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제(OS)를 내장하지 않은 일명 '깡통 컴퓨터(PC)' 대부분이 불법복제한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해 악성코드 감염과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가 시중에 유통되는 깡통PC의 SW 불법복제율과 악성코드 감염 여부 조사한 결과를 보면 깡통PC는 국내 PC 유통시장의 30%를 점하고 있다.
구매자 3명 중 1명은 깡통PC를 사는 셈인데 이들이 불법복제 SW를 탑재하는 비율은 100%로 나타났다. 불법SW 설치로 인한 악성코드 감염률은 57%에 달했다. 불법복제 SW 설치에 따른 하드웨어 손상률은 정품 SW 탑재 PC보다 19% 많았다.
깡통PC 한 대당 불법복제 SW는 평균 5.7개로 집계됐다. 최다 설치된 불법복제 SW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7, MS오피스(2013 프로페셔널, 2007판), 한글과컴퓨터의 한컴오피스(2010·2007판)로 각각 94개로 조사됐다.
이스트소프트의 알집(54개), 어도비 시스템즈의 포토샵(50개)은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이 발견된 악성코드는 해커툴로 그 수가 200개에 달했다. 이어 웜(155개), 트로이목마(57개), 디도스(17개) 순으로 나타났다.
PC 상표별 악성코드 감염률은 일본업체인 도시바가 82%로 가장 높았다. 대만의 레노버와 미국 상표인 HP는 각각 57%였다. 국내 상표인 LG(53%)와 삼성(47%)도 감염률이 높은 축에 속했다.
특히 도시바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1개당 평균 악성코드 수가 26개로 집계돼 깡통PC 중 악성코드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은현 SPC 회장은 "이번 조사는 깡통 PC 유통이 SW 불법복제와 악성코드 확산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의 주요 경로임을 증명한다"며 "깡통PC 제조사, 판매자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고 구매자도 불법복제 SW설치를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8개 시·도 PC 전문판매점과 PC 수리업체 94곳을 표본 추출해 진행됐다. 분석은 SPC 회원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태평양지역 보안지원부서의 디지털 포렌식(과학적 증거수집 및 분석기법)에 의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