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사육사 가족 "인사비리 제보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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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명 편한자리 보내기 위해 나머지 직원들 희생당해"

 

-의학적으로 힘들다지만 희망안버려
-날벼락 인사..재배치 2번건의 "묵살"
-맹수사->곤충관 옮긴 사육사도 고통
-응급상황 초동조치 미흡, 가장 아쉬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재열 사육사의 처형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뜨린 사고. 11월 24일에 벌어졌으니까 벌써 열흘이 넘게 흘렀는데요. 사고 이후에 대공원의 여러 가지 허술한 관리실태가 점점 드러나고 있습니다. 흰 코뿔소가 우리를 빠져나왔다가 물대포를 맞고 급사를 했다. 개코원숭이가 우리를 탈출해서 30분이나 돌아다녔다. 이런 뉴스들 하룻밤 자고 나면 하나씩 터지고 있는데요. 문제는 26년간 곤충사에서 일했던 사육사가 왜 갑자기 맹수사로 발령이 났는지. 그 부분에 대한 대답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가족들도 그 부분을 제발 밝혀달라, 이렇게 호소를 하고 있는데요. 오늘 가족을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피해자인 심재열 사육사의 처형입니다. 익명으로 연결을 해 보죠. 나와 계십니까?

◆ 000> 네.

◇ 김현정> 벌써 열흘이 넘었는데, 지금 심재열 사육사님 상태는 어떤가요?

◆ 000> 의사선생님께서는 너무 많이 상해 있어서 힘들다고 말씀을 하세요.

◇ 김현정> 상했다는 건 어디가 특히?

◆ 000> 머리 지금 많이 붓고 있고 의식이 안 돌아오고 있고. 또 목을 호랑이가 물었기 때문에 그쪽도 지금 많이 힘든 상태고, 척추는 아직 건드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씀하세요.

◇ 김현정> 의학적으로는 좀 힘들다라는 얘기를 하는 거군요. 그래도 가족들은 아직 희망 버리고 않고...

◆ 000> 저희는 믿기지도 않고 일단은 기적이 일어날 걸 믿고 그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어려운 상황 중에서도 인터뷰를 나서서 하시게 된 이유는 가족들이 정말 궁금한 게 있다, 꼭 밝혀달라는 부분이 있다고요?

◆ 000> 인사발령이 그렇게 났는지.

◇ 김현정> 인사발령 문제. 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가족들은 심 사육사가 맹수사로 발령받은 사실 자체를 아예 모르셨다고요?

◆ 000> 몰랐고요. 그전에는 지나가는 소리로 발령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껄끄럽네, 힘들겟네 그 소리를 했대요. 그래서 그때는 동생이 그럼 가지 마 그러고 그게 끝이었어요.

◇ 김현정> 그 후에 발령이 났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군요, 가족들한테?

◆ 000> 사고 나고 알았어요.

◇ 김현정> 왜 말을 안 했을까요?

◆ 000> 본인도 충격이었기 때문에. 자기가 더 적응해서 더 있다가 하려고 그랬었나 봐요. 너무 힘들까봐. 메모장에 보면 이렇게 써 있더라고요. 맹수사 발령받은 갑작스러운 충격, 괄호 열고 날벼락. 본인도 그렇게 느꼈기 때문에...

◇ 김현정> 메모장에 그런 내용이 써 있어요?

◆ 000> 다이어리에, 2013년 다이어리에 보니까 있더라고요.

 

◇ 김현정> 맹수사 발령, 갑작스러운 충격, 날벼락.

◆ 000> 또 그렇게 갔어도 본인이 건의한 걸로 알고 있거든요.

◇ 김현정> 발령이 난 후에도 재배치를 건의해 본 적이 있다?

◆ 000> 발령이 난 그날 곤충관으로 출근을 했대요. 그래서 그날 곤충관 사육사는 맹수사로 가고 맹수사에서 곤충관으로 오고. 나머지 두 명 다른 데는 어딘지 모르는데 둘이 일단은 건의를 했고, 또 대공원장 왔을 때도 건의를 했다고 했어요.

