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산불 나흘째, 피해 규모 뉴욕 맨해튼 2.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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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조원 손실 추정
사망자 최소 10명, 15만여명 대피 중
약탈 횡행에 대피구역 야간 통행금지령

LA 산불. 연합뉴스LA 산불. 연합뉴스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 다발한 산불이 나흘째 확산하면서 뉴욕 맨해튼의 2.5배 규모를 태우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당국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주요 화재의 진압이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며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대란의 와중에 추가로 방화를 시도하던 남성이 체포되는 한편, 대피 대상 구역에서 도둑질까지 횡행하자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와 LA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LA 카운티 내 5건의 산불이 지속되고 있다. 서부 해변의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면적이 2만438에이커(82.7㎢)로, 24시간 전보다 13㎢가량 더 커졌다.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 인근인 동부 내륙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의 피해 지역도 1만3천690에이커(55.4㎢)로, 하루 전보다 12㎢가량 더 늘었다. LA 북부 샌퍼넌도 밸리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과 LA 북단 매직마운튼 인근에서 발생한 '리디아 산불'은 각각 3.1㎢, 1.6㎢의 피해를 내며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할리우드 인근에서 발생했던 '선셋 산불'은 전날 완전히 진화됐지만, 전날 오후 3시 34분께 북부 벤투라 카운티와 인접한 지역에서 추가로 산불(케네스 산불)이 발생하면서 하루도 채 되지 않아 1천에이커(4㎢)를 태웠다.

현재 진행 중인 5건의 산불 피해 면적을 모두 합하면 약 148㎢로, 서울시 면적(약 605㎢)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 CNN 방송은 이런 피해 규모가 플로리다주의 대도시 마이애미와 같은 크기이고, 뉴욕 맨해튼(59㎢)의 2.5배,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 면적보다 크다고 비교했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0명이다. 당국은 앞으로 수색이 진행됨에 따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또 이날 브리핑에서 최소 1만채의 건물이 이번 화재로 파손됐으며, 앞으로 수백 채가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할리우드 스타들과 재력가들이 많이 사는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는 산불로 최소 5300채 이상이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금융사 웰스파고는 이번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총 600억달러(약 88조4160억원)를 훨씬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금융사 JP모건은 이번 화재 관련 보험 손실액만 200억달러(약 29조472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화재가 계속 잇따르고 확산하면서 LA 카운티 내에서 현재 대피령 아래에 놓인 주민은 총 15만3천명이고, 위협을 받는 건물도 5만7830채에 달한다고 LA 카운티 보안관은 전했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LA 카운티 내 8만7394가구(상업시설 포함)에 전기 공급이 끊겨 있다. 대피 인구는 전날(약 18만명)보다 3만명가량 줄었고, 정전 가구 역시 전날(약 21만가구)보다는 줄었다.

수많은 주민이 화재를 피해 대피하면서 빈집이나 상점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는 등의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약탈 혐의로 최소 20명이 체포됐다.

LA 경찰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화재로 영향을 받은 지역의 법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관 210명이 현장에 배치됐으며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LA 카운티 로버트 루나 보안관은 이날부터 모든 강제 대피 구역에 야간(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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