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트럼프 의전비서관? 분명 극한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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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 자리 지킨 트럼프, 이례적 배려 장면
의전 비서관이 본 트럼프? '극한 직업' 상대
블레어하우스 숙소 논란? 정상들 호텔 쓰기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탁현민(前 청와대 의전비서관)

◇ 김현정> 예측할 수 없는 돌발 행동으로 참 많은 사람들을 긴장시키는 사람이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적지 않은 걱정 속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만 막상 뚜껑 열어보니까 이 만남은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요. 그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줬던 예가 바로 방명록 서명 장면이었습니다. 잠깐 좀 화면을 보실까요?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이재명 대통령이 펜을 하나 꺼내서 이렇게 방명록에 글을 씁니다. 내용을 쭉 쓰는데 펜이 좀 이렇게 두툼해요. 일반 펜보다 두툼한 펜으로 이렇게 글을 쓰고 그걸 바라보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유심히 바라봐요. 정말 유심히 바라봐요. 그러더니 뒤에 얘기를 하죠. 그 펜 혹시 가지고 오신 거예요? 이재명 대통령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그거 혹시 가져갈 생각이세요? 그러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아유, 가지세요. 가지세요. 그거 트럼프 대통령이 사인하는 거 하고 되게 잘 맞을 거예요. 이러면서 저 펜을 결국 선물로 싸서 간 게 아닌데 선물이 됐어요. 그러고 나서 저 펜이 다음 날, 저 펜 만든 회사 주가가 상한가를 쳤습니다.

◆ 탁현민> 저 펜 만든 회사는 중소기업이고 저 펜 만든 회사일 것이라고 오인된 모 회사가.

◇ 김현정> 진짜, 모나미에서 만든 거 아니었어요?

◆ 탁현민> 아니에요.

◇ 김현정> 모나미 주가 상한가 쳤다고.

◆ 탁현민> 모나미 주가가 상한가 친 건 맞는데 모나미에서 만든 펜이 아니죠. 저거는 어느 중소기업 업체가 만든 겁니다.

◇ 김현정> 인사도 안 하고 불쑥 나오셔서.

◆ 탁현민> 너무 흥분하셨어.

◇ 김현정> 너무 흥분.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저 펜이 맨 처음 고안된 게 문재인 정부 때라고 해요. 근데 그 고안 당시에 의전 비서관, 아마 아이디어를 모으는 역할을 하셨을 것 같아요. 탁현민 비서관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탁현민> 안녕하십니까, 늦은 인사입니다.

◇ 김현정> 저게 모나미가 아니었는데 왜 그러면 모나미라고 알려졌어요?

◆ 탁현민> 심지에 쓰였을지는 모르겠는데 펜 자체를 만든 건 국내의 한 공방이라고 알고 있어요.

◇ 김현정> 한 수제 공방에서 제작을 했는데 그 안에 심을 모나미 걸 가져다 썼을 가능성.

◆ 탁현민> 그게 모나미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재명 대통령 서명용 펜이재명 대통령 서명용 펜

◇ 김현정> 그것도 정확히 모르고. 근데 그냥 모나미 펜이다. 이렇게 외신도 쓰고 막 이러면서 상한가를 쳤군요.

◆ 탁현민> 아마 그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그 펜 브랜드니까 그렇게 오인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그러면은 저때 저 펜은 어떻게 만들게 되신 거예요?

◆ 탁현민> 그전에는 대통령의 서명 펜, 대통령이 전용으로 서명하는 펜은 사실 그 연원을 따져 들어가면 이제 9. 19 군사합의 우리가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서명을 할 때 그때 뼈아픈 실책이 있었어요.

◇ 김현정> 왜요?

◆ 탁현민> 그때 어떤 일이 있었냐 하면 김정은 위원장은 몽블랑 만년필로 서명을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그냥 하얀색 네임펜으로 했단 말이에요.

◇ 김현정> 네임펜으로?