◇ 김현정> 사실은 저도 계속 그게 궁금했어요. 곤충사에 26년이나 있던 분이 맹수사에 가게 돼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한번 위에다가 건의를 해 보셨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 000> 건의를 한 게 있어요.

◇ 김현정> 건의를 했는데 그러면 묵살당한 겁니까?

◆ 000> 네.

◇ 김현정> 발령 이유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알 수 없는 상태고요?

◆ 000> 저희도 그게 제일 궁금하고 답답해요.

◇ 김현정> 사실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지난주에 서울대공원 전직 사육사 한 분의 제보를 받았는데요. 동물원장하고 심재열 사육사가 좀 불편한 관계여서 징계성 발령을 내린 걸로 내부인들은 알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혹시 그 부분은 알아보셨어요?

◆ 000> 그 부분은 심재열 씨가 부인한테도 한번 그런 얘기를 했대요. 동물원장으로 왔는데 껄끄럽네, 그 소리는 했다고 그러고. 저희는 그걸 물어보고 싶어요. 그래서 동물원장이 먼저 병원에 오셨어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어요. 대답을 안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세상에 사회생활 하다 보면 수많은 껄끄러운 인간관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껄끄럽다는 이유만으로 26년 근무하던 사람이 그쪽으로 발령받았다? 이건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혹시 또 다른 이유도 취재하신 게 있으세요?

◆ 000> 제보자들이 한 얘기로는, 어떤 한 사람의 자리를 편한 자리를 내주기 위해서 이 사람들을 조별로 움직였다. 왜냐하면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이 가면 표시가 확 나잖아요. 그래서 이 사람들을 같이 움직였다 그래서 그때 그분들끼리 같이 모여서 그런 얘기를 했다고 그래요.

◇ 김현정> 누군가 한 사람, A라는 사람을 좋은 자리로 보내기 위해서 티 날까 봐 다른 사람들도 같이 움직이는 인사이동이 있었다?

◆ 000> 네.

◇ 김현정> 어디서 들으셨어요, 그런 얘기는?

◆ 000> 그것은 처음에 동물원장 인터뷰(JTBC 출연) 끝나고 그 다음 날 여기저기서 (서울대공원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올라오셨어요, 사람들이 올라와서 그게 아니다. 그때 이런 상황이 있었다.

◇ 김현정> 네다섯 명이 그런 얘기를 했다고요?

◆ 000> 그렇죠.

◇ 김현정> 그럼 그 당시에 심재열 사육사처럼 자신이 오랫동안 근무하던 곳을 떠나서 불이익 발령을 받은 분이 더 있다는 얘기인가요?

◆ OOO> 그러니까 그날 맹수관에 계신 분 곤충관으로 가라고. 그래서 여기 있던 사람도 맹수사로 갈 때 힘들었고, 맹수사에 있던 사람도 큰 동물 다루다가 곤충관 일도 조그만 곤충이니까 다르고 힘들어서 둘이 건의를 했다고 들었어요.

◇ 김현정> 맹수사에 있다가 곤충관으로 간 분도 힘들다라는 소리를 했다, 건의도 했다.

◆ 000> 조사를 정확하게 해 줬으면 좋겠더라고요.

◇ 김현정> 상당히 주먹구구식 시스템 아니었는가라는 의심을 하게 되는 건데. 심재열 사육사님이 남긴 여러 메모 가운데 잠금장치를 언급한 것도 있었다라는 보도가 있던데, 이건 어떤 건가요?

◆ 000> 그건 2013년 다이어리 속에 A4용지가 있더라고요. 건의할 때 이분은 써놓고 건의를 했어요, 보니까.

◇ 김현정> 기록을 많이 남기셨군요, 그러니까?

 

◆ OOO> 네. 그러니까 거기에 써놓은 게 건의할 때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두 가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첫째는 인사권, 두번째는 사육사 잠금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동안 인사 보면 끼워넣기 인사, 짜맞추기 인사, 밀어내기 인사. 우리는 이런 인사를 분명한 인사, 공감받는 인사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을 A4용지 2장에 써놨더라고요.

