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보기에 부끄러워서"…아크부대 '구식장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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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간담회서 "노후·구식 장비 바꿔달라" 돌발 직언

"격세지감" 반응 속 軍 사실관계 확인 중…일각선 "선뜻 이해 어려운 주장"
"고가 K-방산에만 관심, 개인장비는 경시" 반론도…"특수부대 장비는 달라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아크부대 장병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아크부대 장병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 중에 공개된 현지 파견 아크부대 장병의 직언이 군 내부에 작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아랍어로 '형제'를 뜻하는 아크부대는 UAE의 요청에 따라 2011년부터 국군 최초로 군사협력 차원에서 파병·주둔하고 있는 부대다. UAE 특수부대 교육훈련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 중이다.
 
부대 소속 K상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이 장병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진솔한 건의를 요청하자 어렵게 손을 들었다. 앞선 발언자들이 국위선양 같은 '정답'만을 말하자 이 대통령이 보다 허심탄회한 얘기를 듣고 싶다고 한 것에 용기를 낸 것이다.
 
그는 아크부대에 세 번째 파병된 것이 개인적 영광이라면서도, 부대 위상에 걸맞지 않는 노후 장비나 구식 장비의 교체 및 개선 필요성을 돌직구처럼 건의했다.
 
그는 "UAE 부대는 지금 장비가 훨씬 더 좋아지고 전술도 발전하고 있다"며 "그런데 저희는 아직 10년도 더 된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아크부대 장병 격려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혜경 여사. 연합뉴스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아크부대 장병 격려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혜경 여사. 연합뉴스
그는 이 대통령의 추가 질문에 "저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예를 들어서 총기나 야시(야간투시경), 방탄복 이런 것들이 지금 많이 노후된 장비"라고 했고 "EOD(폭발물처리반) 장비도 그렇고 저격총 이러한 총기들이 전부 구시대 장비"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크부대에는 폭발물 처리 로봇이 1대밖에 없어서 고장이 발생하면 UAE 군에게 빌려 사용하는 상황도 있다면서 "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그거 필요하겠네요. 우리 (합참)차장님이 일부러 왔다니까 잘 챙겨주실 것"이라고 했고, K상사에게 "훌륭한 군인 같다"며 격려를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부족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건의하시라"며 거듭 관심을 표명했다.
 
군 당국은 이례적인 돌발성 이벤트에 다소 당혹해하며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과 필요시 지원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군내에선 일선 장병이 군 통수권자에게 공개적으로 직언하는 사실 자체가 격세지감이고 신선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상당수 군 관계자들은 아크부대의 무기·장비가 다른 부대보다 좋으면 좋았지 떨어질 이유는 없다며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육군 특전사뿐 아니라 해군 특수전단(UDT)과 공군 공정통제사(CCT) 등으로 이뤄진 최정예 아크부대는 첨단 개인 전투장구인 '워리어 플랫폼'이 처음 지급되는 등 나름대로 우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수부대의 무기·장비는 일반부대보다 훨씬 월등해야 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아울러 우리 군과 방산업계는 고가의 대형 장비에만 관심이 있고 개인 기본 장비에 대한 투자는 경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은 "고위직들은 실제 사용자들의 불편 사항 등에 관심이 부족하고, 수조원짜리 사업은 관심을 갖지만 몇억 하지 않는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으며, 최저 입찰가 제도가 악용되는 문제도 있다"며 "그렇다보니 UAE보다 못한 장비를 갖게 되는 현실이 됐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가 UAE에 지대공미사일 '천궁-Ⅱ' 같은 첨단 K-방산 무기를 판매하는 나라임에도 개인 무기·장비는 그에 못 미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만약 누군가에게) 훈장을 준다면 (용기를 내어 직언한) 그 상사에게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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