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급증해온 국내 기관투자가(자산운용사,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의 해외 증권투자잔액이 금융위기 이후 5년만에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경상수지흑자 등으로 외화가 증가하자 국내보다 기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3분기 중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에서 지난 9월 말 현재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시가 기준)은 705억달러로, 3개월 전보다 35억 달러 증가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9월말(721억 달러) 이후 최고치다.
2008년 외환위기 이후 계속 하락해 2011년 527억4천만 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들어서는 6월(-3억8천만달러)과 올 6월(-22억7천만 달러) 두 차례를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해왔다.
한은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국인의 해외증권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국내 증권투자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진데다 경상수지의 장기 흑자, 글로벌 유동성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이달에도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코리안 페이퍼(한국계 외화채권)의 매수를 늘린 데다 주요 투자국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주식 투자이익도 크게 발생해 잔액이 증가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 3분기 주요 투자대상국인 EU(11.2%), 중국(10.8%), 브라질(10.3%), 홍콩(9.9%), 일본(5.7%), 미국(1.5%) 등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CBS노컷뉴스 감일근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