◇ 김현정> 다이어리에 그런 메모가 끼어 있었어요?

◆ 000> 다이어리 속에 그런 게 2장이 있어요.

◇ 김현정> 심재열 사육사님이 쓰신 건 확실한가요?

◆ OOO> 네. 그 노트 안에 있는 그 글씨가 그거 맞아요.

◇ 김현정> 이걸 언제 발견하셨어요? 굉장히 귀중한 자료일 텐데.

◆ OOO> 이걸 제가 사고 나고 며칠 있다가 거기를 갔어요. 동물원에 5권 정도 있더라고요, 책꽂이에. 그래서 그걸 가지고 온 거예요.

◇ 김현정> 두번째는 잠금장치 얘기였나요, 그 건의사항이?

◆ OOO> 두번째는 사육사 잠금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 김현정> 잠금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후에 마련이 됐는지 안 됐는지 혹시 모르세요?

◆ OOO> 안 됐다고 들었어요. 왜냐하면 그건 그 직원들한테 들었어요. 그렇게 해도 잘 안 된다고.

◇ 김현정> 잠금장치가 없었던 건가요, 아니면 불량이었다는 건가요?

◆ 000> 없었던 건 아니고요. 호랑이에 맞게 잠금장치가 안 된 거죠.

◇ 김현정> 주변에서 동료들의 말로는 이 건의문이 간 후에도 잠금장치는 그대로였다?

◆ 000> 네. 그날 사고 난 날 사실 거기 계신 분한테 전화왔는데, 부실하다 이렇게 전화왔어요. 그거 확인해 보시라고.

◇ 김현정> 사고가 난 날 가족들한테 전화가 왔어요?

◆ OOO> 네. 그거 워낙 부실하니까 빨리 가서 확인해 보시라고. 그래서 제가 하루이틀 뒤인가 갔던 거예요.

◇ 김현정> 주변에서 제보를 굉장히 많이 받으셨군요, 가족들이?

◆ 000> 네, 동물원 인터뷰 나가고 나서 말도 못하게 받았어요.

◇ 김현정> 제일 서운한 부분은 어디세요? 제일 궁금한 부분은 발령 이유다라고 얘기를 하셨고, 제일 서운한 부분은 어떤 거세요?

◆ 000> 서운한 부분은 처음에 한림대 병원에 갔을 때 그냥 아무런 조치가 없었잖아요. 그냥 죽을 때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000> 담당 의사도 할 수 없다고, 힘들다고 이 얘기만 하고. 그러니까 저희가 여기저기 나서서 해서 심재열 씨 형님이 아주대에 연락해서 하니까 119 와서 우리가 이렇게 온 거거든요.

◇ 김현정> 초동대처가 그러니까 부실했다는 얘기인가요? 저희가 알기로는 바로 119에 실려서 병원으로 갔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 000> 제보자가 그날 전화오기는 그렇게 얘기했거든요. 아무도 안 따라갔고.

◇ 김현정> 119를 불러서 심재열 사육사를 태워서 병원에 갔지만 그때 동행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 000> 없고, 보내놓고 거기(동물원) 수습을 했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 김현정> 보내놓고 대공원 수습하느라고 아무도 따라간 적이 없었다는 것도 가족들 입장에서는 지금 너무나 서운한 거고요.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치료가 좀 늦어졌다거나 이런 것도 있는 건가요?

◆ OOO> 저희가 병원에 갔을 때는 위험하다, 힘들다 이런 말만 5시 반까지 그러는 거예요.

◇ 김현정> 누군가가 옆에 같이 있었으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라고 할 때 그럼 다른 병원을 수소문해서라도 옮기거나 조치를 했을 텐데, 그냥 가족들이 올 때까지.

◆ OOO> 그래서 저희가 전화하니까 대책회의를 하고.

◇ 김현정> 방치가 돼 있었다 이런 말씀이세요.

◆ 000> 그다음에 문자 주고, 회의 중이니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렇게.

◇ 김현정> 가족들이 지금 가장 바라는 점 어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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