◆ 탁현민> 예, 그래서 그 당시에 의전 비서관이 매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었어요. 그런데 물론 이 기회를 빌어서 제가 구명을 좀 하자면 문재인 대통령이 네임펜을 고집하셨던 거예요. 다른 펜도 있었어요. 근데 나는 서명할 때 네임펜이 편하다 해서 네임펜을 달라고 해서 의전 비서관, 당시 의전 비서관은 그걸 줄 수밖에 없었죠.

◇ 김현정> 당시 의전 비서관이.

◆ 탁현민> 저는 아니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 탁현민> 이렇게 빠져나가고. 그래서.

◇ 김현정> 그랬는데 왜 이렇게 초라한 걸로 했냐, 이렇게 된 거죠?

◆ 탁현민> 그렇죠. 그래서 엄청 야단을 맞았어요. 그 이후에 대통령께서는 계속해서 서명할 때 나는 네임펜이 좋다고 하시니 그러면 계속 욕을 먹을 수가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탁현민> 그러면 이걸 어떤 형태가 됐든 좀 만들자. 그래서 일종의 껍데기를 만든 거죠.

◇ 김현정> 그러면 그 속은 네임펜이고.

◆ 탁현민> 네임펜 심지가 들어가 있어요.

◇ 김현정> 껍데기만 저거였던 거예요? 디자인이?

◆ 탁현민> 예, 그렇죠. 이번에 쓰셨던 펜도 이 겉에 디자인은 아마 같은 회사로 알고 있어요. 같은 회사에서 디자인했는데 이제 훨씬 더 두꺼운 심지로 해서 서명하기 좀 더 용이하게 일종의 업그레이드 된 버전인 것 같고 그래서 9. 19 군사합의 서명 사건 이후부터 문재인 대통령은 전용 서명펜을 만들어서 사용하게 됐고 그러고 나서 한 정부가 더 지났죠. 그리고 또 새 정부가 들어섰는데 저는 참 저 장면이 매우 개인적으로 신난다, 기쁘다. 이런 생각이 든 게 사실 어떤 정보든 간에 그 전 정부의 공과 과를 이어받는다고 말은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가 않잖아요. 우리는 또 윤석열 정부를 겪어봤기 때문에 모든 정부 정책이나 어떤 사소한 거라도 전 정부의 과부터 시작을 하는 정부를 겪어봤기 때문에 저도 알게 모르게 거기에 대한 분노가 좀 있었던가 봐요. 근데 이번에 정말 사소한 거죠, 펜이라는 아주 사소한 유산이라고 할까, 그걸 좀 더 멋있고 그럴듯하게 계승하고 발전시켜서 외교 실무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기쁜 거예요. 그 당시에 우리의 노력들이 그렇게 잘못한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그걸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멋있게 표현해 주고 또 진짜로 저런 장면을 연출해 준 것도 매우 기쁘죠.
문재인 전 대통령 서명 전용 펜 출처 탁현민 자문관 페이스북문재인 전 대통령 서명 전용 펜 출처 탁현민 자문관 페이스북
◇ 김현정> 그래요. 그래서 이렇게 화제가 되고 준비해 간 선물보다 더 화제가 됐어요. 저 펜이.

◆ 탁현민> 그리고 저 장면에서 사람들이 잘 언급을 안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옆에 서 있잖아요. 그게 익숙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장면이에요. 저기는 루스벨트 이라고 보통은 방문국의 대통령과 수행원들의 대기실로 쓰이는 공간이 그리고 거기에 방명록이 항상 있어요. 그래서 그 방명록에 서명을 하게끔 하는데 바이든 시절에 문재인 대통령이 갔을 때는 바이든 대통령은 서명할 때 아예 들어오지 않으셨어요.

◇ 김현정> 그래요?

◆ 탁현민>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와서 옆에 서명하는 장면을 지켜봤다는 거는 상당히 배려받은 거라고 할 수 있어요.

◇ 김현정> 심지어 의자를 빼주는 것도 제가 기억이 나는데.

◆ 탁현민> 그거야 저는 해프닝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행동 그걸 의식하거나 프로토콜로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친밀감으로 했다고 생각하지.

