지는 새 빨대도 많더라고요.

◆ 홍종호> 저처럼 아이스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은 너무 소수인 것 같아서. 하여튼 에너지 공급 위기 상황에서 생활 방식에 변화는 불가피하고, 또 바람직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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