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최강욱 교육연수원장이 조국혁신당 성추행 사건에 대해 '2차 가해'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최 원장의 과거 "짤짤이", "암컷이 설쳐" 등 성희롱·여성혐오 발언도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최강욱, 성추행 문제 제기한 이들 향해 "개돼지"
조국혁신당 강미정 대변인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성비위 의혹과 관련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4일 취재를 종합하면, 최 원장은 지난달 31일 대전 중구 문화원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대전세종 정치아카데미 강연 중 조국혁신당 성추행 논란에 대해 문제 제기한 사람들을 "개돼지"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금 조국혁신당에서 세종시당이 어떻든 성 비위가 어떻든 그걸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아는 분이 몇 분이나 될까요"라며 "당사자 아니면 모르는 거 아니냐. 남 얘기 다 주워듣고서 지금 떠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단 정확하게 안 다음에 내가 판단하고 싸우는 건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그럴 것 같아서 싸우는 건지부터 명확히 하셨으면 좋겠다"며 "그다음에 무슨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냥 내가 보기에 나는 '누구누구누구가 좋은데 저 얘기 하니까 저 말이 맞는 거 같아' 이건 아니다"라며 "그건 개돼지의 생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가해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피해자를 옹호한 사람들을 겨냥해 '사안에 잘 알지 못하면서 관여하는 것' 아니냐며 '개돼지'에 빗댄 셈이다.
최 원장은 또 "이해가 안 간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한 발짝 떨어져 보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죽고 살 일인가"라며 "잘 모르겠다. 왜 그런 짓을 왜 했다는 소리를 들어야 되고, 당하신 분은 어떻게 당하셨는지 진짜 정확히 몰라 드리는 말씀"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걸 가지고 그렇게까지 싸워야 될 문제인지에 대해서 내가 얼만큼 알고 치열하게 싸우는 지를 좀 먼저 생각해보시면 좋겠다"고도 했다.
"짤짤이" "암컷이 설쳐" "암놈"…끊이지 않는 설화
연합뉴스문제는 최 원장이 과거에도 성희롱, 여성 비하 등 부적절한 발언을 계속해 왔다는 점이다.
최 원장은 제21대 국회의원이던 지난 2022년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당내 의원들과 법안 논의를 위해 화상 회의에 참가했다가 김남국 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자 "숨어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얼굴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이 카메라 켜는 것을 거부하자 최 의원은 "XX이 하느라 그러는 것 아니냐"며 성적 행위를 연상시키는 비속어를 언급했다. 이 회의에는 여성 보좌진들도 참가했는데, 최 의원 발언에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논란이 커지자 최강욱 의원실은 "발언의 전후 맥락을 떠나 오해를 일으켜 불쾌감을 느끼게 해 드린 점에 대해서는 참석자 여러분께 유감의 말씀드린다"면서도 "숨어서 짤짤이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민주당 윤리심판원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최 원장이 재심을 청구했고 윤리심판원에서 오랫동안 결론을 내리지 않고 뭉개왔다.
이후 김남국 의원의 이른바 '코인 사태'가 터지면서 당시 발언의 의미가 '코인 거래'를 지칭한 것 아닌가 하는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최 원장은 다음 해인 2023년 2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을 코끼리에 빗대 "지금 코끼리가 하는 일은 자기가 어떻게 되든 암컷 보호에만 열중인 것"이라며 "여기에 현명한 국민들의 댓글이 있었다. '한마리도 부담스러운데 암놈까지 데리고 들어가는 바람에'"라고도 발언하면서 '여성 비하'란 지적이 제기됐다.
그런데도 최 원장은 같은 해 11월 전남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의 북 콘서트에서 "동물농장에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고 발언해 또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결국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직권으로 '당원 자격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렸다.
최강욱 "2차 가해 지적 받아들여…당 판단 기다리겠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교육연수원장 페이스북 게시글 캡처최 원장은 조국혁신당 성비위 사건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에 대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를 대상으로 2차 가해를 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부적절하고 과한 표현으로 당사자분들의 마음에 부담과 상처를 드린 점 사과의 말씀드린다"며 "단 맹세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사안을 무시하거나, 당사자를 폄하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혁신당과 당원 분들의 전체적인 입장을 감안하여 큰 틀에서 당의 단합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밝힌 의견이라는 점은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며 "주어나 목적어가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한 맥락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당의 지도부와 윤리감찰단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솔직하게 진심을 전한다며 보이는 제 언행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신중하게 성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피해자 중 한 명인 조국혁신당 강미정 대변인이 탈당을 했고, 이 과정에서 최 원장의 2차 가해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윤리감찰단에 긴급 진상 조사를 지시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