◇ 김현정> 그러니까요.

◆ 탁현민> 그 장면보다도 그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이 왔다는 게 저는 더 놀라웠거든요. 왜냐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안 왔었으니까.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은 배웅을 지금 하러 안 나온 거야 이걸로 이제 홀대 논란도.

◆ 탁현민> 그거는 그런 일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매번 그런 건 아니지만 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서 회의장 앞에서 인사하는 경우도 많고 또 복도쯤에서 서로 바이바이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니까 그게 뭐 대단히 놀라운 장면이 아니고.

◇ 김현정> 물론 마지막까지 나와서 배웅을 해주면 더 좋겠지만 안 했다고 해서 홀대까지는 아니다?

◆ 탁현민> 그건 홀대는 아니죠. 그 안에서 이미 인사를 했고 의자 빼줬잖아요. 그리고 또 한 장면은 저걸 보면서 느꼈던 거는 그냥 트럼프 대통령이 펜 나 달라는 얘기였잖아요.

◇ 김현정> 그렇지, 들고 갈 거예요? 이게.

◆ 탁현민>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이 또 거기서 순발력 있게 가져가라고 준비한 건 아니지만 선물처럼 주신 것도 그런데 약간 장난기 있게 얘기하면,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면 꼭 이것만 따서 쓴단 말이야.

◇ 김현정> 또 무슨 얘기하시려고 그러는데요.

◆ 탁현민> 아니, 그냥 혼자 생각에 멋있는 장면인데 이재명 대통령이 '못 드립니다. APEC에 와서 받아가십시오.' 하셨으면 좀 더 많이 회자되지 않았을까.

◇ 김현정> 이거는 연출가의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 탁현민> 그냥 제 머릿속에 나온 상상입니다. 그러니까 제발 이걸 따서 탁현민 이재명 대통령의 말에 토를 달았다든지 이렇게 좀 얘기하지 말아주세요. 내가 지난번에 여기 나와서

◇ 김현정> 김흥국 씨.

◆ 탁현민> 김흥국 씨의 임을 위한 행진곡 농담이라고 했잖아, 그거를 진담처럼 다 받아쓰더라고.

◇ 김현정> 기사들이 엄청 나왔죠. 이거는 근데 아니에요. 이거는 굉장히 좋았는데.

◆ 탁현민> 그냥 내 머릿속에 그 장면이 떠올랐다고요. 그러면 우리가 대통령의 APEC에 신경 쓰는 것도 더 부각되고 트럼프 대통령 한 번 더 초대한 셈이 되는 거고.

◇ 김현정> 이거는 정말 재기발랄한 연출가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네요. 하지만 거기까지 갔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분위기 참 좋았어요.

◆ 탁현민> 좋았어요.

◇ 김현정> 참 좋았고 굉장한 화제가 됐던 그 펜, 그러니까 대통령의 전용 펜을 만들자는 그 아이디어를 처음 냈던 탁현민.

◆ 탁현민> 처음이 아니에요. 여러 사람이 냈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 탁현민> 문재인 정부가 만들었고. 왜냐하면 지금 의전 비서관으로 있는 권혁기 의전 비서관도 문재인 정부 때 춘추관장을 하셨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걸 다 알고 있었을 거라고요. 그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고 제가 고맙고 감사한 점은 전 정부, 문재인 정부의 공과 과 윤석열 정부의 과와 과 이런 것들을 다 안고 가야 되는 거잖아요, 다음 정부는. 그게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 김현정> 그래요. 펜 이야기해 주셨고 또 저 자리에 트럼프가 들어오는 장면 굉장히 눈에 띄었다고 말씀하셨고 배웅에 대한 지금 논란에 대해서도 정리를 해 주셨는데 그럼 이야기 나온 김에 워낙 의전을 잘 아시니까 숙소가 블레어하우스가 아니었다는 그 논란, 거기가 수리 중이었다고 이제 정리는 됐습니다만 실제로 숙소 문제들은 어때요?

