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수사에 검찰총장·수사팀장도 낙마 '검찰조직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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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서 '트위터 글' 수사 체포영장 사전보고 안했다며 팀장 배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범국민대회.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국가정보원은 대선·정치 개입의혹 사건의 수사를 축소하려는 입김으로 총장에 이어 특별수사팀장까지 낙마하면서 검찰 조직이 크게 흔들리면서 '콩가루 집안'으로 전락하고 있다.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은 17일 국정원 직원 3명에 대한 체포 과정 등에서 상부에 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 등으로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국정원이 수사 전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항의한 점도 작용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팀장은 보고와 결재 거치라는 지시를 불이행했다. 검찰청법상 묵과할 수 있는 일이 못 된다"며 "계속 업무 수행시키는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배제 시켰다"고 밝혔다.

윤 팀장은 상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원 직원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집행했고, 이 3명을 포함한 4명의 국정원 직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체포와 압수수색은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의 또다른 중요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어, 관련 의혹에 쐐기를 박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수사팀은 추가 수사를 통해 심리전단 5팀 소속인 이들이 정치·선거 관련 글을 올리고 이를 자동 리트윗 프로그램을 통해 수백개의 계정으로 퍼나른 정황을 잡았다.

트위터를 통해 선거에 개입한 증거가 법원에 제시되면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 의혹은 더욱 사실로 굳어질 상황이었다.

하지만 윗선에서는 수사 확대에 대해 불만을 가졌고 이를 저지하자 윤 팀장은 전결로 영장을 처리하고 법원에 공소장추가 변경을 요청했다.

새로운 공소장에는 트위터 관련 수사 내용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 대상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정보국장이다.

이에 이번 일이 '제2의 황교안-채동욱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6월 황교안 법무장관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공직선거법으로 기소하는 것을 놓고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채 총장은 이후 업무와 전혀 무관하게 조선일보의 '혼외 아들 의혹' 보도와 법무부의 진상조사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윤 팀장은 총장 공석상태에서 외풍을 막아줄 '우산'이 사라진 상태에서 소신을 굽히지 못하면서 팀장에서 물러났다는 분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수사보고 라인에 있는 이진한 중앙지검 2차장, 조영곤 중앙지검장, 길태기 대검 차장(총장 직무대행) 등이 직간접적으로 수사확대를 반대하면서 이번 사태가 초래됐다는 지적도 있다.

수사팀장의 갑작스런 낙마로 원 전 원장 등 재판의 공소유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애초 검찰은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수사팀에게 공소유지를 끝까지 맡기려 했었다.

이미 새누리당에서 원 전 원장 기소이후 주임검사인 진모 검사에 대해 '운동권 출신 검사'라고 비판하면서 진 검사는 수사팀에서 배제된 바 있다.

윤 팀장의 배제가 채 총장 중도하차 이후 정권 차원에서 본격적인 검찰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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