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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대선, 군사정권 피해자-가해자 딸 대결로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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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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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좌파-보수우파 대표 주자…어릴 적 친구 사이
칠레 대선이 중도좌파와 보수우파를 대표하는 여성 후보의 맞대결 구도로 좁혀졌다.
17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1차투표에서 중도좌파 미첼 바첼레트(62·여) 후보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으나 과반 득표에는 실패했다.
1993년 이래 치러진 칠레 대선에서 1차투표로 승부가 결정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바첼레트가 이번 대선에서 칠레 선거사에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국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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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우파 에벨린 마테이(60·여) 후보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바첼레트의 독주를 막는 데 성공했다.
두 사람은 오는 12월15일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린다. 결선투표에서는 단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바첼레트는 2006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한 차례 대통령을 지냈다. 대통령 퇴임 후에는 유엔 여성기구(UN Women) 대표직을 맡았다.
이번 대선에서는 중도좌파연합 '누에바 마요리아'(Nueva Mayoria) 후보로 나섰다. 누에바 마요리아는 사회당, 기독교민주당, 민주사회당, 급진당 등 4개 정당을 중심으로 중도좌파 정치세력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바첼레트의 첫 번째 집권 당시 집권 기반이던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이 더욱 확장됐다.
보수우파연합 '알리안사'(Alianza)의 후보인 마테이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현 대통령 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냈다. 알리안사는 마테이가 속한 독립민주연합(UDI)과 피녜라 대통령이 이끄는 국가개혁당(RN)이 주축이다.
바첼레트와 마테이의 부친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정권(1973∼1990년)이 들어설 당시 공군 장성이었다. 어린 시절 둘은 자연스럽게 친구 사이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피노체트 군사정권의 피해자와 가해자의 딸이 되면서 운명이 엇갈렸다.
피노체트는 1973년 9월11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1970∼1973년)을 무너뜨렸다. 당시 바첼레트의 부친(알베르토 바첼레트)은 아옌데 전 대통령 편에 섰다가 체포돼 모진 고문을 받다가 옥사했다.
반면 마테이의 부친(페르난도 마테이)은 쿠데타를 지지했고 피노체트 정권에서 장관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번 대선이 피노체트 주도의 군사 쿠데타와 이후 군사정권에 대한 '역사적 평가'라는 의미가 있다는 주장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결선투표에서는 바첼레트의 승리 가능성이 크다. 칠레 공공연구센터(CEP)의 여론조사에서 바첼레트가 대통령궁 라 모네다(La Moneda)에 입성할 것이라는 응답이 7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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