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용수 밀양시장, 유족과 면담조차 거부…"유족 고통 외면"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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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관련 질문에 인터뷰도 일방적 취소…유족 "비겁하게 숨지말고 사과하라"

밀양시 삼문동 영남루 맞은편에 고 유한숙씨의 분향소가 설치돼 유족들이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밀양 송전탑을 반대하며 음독한 고 유한숙 씨의 죽음이 열흘을 넘긴 가운데 엄용수 밀양시장이 유 씨의 분향소를 불허한 데 이어, 유족들의 면담조차 거부하고 있다.

엄 시장과 밀양시가 사태확산을 막기에만 급급해 유족들과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고통과 절규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유 씨의 장남 등 유족들은 엄용수 밀양시장의 집무실을 찾아가 분향소 설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엄 시장과 잠깐 만났다.

하지만, 엄 시장은 "내가 말을 하면 파장이 너무 커진다. 나에게는 민원인의 말을 듣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황급히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유 씨의 장남은 "고 이치우 어르신의 분향소는 시청 앞에 설치됐는데 왜 지금은 안되는지를 묻고 싶었고, 밀양시가 왜 아버지의 죽음을 매도하는지 알고 싶고, 사과를 받고 싶었지만, 엄 시장에게 들은 것은 그게 다였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16일 다시 엄 시장을 만나기 위해 밀양시청을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시청 입구에서부터 수백여명의 경찰과 수십여명의 시청직원에 가로막혀 아예 청사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현재 밀양시청은 지난 8일부터 경찰 경비경력이 대거 투입돼 시청 출입구를 가로막고 원천봉쇄하고 있다.

유족들은 "시청직원들이 우리를 막아 나서며 '시장면담은 사전에 약속하고 와야한다. 시장은 바쁘신 분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했고, 전화로 면담을 신청했지만, 서로 자기 일이 아니라고 시간을 끌더니 결국 면담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송전탑 때문에 밀양시민이 죽었는데도 밀양시장은 듣지 않을 권리 운운하며 비겁하게 회피하려고만 하고 있다"며 엄 시장을 거세게 비난했다.

또, 엄 시장은 밀양 송전탑 사태와 관련된 질문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이미 예정됐던 언론 인터뷰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

엄 시장은 이달 초 경남CBS의 <시사포커스 경남="">과의 인터뷰 일정을 정해 놓고, 최근 인터뷰 질문지를 받고서는 돌연 "민감한 질문이 있어 인터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밀양 사태와 관련해 자치단체장으로서 자신의 입장과 견해를 떳떳하게 밝히면 될 것을, 민감한 질문이라는 핑계로 예정된 인터뷰까지 취소하는 것은 시장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뿐만 아니라, 밀양시는 현재 밀양시 삼문동 영남루 앞에 설치된 유씨의 분향소를 조만간 철거할 계획이다.

2차례 자진 철거를 요청한 데 이어 17일 오후 2시까지 반드시 철거하라는 내용의 행정 대집행 계고서를 보낸 밀양시는 기한이 넘었기 때문에 경찰과 상의해 곧 행정 대집행에 들어 가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분향소가 설치된 곳은 하천관리 구역이자 체육공원의 주요 통로로 하천 관리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공원 이용객에게 불편을 주는 등 공익을 해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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