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가 낸 방위비로 美은행 배불렸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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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제기된 문제 이제서야 확인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미국 은행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통해 이자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 23일 공식 확인됐다. 정부가 그동안 관련 문제제기가 잇따랐음에도 "이자 수익은 없다"고 거듭 확언해왔던 만큼 국회 비준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이 예치된 커뮤니티뱅크(CB)가 이 돈으로 이자 수익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미 정부로부터 확인 받았다고 밝혔다. CB가 모회사 격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분담금을 재예치함으로써 수익을 발생시켰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미 정부에 준 돈이 미국 기업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것이 공식 확인된 셈이다.

관련 문제는 시민단체나 야권에서 계속 지적돼 왔던 것이다. 앞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은 국가배상 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사실조회를 통해 2006년에 약 204억원, 2007년에 약 360억원의 이자발생 내역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분담금이 CB의 무이자계좌에 예치돼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취해왔다. 국방부는 2007년부터 4차례에 걸쳐 미측으로부터 이자수익이 없음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세청도 지난 2008년 CB가 미국의 준 국가기관(the banking facility of the U.S. Department of Defense)이라는 이유로 한미 조세협약에 따라 과세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외교부는 수익을 본 쪽이 미국 정부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그동안 정부가 관련 문제를 소극적으로 대처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CB가 통상적인 은행영업활동에 따라 수익을 발생시켰으나, 이는 미국 정부와는 관계가 없고 동 수익의 일부라도 주한미군이나 미 국방부에 이전된 바 없다는 것을 공식 확인했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2008년에는 CB를 준 국가기관이라며 해당 이익을 비과세로 취급하더니 이제는 주한미군이나 미 국방부가 이득을 본 건 아니라는 논리를 피고 있는 것이다. CB는 BoA 군사금융부문이 미 국방부와의 계약에 따라 주한미군 금융업무를 대행하는 주한미군 영내은행이다. 민간인이 이용하는 상업은행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 국방부가 이익을 보지 않았다는 미측과 우리 정부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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