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깜짝쇼를 연출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지표상의 수치는 화려하지만 내용은 좋게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일(미국시각) 나온 미국의 10월 고용지표에서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수는 무려 20만4천명. 시장이 예상한 12만5000명을 훨씬 뛰어 넘는 놀라운 결과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3분기 성장률도 시장 예상치 2%를 크게 웃도는 2.8%를 기록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 두 가지 지표는 경기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들이다. 고무적인 수치는 그만큼 미국경제가 좋게 비쳐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내 양적완화가 축소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 금값 하락 등의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표의 이면을 살펴보면 헷갈리는 부분이 많다. 지표상 수치는 분명히 좋지만 내용은 그렇게만 볼 수 없는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신규고용은 예상보다 크게 늘었는데 실업률은 7.3%로 오히려 전달보다 0.1% 높아졌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8%로 1978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일부에서는 연방정부 폐쇄로 인해 단 1주일 것만 조사해 급히 발표하는 과정에서 통계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앞서 성장률의 경우도 수치는 놀랄만 했지만 내용은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었다.
성장률을 끌어올린 주된 원인은 연말 매출증가를 예상한 기업이 재고를 늘렸기 때문이었다. 재고가 성장률을 0.8% 포인트 끌어올렸다.
또한, 미국 경제의 70%를 떠받치는 소비지출이 1.5% 증가에 그치면서 3년 반면에 최저를 기록했고, 향후 경기를 짐작할 수 있는 기업 설비투자도 3분기 -3.7%를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표상의 수치로만 보면 미국 경제는 본격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표의 내용을 뜯어보면 상반된 측면이 많은 것이다.
CBS노컷뉴스 감일근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