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죽기 기다리나"…위안부 할머니들 日서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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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 위안부 할머니 3명, 시민사회가 명예회복 나서달라 호소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추우나 더우나 30년간 자리를 지켰는데 (미안하다는) 소리 한마디 없다."(이옥선)

"죽기 전에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주면 좋겠다."(박옥선)

"전 세계인 앞에서 밝히겠다. 왜 잘못한 것을 인정하지 않느냐."(강일출)

일본의 침략전쟁 때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피해 할머니 3명이 고령의 몸을 이끌고 가해국을 찾아 진정한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경기도 광주 소재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이옥선(86)·박옥선(89)·강일출(85) 등 할머니 3명은 22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일본출판클럽을 방문,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일본 시민사회와 언론이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위안부 문제에 공감하는 작가·언론인·예술가 등이 마련한 위안부 피해자 환영행사에서 박 할머니는 밤중에 물을 길으러 갔다가 일본군과 군무원에게 끌려갔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일본은 위안부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 할머니는 "이렇게 나이를 먹었는데 우리를 생각해서라도 이제 좀 돌봐줬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은 탓에 힘겹게 입을 뗐다.

이 할머니는 "아무리 기다려도 너무 소식이 없으니 직접 일본에 찾아왔다. 이렇게 찾아올 때 우리 마음이 어떠했겠냐"며 일본에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먼저 간 할머니가 얼마나 원한을 품고 갔겠느냐"며 "그들 몫까지 꼭 사죄를 받고 말겠다"고 한이 맺힌 발언을 이어나갔다.

강일출 할머니는 이제 전 세계인과 연대해 일본의 사죄를 받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 할머니는 "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데 사람을 잡아다가 무슨 짓을 한 것이냐"며 위안부로 끌려가서 맞은 머리 흉터를 내보였다.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살았다는 강 할머니의 발언에 환영회장은 숙연해졌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이제 위안부 문제는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라며 "유엔 국제인권위원회나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으로 보더라도 강제 노동이며 심각한 인권 유린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가 살아있는데 위안부가 없었다거나 매춘부라는 식으로 매도하는 망언에 또 상처받고 있다며 피해자의 명예회복에 일본 시민사회가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23일에는 위안부 문제에 관심 있는 일본 청년들을 상대로, 24일에는 참의원 등을 상대로 전쟁 당시 피해 상황을 증언한다.

이어 26∼29일에는 교토(京都)에서 위안부 문제의 진상을 알리고 시민사회의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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