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2월 23일 (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승훈(오마이뉴스 기자)
◇ 정관용> 오늘의 핫 이슈, 철도노조 파업 관련 소식 살펴봅니다. 오마이 뉴스 이승훈 기자, 안녕하세요?
◆ 이승훈> 안녕하세요.
◇ 정관용>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강제로 진입한 것을 두고 위법 논란이 벌어지고 있죠.
◆ 이승훈>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 건물에 들어간 경찰은 체포영장만 가지고 있었는데요. 결국 건물 안에서 노조 지도부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체포 대상자가 없는 상황에서 압수수색 영장 없이 민주노총 사무실에 진입한 건 불법 주거침입 및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서는 수색영장 없이도 타인의 주거지 등을 수색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맞서고 있는데요. 현재 명확한 판례가 없는 상황이라 법조계의 판단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다만 경찰의 체포 작전이 법에 따라 이뤄졌다 해도 그 과정에서 기물을 파손한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경찰이 노조 지도부가 건물 안에 있는 지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진입을 시도한 것에 대해서는 정보능력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박근혜 정부가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민주노총 건물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는데 어떤 의도로 풀이됩니까.
◆ 이승훈> 박근혜 정부로서도 노동계의 심장부인 민주노총 건물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또 어떤 반발을 불러올지 모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진압작전을 편 것은 사실상 노동계에 앞으로 타협은 없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동계와 정면충돌도 불사하면서 정권 초반 기세를 꺾겠다는 건데요. 강력한 법 집행을 통해 파업을 조기에 진압하면 좀 시끄럽긴 하겠지만 반발도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계산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예상은 빗나가고 있습니다. 경찰의 체포 작전이 헛발질로 끝나고 오히려 강경진압에 대한 책임론과 위법성 논란까지 일면서 역풍이 커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런 비판에 대해 청와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이승훈> 청와대 내부에는 여전히 철도노조 파업에 타협은 없다는 강경한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당장 어렵다는 이유로 원칙 없이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간다면 우리 경제사회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경찰의 무리한 체포 작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이는 청와대는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은 비정상의 정상화, 즉 공기업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의 반발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정현 홍보수석은 앞서 개혁 저항 세력과는 5년 내내 불통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청와대로서는 철도노조를 넘지 못하면 다른 공기업 개혁도 물건너간다는 인식이 강해 앞으로도 노동계와 정면충돌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노동계도 물러설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파업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 이승훈> 민주노총은 28일 총파업을 예고하는 한편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한국노총도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특히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까지 연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노동계는 철도노조의 파업이 정부의 의도대로 무너진다면 남은 임기동안 노동계에 대한 탄압이 더 거세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 등 노동계 흔들기가 계속 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이에 따라 이번 진압 사태로 파업이 오히려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정부가 대화와 협상보다는 파업 와해를 꾀하고 있는 게 확인되면서 철도노조는 대체 지도부를 꾸리는 등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대선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의 활동은 옥도경 사이버사 사령관의 작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죠?
◆ 이승훈> 사이버사 심리전단에서 일했던 김모 전 과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모 전 심리단장이 요원들에게 강압적으로 정치 글을 달도록 지시했고, 이에 응하지 않은 요원들에게는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고 폭로했습니다. 또 “정치 댓글은 옥도경 현 사령관과 이모 전 단장의 작품”이라는 주장도 내놨는데요.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9일 국방부 조사본부가 중간수사 발표에서 정치 댓글 지시는 전·현직 사이버사령관이 아니라 이 전 단장이 지시한 것이라고 밝힌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 정관용> 옥도경 사령관은 어떤 입장입니까.
◆ 이승훈> 옥 사령관은 국방부를 통해 김 전 과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심리전단이 정치 댓글을 다는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 전 과장은 현재 상관을 모욕한 혐의로 군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요. 김 전 과장은 이 전 단장이 정치 댓글 작업을 독려하자 “이렇게 하면 군이 욕먹는다”며 단장의 지시에 따르지 말 것을 부하요원들에게 지시하고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물러나야한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직위해제 된 상태입니다. 김 전 과장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국방부가 사건의 본질을 은폐하고 꼬리자르기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게 확인되는 셈이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20차 공판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실제로 올린 트위터 글 내용을 유형별로 분류해 법정에서 공개했는데 어떤 내용?
◆ 이승훈>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들은 야당 후보들의 개인 신상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서슴지 않고 유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재인 의원의 경우에는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트위터 글을 작성하거나 문 의원의 아들의 부정취업 의혹까지 유포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 악성 루머에 불과했던 30대 여성과의 불륜설 등 음해성 글을 올렸습니다. 반면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대통합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미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과거사 논란에 휩싸였을 때는 당시 박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등의 해명글을 올려 박 후보를 적극 옹호하는 활동을 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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