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멈춘 女 100m…19세 이은빈 "내가 깬다, 최대한 빨리"[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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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기대주 이은빈 인터뷰①
32년간 나오지 않는 女 100m 신기록
2006년생 이은빈, 작년 8개 대회 출전 전부 입상
이은빈 "당연히 기록 깨고 싶다…최대한 어릴 때"
한국 신기록 11초 49…이은빈 개인 최고 기록 11초 76

육상 이은빈. 윈윈스포츠컴퍼니 제공육상 이은빈. 윈윈스포츠컴퍼니 제공
"최대한 어릴 때 여자 100m 기록을 깨고 싶어요."

한국 여자 육상 100m 기록은 30년 넘게 멈춰 있다. 1994년 이영숙(현 안산시청 감독)이 기록한 11초 49의 벽에, 소위 '날고 긴다는' 수많은 후배들이 부딪혔다.

대기록의 아성에 도전하는 신예가 나타났다. 바로 2006년생 단거리 유망주 이은빈(광주시청)이다.

이은빈은 2025년을 최고의 한해로 장식했다. 대회에 나갔다 하면 시상대에 올랐다. 실업팀 1년 차지만, 단 한 시즌에 5관왕을 차지하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과시했다. 2025시즌 8개 대회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쓸어 담았다.

가장 큰 목표는 단연 100m 한국 신기록 달성이다. 이은빈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윈윈스포츠컴퍼니 제공윈윈스포츠컴퍼니 제공
올 시즌을 앞두고 해남군청에서 광주시청으로 이적했다. 이은빈은 "이적한 팀에서 첫 동계 훈련을 마쳤다. 현재는 국가대표 진천 선수촌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다. 50~6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훈련을 시작한 첫날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은빈은 "2~3주 정도 재활에 집중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훈련을 시작해서 아직 컨디션이 덜 올라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서서히 올리고 있다. 부상이 반복됐던 것 치고는 빠르게 회복 중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0m 경기는 보통 초반 30m, 중반 30m, 후반 40m로 나눠 분석한다. 이은빈은 후반 40m 구간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이은빈은 "스타트가 약점이라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했다"며 "후반에 드러나는 강점을 더 잘 살리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고 알렸다.

주종목에 집중하기 위한 과감한 결정도 내렸다. 200m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100m 기록 향상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기로 판단했다.

1988년 그랑프리 육상 대회에서 1위로 들어오는 이영숙 현 안산시청 감독(오른쪽). 연합뉴스1988년 그랑프리 육상 대회에서 1위로 들어오는 이영숙 현 안산시청 감독(오른쪽). 연합뉴스
32년 동안 바뀌지 않은 '여자 100m 1위'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다. 이은빈은 "당연히 깨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최대한 어릴 때 깨고 싶다. 내가 세운 기록을 다시 깨는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고 당찬 목표를 세웠다.

현재 이은빈의 개인 최고 기록은 11초 76으로, 이영숙 감독과 0.27초 차이다. 숫자만 보면 작은 격차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0.27초면 거리로는 약 2m~2.5m 정도의 차이가 난다. 보통의 결승에서 1등과 8등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영숙 감독도 얼른 자신의 기록을 깨는 후배가 나오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은빈은 "이영숙 감독님은 시합을 할 때 자주 뵌다. 항상 지나갈 때마다 응원을 해주신다"며 "때로는 '얼른 기록을 깨라'고도 말씀하신다"고 웃었다.

작년 전국체전에서 기록을 확인하는 이은빈. 이은빈 제공작년 전국체전에서 기록을 확인하는 이은빈. 이은빈 제공
작년 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는 여자 일반부 100m 종목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은빈은 만족하지 못했다. 원했던 기록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은빈은 "작년 대회에서 11초 91을 기록했다. 2024년 수립했던 개인 최고 기록보다 오히려 뒤처졌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내 기록에 만족하지 못했다. 작년에 주춤했던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이은빈의 승부욕은 주변에서도 유명하다. 소속사 '윈윈 스포츠 컴퍼니' 정종선 대표는 "작년 전국체전 트랙 컨디션, 날씨 등을 고려했을 때 그 정도 성적은 충분히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은빈이가 워낙 승부욕이 강하다. 대회 끝나고도 표정이 너무 안 좋았다"고 돌아봤다.

자신의 롤모델이라 밝힌 강다슬과 함께 활짝 웃는 이은빈(오른쪽). 대한육상연맹 제공자신의 롤모델이라 밝힌 강다슬과 함께 활짝 웃는 이은빈(오른쪽). 대한육상연맹 제공
30년 넘게 나타나지 않았던 왕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수많은 도전자가 넘지 못했던 벽에 19살 스프린터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은빈의 '폭풍 질주'는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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