◆ 탁현민> 이거 제가 말씀 나온 김에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었는데 일단은 문재인 대통령도 블레어하우스를 안 쓴 적이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 탁현민> 왜냐하면 블레어하우스는 발표됐던 대로 되게 오래된 집이에요. 그래서 수리가 되게 많아요.

◇ 김현정> 수리할 곳이?


◆ 탁현민> 예, 그러니까 1년 내내 어떻게 보면 수리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거기를 쓸 수 있는 경우가 그다지 흔치 않고 그러면 모든 정상들이 다 블랙하우스로 쓴다는 건 아니에요. 그다음에 두 번째 블레어하우스는 옛 유산이에요, 그러니까 미국에. 그러니까 해외 정상들이 도착하면 예전에는 숙소를 제공하는 게 되게 아름다운 미풍양속이었을 거 아니에요.

◇ 김현정> 그렇죠, 손님한테.

◆ 탁현민> 그러니까 미풍이라니까, 갑자기 미국 풍이 생각이 나서. 근데 예전에는 수행원의 규모도 작았고 외교라는 게 그렇게 빈번하지 않았으니까 그런 관습적으로 그렇게 해왔는데 요즘은 우리나라만 해도 해외 순방 가면 수행원이 100명 단위가 막 넘어간단 말이에요.

◇ 김현정> 맞아요.

◆ 탁현민> 블레어하우스에서 주무실 수 있는 수행원의 숫자는 10명 남짓이에요.

◇ 김현정> 그렇게 작아요?

◆ 탁현민> 예, 그래서 보통 공식 수행원만 블레어하우스를 쓰고 나머지 수행원들과 실무 수행원들은 전부 호텔에서 자요.

◇ 김현정> 그렇군요.

◆ 탁현민> 그러니까 사실 어떻게 보면 좀 불편한 경우도 있어요. 공식 수행원은 대통령을 포함하면 공식 수행원과 뭔가 긴밀히 논의를 해야 되는데 왔다 갔다 왔다 갔다 해야 되고 출입 절차도 까다롭고 그래서 종종 아예 그냥 다 호텔에 있는 경우도 많아요.

◇ 김현정> 그럼 문재인 전 대통령도 블레어하우스를 쓴 적도 있고.

◆ 탁현민> 안 쓴 적도 있죠.

◇ 김현정> 호텔로 간 적도 있고.

◆ 탁현민> 그러니까 국빈 방문이나 이런 상징적인 행위라면 블레어하우스를 쓰는 게 좀 더 보기 좋을 수 있어도 공식 실무 방문에서 블레어하우스를 쓰지 않았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수리 중이기도 했지만, 그거는 하등 욕먹을 일이 아니죠.

◇ 김현정> 그래서 그 숙소 얘기가 좀 궁금했고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특이한 사람이잖아요. 교수들이 보는 트럼프 정치인이 보는 트럼프 저는 이런 질문들은 굉장히 많이 했는데 의전 비서관 입장에서 어떤 의전적인 측면에서 보는 트럼프라는 인물은 어떤가? 이 질문드리고 싶어요.

◆ 탁현민> 저는 상당히 고마운 대통령이죠, 저에게는.

◇ 김현정> 왜요?

◆ 탁현민> 왜냐하면 제가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칭찬을 받았던 게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그 의장대 그러니까 공식 환영식을 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 너무나 아름답고 정말 그 판타스틱한 환영 행사였다고 얘기해 주는 바람에 주가가 많이 올라갔죠. 근데 생각해 보면 그것도 노무현 정부와 그 이전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것들을 많이 가져다 썼어요, 제가.

◇ 김현정> 행사를?

◆ 탁현민> 예, 행사와 형식과 그걸 좀 더 업그레이드 하긴 했지만. 그래서 제가 이제 펜을 보고 되게 흐뭇했다는 게 그런 맥락에서 드리는 말씀이고.

◇ 김현정> 우리나라 왔을 때 말고 이번에 이제 어떤 의전이나 이런 것들 행사장이나 이런 걸 보면서 행동이나 이런 걸 보면서는 어떻게 느끼셨어요?

