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수서발 KTX 법인 설립에 반대하며 전면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8일 오후 열릴 예정이던 철도노사 교섭이 잠정 중단됐다.

8일 철도노조측은 "국민적 관심 사안인 철도 민영화에 대해 노조의 모두발언을 막는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교섭장을 빠져나왔다.

이날 노조와 코레일측은 오후 코레일 서울본부 8층 회의실에서 철도노사 교섭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사측이 노조측의 모두발언을 제지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오후 4시 1분 '단결,투쟁'이라는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입장한 노조측은 "모두발언을 하지 말자는 합의를 한 적이 없다"며 "오후 5시까지 기다린 뒤 노조의 입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교섭장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1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교섭에 불참한 사측의 행동으로 교섭이 시작되지 못한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측이 파국을 막을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교섭장에서 철수하지만 사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오는 10일 있을 이사회를 중단한다면 파국을 막을 수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놨다.

코레일 측도 "오늘 교섭은 무산됐지만 전화 통화 등 실무 교섭을 통해 내일 오전 9시 전가지 노조측을 설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진복 코레일 대변인은 "노조측이 교섭 장소를 언론홍보의 장으로 활요하려 해 교섭을 중단했지만 내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이 민영화의 수순이라는 노조측의 주장에는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교섭이 중단되면서 노조측이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과정에서 사측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종 협상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9일 오전 9시를 기해 총파업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파업이 시행될 경우 정부는 버스와 항공 등 대체 교통수단을 투입해 비상수송 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