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 
서울세계불꽃축제를 5일 앞두고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과도한 요금을 책정하는 과도한 상출에 "무료 행사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해보면, 축제 당일인 27일 인근 호텔 객실 요금은 수배로 치솟았고,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우리 집 베란다 대실', '명당 자리 노숙 대행'까지 등장했다.

지난 2000년에 처음 시작된 이후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서울세계불꽃축제는 1년 중 단 하루, 대규모로 진행되는 불꽃놀이를 더 좋은 시야에서 보려는 수요가 폭발하며 근처 호텔 요금이 급등했다.

숙박 예매 사이트에 따르면 여의도 한강 조망 호텔 객실은 평소 100만 원대지만 축제 당일엔 300만 원대로 약 3배 가까이 올랐다. 불꽃이 보이지 않는 시티뷰 객실조차 주말 평균 요금의 2~3배에 달한다. 여의도의 한 고급 호텔 스위트룸은 세금과 수수료를 포함해 1박에 무려 130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 밖의 다른 호텔들 역시 평상시 보다 2~3배 가까이 가격을 올렸지만 가파른 가격 상승에도 대부분의 한강 조망 객실은 이미 매진된 상태다.

'명당 장사'는 숙박업체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일반 시민들도 중고거래 앱과 SNS를 통해 개인 간 명당자리 거래에 나서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자신이 예약한 불꽃축제 명당 객실을 양도한다며 용산의 고급호텔 1박 숙박권을 160만원에, 정가 35만원 객실을 90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명당자리 관련 각종 개인 광고. 당근마켓 캡쳐
숙박권 뿐 아니라 카페 예약권, 주차권 등도 거래 대상이다. 한강 인근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예약권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10만원에 판매되며 "카페 예약 티켓 구매 후, 한강 불꽃놀이 편하게 직관하세요"라는 홍보 문구까지 붙었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명당 주차장 10시간 주차권'을 내세워 차량 안에서 불꽃놀이를 관람하라는 안내가 담겼다. 업종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꽃놀이를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모든 공간이 웃돈을 붙여 거래되는 모습이다.

심지어 '우리 집 베란다 대실' 글까지 등장했다. 불꽃축제 명당으로 꼽히는 한강변 아파트 최고층에 거주한다고 밝힌 당근의 한 작성자는 "4명은 충분히 여유 있는 명당 최고층을 2인 기준 48만원에 대여한다"며 '우리 집 베란다 대실' 글을 올리기도 했다.

'불꽃놀이 명당 노숙 대행' 게시물까지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지난 16일 "전날 밤부터 텐트를 쳐서 명당을 확보해주겠다"며 게시글을 올린 한 작성자는 "새벽부터 줄 설 필요 없이 편하게 오셔서 관람하실 수 있는 자리"라며,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의 시야가 탁 트인 명당을 미리 확보해 준다고 했다.  돗자리 자리 확보 대가로 15만원에서 18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했다.

도시 전체가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축제가 사실상 '유료 명당 경쟁'으로 변질되자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는 "불꽃축제는 무료인데, 이익은 호텔과 아파트 주민이 본다", "누구나 즐기라고 있는 축제가 상업화됐다", "자리 경쟁이 너무 과열됐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