◆ 탁현민> 확실히 이 전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하고 가장 큰 차이가 있죠. 바이든 대통령은 뭔가 되게 포멀하고 공식적이고 기존에 해왔던 관례를 지키려고 하고 그런 모습들이 많이 보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의 형식을 만들어 가는 거잖아요. 이를테면 오벌 오피스에서 정상끼리 앉고 수행원들 앉혀놓고 기자들 다 들어오게 해서 사실은 기자회견이 필요 없을 정도로 거기서 많은 질문들과 대답들이 나오게 만들어 버리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 탁현민> 그런 거는 메이드인 트럼프죠. 다른 정상들은 그렇게 못 했고, 안 했고.

◇ 김현정> 진짜 무슨 정상회담을 하다 갑자기 거기 서 있던.

◆ 탁현민> 싸우기도 하고 별걸 다 하잖아요.

◇ 김현정> 그런 것도 있었잖아요. 남아공 대통령 왔을 때는 갑자기 TV를 틀어서 저 영상 같이 보자. 이러면서 거기서 막 지적질을 하고 이런 것도 굉장히 특이하거든요.

◆ 탁현민> 그렇죠. 굉장히 특이하고 당하는 쪽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할 수도 있고 그걸 쳐다보는 수행원들은 정말 피가 바짝바짝 말랐겠죠.

◇ 김현정> 재밌네요. 한 5분 정도 시간 되세요?

◆ 탁현민> 5분 정도 돼요.

◇ 김현정> 그럼 본 방송 여기서 인사드리고 유튜브 댓꿀쇼로 5분만 더, 라디오 청취자들과 인사 나누고요. 유튜브로 함께하겠습니다. 무슨 얘기하다가 왔냐면 제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인물에 대한 평을 정치외교학과 교수님하고도 많이 했고 정치인들하고도 많이 했고 다양한 사람들과 했는데 정치, 경제 이런 거 다 빼고 의전 비서관이 보는 트럼프라는 인물 어떤 쇼맨십이라든지 이 사람의 행동, 어떤 행사장, 행사를 꾸려가는 어떤 과정 이런 거를 의전 비서관이 보실 때는 어떤가, 어떤 인물인가.

◆ 탁현민> 의전 비서관으로서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의전관을 하라면 그거는 상당히 극한 직업일 거라고 생각이 들죠.

◇ 김현정> 왜요?

◆ 탁현민> 일단은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관례를 다 깬다.

◆ 탁현민> 그러니까 관례 자체를 깨는 것뿐만 아니라 합의에 의해서 정해놓은 것도 그때그때의 자기의 판단 그다음에 분위기에 따라서 다른 행동과 다른 말씀과 이런 것들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인 거죠. 이를테면 그 펜, 그 자리에서도 이거 참 멋진 펜이네. 정도 아마 했을 거예요, 만약에 일반적인 대통령이라면.

◇ 김현정> 다른 정상이라면.

◆ 탁현민> 그렇죠. 근데 이 펜 멋있는데? 너 이거 가지고 갈 거니라고 얘기하는 건 전혀 다른 거죠.

◇ 김현정> 거기서 하나 더 나아가자면 그 펜 너무 멋있네요. 저 주실래요가 아니라 Do you wanna take it with you? 너 그거 가져갈 거야라고 물었어. 이게 얼마나, 재미 웃음이 탁 터졌잖아요. 재치있어, 사람이.

◆ 탁현민> 아침 영어 시간인가요? Can you speak english?

◇ 김현정> I'm fine thank you, and you?

◆ 탁현민> 그래서 그런 모습들을 보이는 게 상당히 쇼맨십이 있다. 이런 거는 많은 분들이 평가를 하지만 그리고 관례를 깬다. 이런 것도 많은 분들이 평가하지만 저는 거기에서 좀 더 그러니까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게 본인이 매뉴얼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죠. 그래서 성공할 수도 있고 그래서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은 고위 관료나 정상들은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쪽으로 생각을 한다단 말이에요.

◇ 김현정> 맞아요.

