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경선후보인 안철수(도착순서) 의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나경원 의원, 양향자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손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주요 대선주자 대부분이 출마선언문에서부터 '반(反) 이재명'을 수차례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정책보다는 정치 구호에만 매몰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6일 서류심사를 통해 확정한 1차 경선 진출자는 김문수·나경원·안철수·양향자·유정복·이철우·한동훈·홍준표 등 8명이다. 대통령 선거 출마를 알리는 첫 공식 데뷔라고 할 수 있는 출마선언문에서 이들은 이재명 예비후보에 대한 대립각을 세우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8명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의 출마선언문을 분석해보니, 후보별 '이재명' 언급 횟수는 △한동훈 8회 △홍준표 7회 △나경원·이철우 6회 △안철수 4회 △김문수 3회 △유정복 2회 △양향자 0회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경선후보인 한동훈 전 대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재명 예비후보의 이름을 가장 많이 언급한 인물은 한 예비후보(8회)였다. 뒤이어 홍 예비후보는 7회 언급했다. 이들은 각각 "국민의 선고로 이재명 민주당을 이기겠다", "홍준표 정권이냐, 이재명 정권이냐"는 식의 양자대결 구도를 강조했다.
나 예비후보도 6차례에 걸쳐 이재명 예비후보를 겨냥해 "거대한 악", "위험한 이재명" 등으로 규정하며 "간첩 지령을 따른 세력이 민주당"이라는 주장까지 펼쳤다.
안 예비후보도 "이재명을 잘 아는 유일한 후보"라며 민주당과의 경쟁력을 부각했고, 김 예비후보는 "좌파와 늘 싸워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예비후보만 유일하게 출마선언문에서 이재명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재명 예비후보의 측근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주자들이 자신의 비전과 가치, 대한민국의 국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인지 국민에게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유일한 전략은 반이재명"이라고 비판했다.
출마선언문을 통해 봤을 때 후보들 간 정책 관련 차별화된 메시지는 희미했다. 대부분 '개헌', 'AI(인공지능) 산업 육성', '서민·중산층 민생' 등 공통된 키워드가 등장했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1차 경선 토론 미디어데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렸다. 경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개헌과 관련해서는 양 예비후보를 제외한 7명이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대통령 4년 중임제 △양원제 △분권형 권력구조 개편 등을 의제로 제시했다. 후보별 '개헌' 언급 횟수는 △유정복 15회 △홍준표 8회 △한동훈 4회 △김문수 2회 △나경원·안철수·이철우 각 1회 △양향자 0회였다.
현역 의원인 나 예비후보는 유일하게 '의회 해산권'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제왕적 의회의 폭주를 견제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일정 조건 하의 의회 해산권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AI 분야는 유 예비후보를 제외한 7명이 경쟁적으로 강조했다. 'AI(인공지능)' 언급 횟수는 △안철수 7회 △한동훈 6회 △나경원·양향자 각 5회 △김문수 4회 △이철우 3회 △홍준표 2회 △유정복 0회로 나타났다.
특히 안 예비후보는 "AI 인재 100만 양성", 양 예비후보는 "삼성급 100조 기업 5개 육성", 이 예비후보는 "AI·로봇·배터리 등 6대 전략기술에 500조 투자"를 각각 제시했다.
'서민'을 직접 언급한 후보도 다수다. '서민' 언급 횟수는 △김문수 3회 △나경원·한동훈·홍준표 각 2회 △양향자 각 1회 △안철수·이철우·유정복 0회였다.
김 예비후보는 무한돌봄과 실업급여 확대, 나 예비후보는 소상공인 채무 조정과 탕감을, 한 예비후보는 중산층 70% 시대를 각각 약속했다. 홍 예비후보 역시 서민에게 기회를 주는 경제 대전환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