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2일 정국 정상화를 위해 4자회담을 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났다. 양당은 오는 3일 다시 회동키로 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오후 2시 35분부터 약 1시간 반 가량 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25일 김 대표가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4인 협의체'를 구성해 '양특'(대선개입 특검 실시,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구성)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황 대표가 이날 오전 '조건 없는 4자 회담'으로 응하면서 성사됐다.

특히 새해 예산안이 법정시한인 이날까지 통과는커녕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가운데 법안 처리도 제동이 걸리면서 여야 모두 정국 정상화를 위한 시급성에 공감한 셈이다.

하지만 회담 내내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 사이에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자기들 주장만 하면서 예산만 이야기 하냐", "예산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등 고성이 오갔고 테이블을 치는 소리로 회담장이 소란스러웠다.

공교롭게도 이 시각에 박근혜 대통령이 황찬현 감사원장과 김진태 검찰총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속보가 전해졌다.

회동 직후 새누리당 유일호·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대표와 원내대표 4분이 1시간15분 동안 현 정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당 대변인은 이어 "내일 오전 10시에 다시 만나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회담을 마치고 "충분히 솔직하게 다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익한 회담이었다"고만 했고, 김한길 대표도 "갈 길이 멀지만 다시 얘기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회담 중 감사원장과 복지부장관 검찰총장을 임명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예의와 금도를 벗어난 것이다"고 비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내일 만나기로 한 게 (중요하다) 협상이 깨졌으면 내일 왜 만나겠느냐"면서 "의견을 좁혀가는 과정"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