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에 주문 전화…단속 비웃는 효도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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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저작권보호협회 단속반 이관희 차장

여러분, 혹시 효도 라디오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지금 여러분이 듣고 계신 이 보통의 라디오가 아니고요, USB랑 비슷하게 생긴 SD카드라는 것을 꽂아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 그러니까 라디오 겸용 오디오플레이어 이렇게 되는 거죠. 어르신이라면 이 라디오,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요즘 불티나게 팔린다는데, 문제는 그 SD카드 안에 담긴 노래들은 수천 곡이든 수만 곡이든 저작권료를 전혀 지불하지 않은 불법 다운로드 파일이라는 겁니다. 결국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까지 나섰다는데요, 이렇게 설명 드려서는 무슨 얘기인지 헷갈리시죠?실제로 현장 단속하는 분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저작권보호협회 단속반 이관희 차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차장님 안녕하세요.

◆ 이관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효도 라디오는 보통 라디오처럼 라디오 기능도 되고, SD카드라는 걸 거기다 꽂으면 마치 CD 꽂아 틀듯이 SD카드 속의 노래가 나오고...

◆ 이관희> 그렇습니다. MP3 파일이 들어 있습니다.

◇ 김현정> MP3 파일 형태로? 그럼 그 SD카드라는 건 따로 파나요?

◆ 이관희> 따로 팔지는 않고 끼워서 팔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SD카드 안에는 어떤 노래들이 몇 곡씩이나 들어 있습니까?

◆ 이관희> 2기가 정도 메모리라고 한다면 1,000곡이 들어있고요. 4기가에 2,200곡, 그다음에 8기가에 3,500곡 정도가 들어 있습니다.

◇ 김현정> 종류도 다양겠네요? 노래 종류도....

◆ 이관희> 노래는 거의 우리나라에서 제작됐던 트로트 노래는 다 들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장르도 다양합니다. 카바레 노래, 나이트 노래 이런 것들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 김현정> 심지어 동영상도 들어 있다면서요?

◆ 이관희> 지금 현재 동영상 플레이어가 나온 지가 3개월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8기가 속에는 동영상 파일이 들어있습니다. .

◇ 김현정> 뮤직비디오가 있나 보죠?

◆ 이관희> 예를 들어서 나훈아의...

◇ 김현정> 리사이틀 이런 거? 가격이 얼마나 될까요? SD라디오와 효도 라디오 한꺼번에 묶어서 파는 세트에....

◆ 이관희> 초창기에는 8만원에서 9만원에 판매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는 중국 상품들이 몰려 들어와서 2만 5000원에서 3만원 정도로 해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심지어는 3000곡까지 들을 수 있는데 2만 3000원이면 되는 거예요?

◆ 이관희>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불법이죠.

◇ 김현정> 언제부터 도대체 이 효도라디오라는 게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건가요?

◆ 이관희> 제가 초창기에 지인으로부터 정보를 듣고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자전거에다 매달면서 하이킹을 즐겼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판매한 자가 한강 다리 밑에서 노점으로 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해서 가봤어요. 가 봤는데 걸어가지는 못하고 한강고수부지에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가봤습니다. 그랬더니 거기에 좌판을 깔아놓고 그 라디오를 팔고 있었습니다, 메모리칩과 같이. 그래서 그것을 처음으로 단속하게 됐어요.

◇ 김현정> 이름도 효도라디오, 이렇게 붙어 있던가요?

◆ 이관희> 아니에요. 50년, 70년도 세대 이상의 아버지들이 무료할까 봐 자녀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선물을 하게 돼서 그게 아마 효도라디오라고 칭하게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휴대전화 중에서 편리한 것들을 효도폰이라고 하듯이. 부모님께 선물하는... 그런 원리군요?

◆ 이관희> 그렇습니다.

일명 효도라디오. (자료=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김현정> 지금 제가 폭발적이라고 얘기했는데 도대체 어느 정도 인기길래 폭발적이라고 할 만합니까?

◆ 저작권보호협회> 어르신들끼리 그것을 소지하지 않으면 왕따가 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런 얘기할 수도 있어요. 인터넷으로 음악이나 영화 무료다운받는 불법인 줄은 알지만 이게 쓰는 사람이 노인들 아니냐,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들인데 그분들이 문화생활 좀 하겠다는데. 그걸 굳이 불법이라고 이렇게 단속할 필요가 있겠느냐, 그러면 노인들이 인터넷 들어가서 다운로드 받아서 쓸 수 있겠느냐... 이렇게 반론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어요.

◆ 이관희> 물론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저작자들이나 노래를 만드시는 분들은 투자해서 만드는데요. 불법으로 아무 대가 없이 이게 퍼지다 보면 이 사람들은 만들 수가 없는 거죠. 새로운 창작물이 나올 수가 없겠죠.

◇ 김현정> 효도라디오가 창작물이 나올 수 없게끔 죽이는 역할을 지금 하고 있다, 이런 말씀이신데. 금액으로 피해액을 환산해 보셨어요?

◆ 이관희> 금액으로 정확하게 환산은 해 보지 않았는데요. 일단 노래 곡수를 지금까지 현재 단속한 게 1300만개.

◇ 김현정> 1300만개의 음원?

◆ 이관희> 보통 숫자가 아닙니다.

◇ 김현정> 대산업이네요. 그러니까 중간에서 어부지리 취하는 판매업자들, 유통업자들이 소득이라는 것도 어마어마한 거네요, 지하시장...

◆ 이관희> 그렇죠. 단지 어르신들이 노래를 듣고 다니는 문화생활을 저해하는 게 아니고 불법으로 다운을 받아서 영리를 취득하는 그분들이 나쁜 사람들이죠.

◇ 김현정> 세금 한 푼 안 내겠어요, 이렇게 좌판으로 팔면....

◆ 이관희> 그렇죠, 세금도 안 내죠.

◇ 김현정> 요즘 단속이 심해져서 판매상들이 움츠러들고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스러운 장소에 숨어든다고 하는데?

◆ 이관희> 그렇죠. 암암리에 뒤로 돌아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젊은 사람이나 단속반처럼 생겼으면 안 판다고 그럽니다, 이제는. 나이 드신 분들이 오고 그러면 뒤로 많이 파는 것을 봤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SD카드 도매로 파는 현장도 가보셨어요?

◆ 이관희> 그렇죠.

◇ 김현정> 어떻던가요?

◆ 이관희> 전국에서 전화가 걸려 와서 양손에 택배 물건을 챙기기도 바쁘고 그 정도로 활성화가 되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양손에 전화 들고 주문전화 받느라고?

◆ 이관희>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 중에 이게 불법인지 뭔지도 모르고 쓰고 계시던 어르신들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이분들도 그럼 이 단속에 걸리는 건가요, 듣고만 있어도?

◆ 이관희>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건 아닌가요?

◆ 이관희> 우리나라에서는 사적복제를 허용을 해 주고 있습니다. 개인이 쓸 용도에 대해서는. 다만 불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영업행위로 하는 사람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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