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으로 끌려가는 장성택. 사진=노동신문 제공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른 것으로 이해해 달라"
19일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고위인사의 망명설과 관련해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한 말이다.
장성택 처형 이후 쏟아지는 출처가 불분명한 기사들에 대해 정부는 '아는 바 없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은 정부가 '확실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정짓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고, 조 대변인은 "(망명 기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급기야 홍길동전의 한 대목을 읊어야 하는 대변인의 처지는 국정원이 장성택 실각설을 처음 공개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보름 가까이 이어져왔다.
한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 핵 기밀을 알고 있는 고위 인사가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합동심문을 받고 있다는 최근 보도에 대해 "공관에 무슨 지하 감옥 같은 게 있다고 상상들을 하나 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확인되지 않는 기사가 오죽 넘쳐나면 한 정부 당국자는 "언론에 나오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우리 정보당국의 첩보 수준은 세계 최고일 것"이라고 비꼬면서 "사실 정부로서도 '장성택 측근'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딱 집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고위층이 아닌 북한 인사, 정치적 망명이라기 보다는 탈북에 가까운 이유로 중국 내 한국공관에 있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중국 현지의 외교소식통은 "장성택 실각 훨씬 전에, 상해와 북경이 아닌 다른 지역에 북한 인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