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전방위 관세 압박' 계속…짓눌리는 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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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동차 관세로 압박하더니 철강·알루미늄·車 부품 관세 범위 확대
'반도체 고율 관세' 가능성도 지속 언급…'관세 리스크'에 아우성 치는 산업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맛에 맞는 투자안을 제시한 국가에만 자동차 품목 관세를 인하하면서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수입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부품·반도체 등 다른 주요 품목 관세까지 무기 삼아 휘두르며 '불도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부터 '관세 리스크'에 짓눌려온 국내 산업계의 긴장은 대미(對美) 투자를 둘러싼 한미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고조되는 기류다.
 

美, 끝없는 압박…품목 관세 확대에 반도체 고율관세 언급까지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관세 부과 대상으로 편입할 수입 철강·알루미늄 파생 상품 관련 국내 업계 의견을 오는 29일까지 받고 있다. 앞서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3월부터 부과한 25%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를 6월부터는 50%로 상향 조정했다.

미 상무부는 철강과 알루미늄이 소재로 들어간 기계와 가전제품, 화장품까지 700여개 파생상품에도 함량을 따져 관세를 매겨왔는데, 이번에 파생 상품까지 관세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나아가 미 상무부는 품목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수입 자동차 부품과 관련해서도 그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의견 수렴 절차가 다음 달 초부터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자국 업계 의견을 토대로 외국산 제품의 수입을 어렵게 만드는 방벽을 계속 넓히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관세 합의를 통해 미국이 4월과 5월부터 부과해온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품목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액을 둘러싼 세부 운용 방식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이에 아직 합의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하 약속은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사실상 5500억 달러 규모의 '백지수표'를 써줬다고 평가 받는 일본에 대해서는 자동차와 차 부품 관세를 27.5%에서 15%로 인하해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적용 중이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에 대한 압박 성격도 띄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미국은 관세 협상이 진행되거나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도 품목 관세 범위를 확대하는 추가 조치를 이어가며 힘을 과시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에 이어 2위 품목인 반도체에 대해서도 다시 칼을 빼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산 자동차 관세 품목 관세 인하 당일 "반도체 같은 품목은 관세를 더 낼 수 있다. 의약품도 마찬가지"라며 "이 품목들은 이익률이 (자동차보다) 더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수입 반도체에 대한 고율(1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론했었는데, 재차 무역 상대국들에 대한 긴장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음하는 韓 산업계…살 길 찾아 수출 시장 다변화 모색도

연합뉴스연합뉴스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지는 관세 압박에 국내 산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미 관세 추가 협상 진행 경과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미국이 일본과 비슷한 방식의 백지수표식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단기간에 결론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업계는 국익 보호를 최우선 목표로 강조하는 정부의 협상을 지켜보고 지원책을 요청하는 동시에 자구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품목 관세로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계는 미국 현지 생산력 강화와 더불어 유럽연합(EU) 등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8월 유럽연합(EU)으로의 자동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54.0%나 늘었고, 그 외 지역 수출액도 아시아 9.3%, 중동 9.8%, 오세아니아 20.1% 등의 증가폭을 보였다.

국내 완성차 업계 중심인 현대자동차가 밝힌 전략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다.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50만대로 확대하는 한편, 신형 전기차들을 유럽과 중국, 인도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는 유럽에서는 소형 친환경차가 각광받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춘 아이오닉 3를 내년에 유럽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고율 관세 적용 가능성을 상기시키고 있는 반도체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관세 부과 엄포' 외에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안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어 답답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7월 큰 틀의 합의를 본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은 반도체 품목 관세와 관련해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지만 이 역시도 미국의 이행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뭔가 확정된 게 없이 계속해서 말만 오가는 상황이라 예의주시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응책을 세우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품목 관세 확대의 직격탄을 연속적으로 맞고 있는 철강 업계에선 "미국이 관세를 매기는 철강 파생 상품 범위를 계속 확대하게 되면, 이를 회피하는 차원에서 한국 철강 자체에 대한 수요도 줄어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에선 철강 관련 관세를 추가하는 절차는 있지만, 제외하는 절차는 없다. 그렇기에 어떤 견제도 없이 관세 범위가 계속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 속에서 철강이나 알루미늄이 함유된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업체는 초조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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