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2009년 남북정상대화록 靑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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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지난 2009년 청와대에 전달된 것 같다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증언이 나왔다.

원 전 원장은 16일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민주당 신경민 의원의 질의에 이같은 내용의 답변을 했다.

신 의원은 이날 오후 질의에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도,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봤다고 하는데 원 전 원장이 관리하는 문건이 시중에 신문지처럼 왔다갔다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원 전 원장은 “저희가 2009년 그 때쯤에 아마 남북대화 이런 부분 때문에 보고를 했던 것 같다. 그랬던 같다”고 답했다.

원 전 원장은 이어 “저는 다 읽어본 적은 없고. 원장이 다 읽어보고 그런 것은 아니고. 보고를 들었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은 그러면서 “깊은 이야기는 듣지 않고 그 쪽(청와대)에도 지원하겠다는 보고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원 전 원장이 지난 2009년 2월 취임한 뒤 같은해 3월 정상회담 대화록을 1급비밀에서 2급비밀로 하향하는 등 공개를 위한 사전작업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출신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지난해 10월 16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대화록을 폭로하려고 진작부터 준비한 적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당시 "이 문제가 불거진 건 10·4선언 1주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엠비가 잘못됐다' 비판했습니다. 엠비가 10·4선언이 뭐냐. 가져와봐라. 그래서 보니까 미국이 땅따먹기 했다, NLL주장 안하겠다 등 나와 있다고 정(문헌) 의원이 들은 것 같아요. 보고과정에서. 자세히 말하면 폭로하려고 그걸 준비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거예요"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10·4선언 1주년인 지난 2008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하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려고 준비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원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서는 "대화록이 국정원에서는 유출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원 전 원장은 "대화록 공개는 엄청 힘들고 곤란한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계속 공개를 하라는 입장이어서 (권영세 대사와) 상의를 했다"고 밝혔다.

결국 원 전 원장 등의 말을 종합하면 대화록 공개는 지난 2009년부터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으나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묻혔다 지난 대선 때 되살아난 셈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원 전 원장이 아닌 국정원의 다른 고위 간부와 새누리당 일부 인사들이 묻혔던 대화록을 지난 대선 때 다시 꺼내 재활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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