◆ 탁현민> 이분은 전혀 생각의 작동 범위가 다른 거죠. 성공할 수 있는데 왜 안 해?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건 이 인물이 TV 쇼 진행자, 또 아주 유명한 TV 쇼 진행자, 생방송으로 엄청난 쇼들을 진행했던 그 쇼호스트, 진행자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하겠죠?

◆ 탁현민> 그런 데서 훈련받은 것도 있죠. 아마 본인도 거기서 얻었던 자신감이 발로이기도 하고. 또 하나는 이건 주지의 사실인데 미국 대통령이잖아요.

◇ 김현정> 갑 중의 갑, 슈퍼 갑.

◆ 탁현민> 그거 그 자리가 주는 것도 있긴 있겠죠.

◇ 김현정> 그렇긴 하네요.

◆ 탁현민> 그래서 그분의 장점을 우리는 잘 활용해서 그리고 또 장점을 잘 추켜세워 주면서 이번 회담이 잘 마무리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 김현정> 의전 비서관이 보는 트럼프, 그런 의전적인 면에서도 트럼프는 뉴노멀이다.

◆ 탁현민> 그렇죠.

◇ 김현정> 이 사람은 뉴노멀이다. 앉는 거 있잖아요. 정상들이 의자에 앉는 거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앉더라고, 이렇게. 다리 사이에다가 손 이렇게 하면서 다른 정상들은, 우리 이재명 대통령도 그랬지만 이렇게 당연히 이렇게 앉잖아요. 굉장히 정중하게. 근데 트럼프는 이렇게 항상 이러고 앉아요.

◆ 탁현민> 사실은 그 의자 저도 앉아본 의자지만 오벌 오피스 안에 있는 의자들, 그게 되게 높아요, 생각보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미국인 채용에 맞춰져 있어서 높고 그렇게 불편해. 그러니까 만약에 진짜 우리가 보통 의자에 앉듯이 이렇게 뒤를 딱 하면 되게 건방지거나 거만해 보이고 그래서 보면 항상 의자 끝부분에 이렇게 걸터 앉게 돼요.

◇ 김현정> 다 그렇게 앉더라고요. 정상들이 다 오면.

◆ 탁현민> 그리고 체구나 이런 것들을 봤을 때도 사실은 동양인 체구에 뒤에 깊숙이 앉기가 좀 어려운 의자예요. 왜 미국 사람들 집에 있는 의자 있잖아요. 약간 높고.

◇ 김현정> 높고 크고.

◆ 탁현민> 그다음에 쿠션감이 많진 않은데 약간 딱딱한 편인데 겉으로 보기엔 되게 그 블링블링할 것 같고 그런 의자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주도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실제로 우리가 말을 적극적으로 할 때 몸이 좀 앞으로 나온 것처럼 자연스러운 행동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본인도 약간 이렇게 앞으로 몸을 내밀고 손이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운데로 모이게 되겠죠.

◇ 김현정> 적극적인 느낌으로 받으셨어요? 저는 조금 좀 이렇게 하고 좀 허리도 좀 세우고 이렇게 정중하게 좀 있지 왜 이렇게 좀 건들거려? 약간 이런 느낌도 살짝 받았고.

◆ 탁현민> 그럴 수도 있죠.

◇ 김현정> 왜냐하면 우리 정상이 바르게 앉아 있는 모습하고는 좀 대조적이어서.

◆ 탁현민> 그러니까 이재명 대통령은 의자 끝부분에 약간 걸쳐 앉은 듯한 거잖아요. 사실 우리한테 익숙한 형태의 의자는 아니에요, 저런 게.

◇ 김현정> 그렇구나. 저는 그것도 좀 궁금했어요. 근데 트럼프의 저 자세는 근데 또 미국인, 미국 스타일은 우리 동방예의지국, 우리하고는 또 좀 다른 게 있으니까 어깨 올리면서 악수한다든지 문재인 대통령 때도 그랬어요? 어깨 올리는 거.

