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뉴라이트 계열의 유영익 전 연세대 교수를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에 내정했지만 역사학계 등에서 '극우 편향의 최악의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유영익 교수를 발탁한 배경에 대해 지난 50년 동안 역사 연구를 수행한 역사 학자로서 사료수집.보존.연구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르게 정립하는 역할을 담당할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으로 적임이라고 밝혔다.
이런 청와대의 유 교수 발탁 배경에 대한 설명의 기저에는 우리나라 역사가 올바르지 않게 서술되고 가르쳐졌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지난 17일 잘못된 역사교과서의 수정을 지시하고, 이 보다 앞서 지난 6월에 교육현장의 역사왜곡을 용납할 수 없다고 천명한 부분과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내정자가 극우 성향의 학자로 객관성과 공정성과는 거리가 먼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가 발표한 자료에 유 교수의 주요 경력은 한림대.고려대 사학과 교수, 연세대 석좌교수,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역사학회 회장 등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5.16 쿠테타를 혁명으로, 4.19 혁명을 학생운동을 격하시키는 교과서 시안을 발표한 '교과서 포럼'(2005년 출범)의 고문이었다.
또 지난 4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공부 모임인 '근현대사 연구교실' 첫 모임에서 "역사를 바로 잡을 방안을 잘 모색해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승리로 종식시켜야 한다"고 했던 한국현대사학회(2011년 출범)의 상임고문이다.
유 내정자는 특히 <이승만의 삶과="" 꿈="">, <건국대통령 이승만=""> 등의 저서를 통해 "이승만의 업적은 적어도 '공 7, 과 3' 이상은 된다고 주장해 왔던 이승만 대통령 찬양론자다.
이 때문에 한국역사연구회,한국사연구회 등 5개 학회와 시민단체들은 지난 6월 유영익 내정설이 보도됐을 때 성명을 내고 "이승만을 찬양하는 인사가 국사편찬위원회의 책임자가 돼 역사자료 수집, 서술, 교육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조세열 사무총장은 이날 "객관성 공정성 엄밀성을 생명으로 해야 할 사관의 수장인 국편위원장의 성격을 감안하면 최악의 인사"라며 "학문을 정권의 시녀로 삼으려는 저의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우편향 인사의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내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가 또 한번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공안통인 김기춘 비서실장, 홍경식 민정수석을 임명에 이은 우향우 행보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