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30만명을 19년간 추적한 결과 흡연으로 후두암과 폐암 등 각종 암에 걸릴 위험이 최대 6.5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역학 연구로 흡연의 위험성이 증명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공단과 연세대가 공동으로 1992년~1995년 일반 검진을 받은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과 피부양자 130만명에 대해 2011년까지 19년간 질병 발생을 추적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

19년 간의 추적조사 기간 동안 암 14만6,835명, 심․뇌혈관질환은 18만2,013명이 발생했는데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나누어 질병 발생 차이를 분석했다.

추적조사 결과 남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의 질병 발생위험도가 후두암의 경우 6.5배, 폐암 4.6배, 식도암 3.6배로 더 높았다.

여성은 후두암 5.5배, 췌장암 3.6배, 결장암은 2.9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흡연이 해당 질환의 발생에 기여하는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남성의 경우 후두암의 79.0%, 폐암의 71.7%, 식도암의 63.9%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적인 금연 효과를 입증하는 결과도 나왔다.

남성 흡연자 15만7,903명에 대해 1992년부터 2000년까지 8년 동안의 금연력을 파악해 금연기간에 따른 질병발생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금연기간이 길어질수록 폐암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 이상 금연자의 경우 계속 담배를 피운 사람에 비해 추적기간 동안 폐암 발생률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료 지출은 연간 1조원이 넘었다.

2011년 기준으로 흡연으로 인해 초래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1조 6,914억원으로 계산됐다. 이는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 46조원의 3.7%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20~30년 동안 장기간에 걸쳐서 보이는 현상이므로 과거 1980~1990년대 높은 흡연율로 인한 영향은 앞으로 보다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흡연은 흡연자 개인 차원에서 질병 발생과 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흡연으로 인해 증가한 의료비는 결국 건강보험이 책임지게 되므로 모든 건강보험 가입자가 담배로 인해 추가적인 보험료를 내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7일 오전 10시 본부 대강당에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흡연의 건강영향 분석 및 의료비 부담'세미나를 개최해 흡연의 건강 영향과 의료비 부담 문제를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