◆ 탁현민> 스타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저도 생각나는 게 있는데 이를테면 미국의 국무부의 의전장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복장이 되게 자유로워요. 이번에 보니까 깔끔한 원피스 같은 걸 입고 나오셨던데 실제로 방문을 하다 보면 그냥 청바지를 입고 나올 때도 있고 자켓을 입고 나올 때도 있고.

◇ 김현정> 실무진들 만나고 이럴 때?

◆ 탁현민> 실무진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방문했을 때도.

◇ 김현정> 공식 방문하실 때도? 상대 대통령 오는 데?

◆ 탁현민> 예, 뭔가 이렇게 우리처럼 완전히 옷에 신경을 많이 쓰고 깔끔한 정장이나 슈트나 투피스 차림이 아니라.

◇ 김현정> 청바지, 티셔츠였어요?

◆ 탁현민> 예, 너무 그냥 일하는 패션 아니야라고 싶을 정도로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그래서 이게 아메리칸 스타일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김현정> 사실 그 부분은 좀 생각하면서 우리가 보기는 해요. 그런 문화 차이는 생각하면서 봐야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악수할 때 트럼프는 막 그 정상들 확 이렇게 막 탁 치기도 하고 우리는 얻다 대고 막 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건 어메리칸 스타일에서는 친밀감의 표현이고 거기는 존댓말도 없잖아요, 사실은.

◆ 탁현민> 맞아요.

◇ 김현정> 그런 문화의 차이에 대해서는 고려를 좀 해야 될 것 같긴 해요.

◆ 탁현민> 문화적인 차이라 하니까 생각나는데 공항에 방문했을 때 코인을 주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 탁현민> 미국은 이렇게 코인 주는 문화가 있잖아요. 어떤 기지라든지 어떤 특별한 장소라든지 근데 그게 그냥 이렇게 코인 이렇게 주는 게 아니라 꼭 악수를 하고 손바닥에서 손바닥으로 전달해 주거든요. 그게 자기들의 일종의 그것도 프로토콜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누가 이렇게 코인을 주면 예. 이렇게 받는데 거기는 진짜 뭔가 이렇게 대등하게 근데 여기 숨긴 것처럼 몰래 주는 것처럼 이렇게 준단 말이에요. 그런 것도 이제 좀 문화적 차이라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 탁현민> 갈까요?

◇ 김현정> 잠깐만, 조금만 2분만. 연출가이자 의전 비서관 탁현민 비서관이 본 트럼프란 의전적인 면에서의 트럼프는 그러니까 쇼맨십에 능통하고 뉴노멀적인 인물이다. 이런 평가. 아까 가장 기억에 남는 거는 펜 이야기하셨고 그다음에 블레어하우스 우리 얘기했고. 또 기억에 남는 장면은?

◆ 탁현민> 국립묘지. 저는 그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이거는 전에 일했던 사람이니까 인상적인 걸 수도 있는데 국립묘지 방문을 하셨더라고요. 마지막 날인가, 아마.

◇ 김현정> 맞습니다. 돌아오기 전에.

◆ 탁현민> 떠나오시기 전날에. 근데 이것도 참 배우고 싶은 거라 저희도 한번 시도를 해봤던 건데 잘 안 됐어요. 뭐냐 하면 미국은 국립묘지에 방문하는 정상들에게 선물을 받아요.


◇ 김현정> 미국이 받아요?

◆ 탁현민> 그렇죠. 저는 되게 좋은 형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왜냐하면 미국을 방문하는 대다수의 정상들은 미국의 국립묘지를 한 번씩 간단 말이에요. 그럼 각각의 정상들이 선물한 것들이 점점 쌓여갈 거 아니에요?

◇ 김현정> 그렇겠네요.

◆ 탁현민> 그럼 그거 자체로 하나의 전시관이 되고 히스토리가 되는 거예요. 미국이 그런 걸 너무 잘하잖아요.

◇ 김현정> 가져오라고 요청을 해요?

