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3의 불사파'와 '부여식구파'가 조폭이 아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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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조폭처럼 이름 짓고 조폭 행세하고 다녀도 조폭 아니다"

 

지난 1997년 개봉돼 장안의 화제가 됐던 영화중에 '넘버3'라는 재미난 조폭 관련 영화가 있다.

한석규, 최민식이라는 최고의 배우가 주연이었지만, 이 영화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조연으로 출연했던 당시 무명배우 송강호였다.

송강호는 자신을 신봉하는 부하 3명을 데리고 산속 지옥훈련을 다니면서 '불사파'라는 조직을 만들었고 조폭으로 인정받길 원했지만 담당검사(최민식)는 이들을 '양아치'로만 대할 뿐 '조폭'으로 인정해 주지 않았다.

이에, 이들 '불사파' 조직원들은 자신들을 조폭으로 인정해 주면 알고 있는 범죄사실을 순순히 모두 밝히겠다고 검사에게 사정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 '넘버3'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대법원이 '조폭'의 정의를 명확히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5일 폭력조직처럼 이름을 짓고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고 다녔어도 범죄 목적이 없었다면 '조폭'이 아니라고 확정 판결했다.

대법원 3부는 상해와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부여식구파' 조직원 24명의 상고심에서 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을 확정한 것이다.

문제가 된 '부여식구파'는 1990년대 충남 부여군 일대의 양대 폭력조직으로 활동한 '봉선화파'와 '신동하파'가 와해된 이후 일부 조직원들이 지역 불량배를 규합해 2005년에 결성했다.

재판부는 이들 식구파에 대해 "축구를 한 뒤 단체로 목욕하고 함께 식사하면서 '식구'로 활동하기로 한 사실만으로는 새로운 폭력조직을 결성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이 결성식이나 가입식은 물론 역할분담이나 연락체계 등을 정한 자료도 없는 점, 조직원에게 자금을 지원하거나 조직의 위세를 과시하는 등의 조직적인 범죄를 저지른 일이 없는 점, 탈퇴해도 별다른 보복을 하지 않은 점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또 "활동이라는 것도 경조사 참여와 속칭 '줄빠따', 주점 관리 등에 불과했다"며 "조직을 결성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특정 지역사회의 패거리나 모임에 불과할 뿐 통솔체계를 갖춘 조직적인 결합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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