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재연기 요청 "북핵 위협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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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대선공약에선 "2015년 전환 차질없이 준비하겠다"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회원들이 5월 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및 한미연합사 해체 연기 촉구 국민대회’ 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황진환 기자)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오는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를 포함해 전작권 전환에 대한 포괄적인 재논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작권 전환 준비는 한미간 합의한 전략동맹 2015(10.10.8) 에 근거해 추진 중이며, 국방부는 2013년 전반기에 심각해진 북한 핵 문제 등 안보상황을 중요한 조건으로 고려해 전작권 전환 준비를 점검해 나가자고 미측에 제의해 한미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러한 사항은 MCM(군사위원회 회의), SCM(한미 안보협의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튼튼한 안보를 최우선 가치에 두고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제안했다"는 미국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 대해서는 "미 측에 연기를 제안한 적은 없다"고 이를 부인했다.

이와함께 "해석의 차이였는지, 발언의 실수였는지 모르겠다"며 "지난 3월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안보 위협이 고조됐을 때 적절한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우리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국방부의 공식 발표를 참고하라"면서 "미국 측에 국방부가 논의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제안한 것은 아니지만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논의는 진행중이라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밝힌 것.

이를 해석하면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구체적인 의제로 못박은 것은 아니지만 이를 포함해 포괄적으로 전작권 전환에 대해 재논의하자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한미간에 2015년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하고 이행계획까지 다 나온 상황에서 다시금 우리 측의 제안으로 재연기 얘기가 나오면서 또 다시 지난한 협상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우리 측이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됐다는데 있다.

군사전문가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은 "전작권 전환 논의를 마무리하고 앞으로 동북아 한미군사동맹에 대해 논의해야 할텐데 아직도 이미 군사적으로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 재연기다 뭐다 하는 것 자체가 한심하다"고 평가했다.

또 "우리가 재연기를 제안하면 미국은 마지못하는 척 하면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 뒤 "귀책사유가 한국에 있다는 이유로 비용을 다 우리 측에 전가하는 등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왜 국제사회의 슈퍼파워인가 하면 미국은 우리 요구사항에 맞게 자신들의 국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우리정부가 공식적으로는 "2015년 전작권 전환"을 공언하면서도 비공식적으로는 미국 측에 재연기를 포함한 재논의를 제안한 것이어서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밝힌대로 우리 정부는 이미 지난 3월 이같은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지만 김관진 국방장관은 얼마지나지 않은 지난 4월 1일에 청와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전략동맹 2015에 따라 2015년 12월을 목표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새로운 연합방위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은 오는 2015년 전작권 전환을 위한 작업을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하고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작권 전환 역시 한미연합방위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준비, 이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전작권 전환 시기를 못박지 않는 방식으로 여지를 남겼다.

3차 핵실험 등 북한의 위협이 이같은 입장변화의 가장 큰 이유라고 국방부는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전작권 전환에 반대하는 보수층과 군강경파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김 편집장은 "북핵 위협은 이미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이를 반영해 전작권 전환이 결정됐는데 이를 바꾸는 것은 결국 보수층의 요구에 따른 것 아니겠냐"며 "군 작전과 관련된 문제를 정치적인 이유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작권 전환에 대한 우리 정부의 포괄적 재논의 요청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논의 전개 과정에 따라 공약 파기 논란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대선 전인 지난해 11월 5일 외교안보통일정책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한미 동맹을 포함한 포괄적 방위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2015년 전시작전권 전환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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