◆ 탁현민> 예, 요청해요, 공식적으로. 안 가져갈 정상이 어디 있어요? 그러면 안 가져갈 정상이 어디 있어요? 다 가져가죠. 그래서 저희도 사실은 제가 그걸 보고 똑같이 우리나라 국립묘지에 방문하는 해외 정상들한테 그걸 요청하자고 했는데 한 번인가 하고 없어져 버렸어요. 그다음에 윤석열 정부가 들어오면서 없애버린 것 같은데 어쨌든 문재인 정부 때도 그래서 저희가 선물을 하나 준비해서 갔고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간다고 해서 어떻게 하나 봤더니 역시 또 선물을 하나 준비해서 가셨더라고요. 근데 참 저는 아름답게 느껴진 게 미국 국립묘지에서 그렇게 배려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했던 선물 바로 옆에 이재명 대통령이 선물을 놓더라고요. 그래서 물론 그건 저만 알 수 있는 거죠. 우리는 그때 국군 유해 발굴단이 발굴했던 미군 유품들로 오벨리스크를 만들었고 이번에는 아마 그 평화의 사도 메달이라고 참전하신 분들에게 주는 메달을 아마 가져가신 것 같은데.

이재명 대통령 방미 당시 알링턴 국립묘지에 기증한 기념 메달이재명 대통령 방미 당시 알링턴 국립묘지에 기증한 기념 메달
◇ 김현정> 맞아요. 저기 지금 사진으로.

◆ 탁현민> 그래서 그 두 개가 같은 자리에 놓인 걸 보고 아까 펜 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전 정부의 유산, 사소한 유산이라도 그다음 정부에서 이어간다는 게 너무 아름답구나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됐죠.

◇ 김현정> 윤석열 전 대통령 때도 아마 가지고 간 게 있을 텐데 그건 없었어요?

◆ 탁현민> 저는 그거는 관심이 없었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뭘 가져갔는지도 모르겠고.

◇ 김현정> 가지고 갔을 것 같은데 관심이 없으셨던 건.

◆ 탁현민> 가지고는 갔겠죠.

◇ 김현정> 관심이 없으셨던 것 같아요.

◆ 탁현민> 가져는 갔겠죠.

◇ 김현정> 근데 그거 괜찮네요. 우리도 우리 국립묘지 오는 사람, 오는 정상들에게 사소한 거더라도.

◆ 탁현민> 그럼요.

◇ 김현정> 해서 하나 공간을 만들어 놓으면 진짜 우리의 유산이 되네, 그게 쌓이고 쌓이면. 좋은 아이디어인데요.

◆ 탁현민> 그러니까 이 히스토리와 서사라는 건 쌓일수록 값져가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럼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증한 기념패 출처 연합뉴스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증한 기념패 출처 연합뉴스
◆ 탁현민> 마지막으로 하나만 기억나는 게 우리가 남북 정상회담하고 그다음에 영상 메시지를 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그 영상 메시지를 할 때 뭔가 이렇게 다른 어떤 포인트를 줄 게 없나 고민하다가 생각해낸 게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할 때 맸던 넥타이를 제가 구해서 대통령이 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런 것들은 그 넥타이의 역사가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재명 정부 지금처럼 전 정부의 어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참 아이디어 좋은 분이에요. 딱 비서관은, 저도 PD니까 이렇게 아이디어 좋은 PD를 보면 연출가를 보면 참 부럽더라고요. 아이디어 참 좋은 분이에요. 그래서 이번 에이팩 혹시 하세요? 에이팩 혹시 이번 행사에도.

◆ 탁현민> 전혀 관여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아니시구나, 요청 온 것도 없고요?

◆ 탁현민> 그거는 지금 이전 정부에서 임명하신 분들도 있고 또 새 정부가 준비하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그사이를 제가 들어가는 것도 적절치 않고 또 새 일이니까 새로운 분들이 하는 게 맞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여기까지.

◆ 탁현민> 궁금쟁이.

◇ 김현정> 궁금쟁이 김현정과 전 의전 비서관 탁현민 비서관과 같이 한 오늘 김현정의 뉴스쇼 화제 인터뷰, 여기까지 마치고요.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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