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의 입을 열어라, "공소장만 확인해도 진상 알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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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2차 공판준비기일을 위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16일 청문회에 출석하기로 하면서 종료를 일주일 앞둔 국정원 국정조사가 최대의 분수령을 맞고 있다.

김 전 청장이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허위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핵심증인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15일 “검찰 공소장과 지금까지 공개된 동영상 위주로 심문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공소장에 있는 내용만 확인해도 국민들이 이 사건의 진상을 모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팀은 지난해 12월 14∼16일까지 분석한 결과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 등이 인터넷에서 여야 대선후보에 관해 다수의 글을 올린 사실을 알아냈다.

김씨 등이 40개의 아이디·닉네임으로 인터넷커뮤니티사이트와 언론사 사이트에 2만여 차례 접속하고, 문재인 후보를 비난하거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다수 올린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찰청 분석관들은 확인한 정치·선거 자료 출력물이 100여쪽에 달한다며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

특히 검찰이 확보한 12월 14일 새벽 디지털증거분석실 녹화영상에는 분석관들이 국정원 직원들의 불법행위 단서를 찾아낸 뒤 서로 격려하며 기뻐하는 모습도 있다.

그러나 김 전 청장은 12월 15일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이었던 최현락 경찰청 수사국장 등으로부터 이같은 보고를 받은 뒤 수서경찰서에는 분석결과를 넘기지 말라고 지시했다.

김 전 청장은 이어 최 국장 등으로부터 2012년 10월 이후에는 박근혜 문재인 후보에 대한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하자는 건의를 받고 이를 승인했다.

김 전 청장은 이틑날인 16일 최 국장 등과 회의를 갖고 같은날 밤 11시에 중간수사결과 보도자료를 먼저 배포한 뒤 12월 17일 오전 9시에 브리핑을 하기로 정했다.

16일은 대선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이 열리는 날이었다. 결국 토론회 전날 허위 수사결과 발표를 결정하고 토론회가 끝난 직후 이를 발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시 수사주체였던 수서경찰서는 증거분석 결과를 알지도 못한 채 김 전 청장 등 몇몇 경찰간부들이 허위로 작성·승인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수서경찰서는 증거분석결과를 달라고 수 차례 요구했으나 서울경찰청이 40개의 아이디·닉네임을 넘긴 시점은 대선 당일인 지난해 12월 19일 새벽 0시 38분쯤이었다.

수서서는 40개의 아이디·닉네임을 넘겨받아 하루 만에 국정원 여직원 김씨의 인터넷 게시글을 다수 확인했다.

따라서 서울경찰청이 확인한 증거를 일찍 인계했다면 상당한 수사 진척이 있었을 것이라고 검찰 공소장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청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당시 나의 지위와 수사 사이에 인관관계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의 신빙성을 살펴야 하고 수사발표 지시 등이 과연 직원남용에 해당하는지 법리검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현락 경찰청 수사국장도 지난 6월 2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중간수사결과는 정당했다며 “어떤 정치적인 고려나 판단없이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최 국장은 검찰이 확보하고 국정조사 과정에서 공개된 동영상에 대해서도 “검찰에서 일부분만 발췌해서 편집한 것”이라며 짜깁기 수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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