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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반값등록금 허풍에 등록금 되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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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욱의 기자수첩]2007년 국립대 등록금 10.2% 사상 최고 인상률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 반값 등록금의 최초 발원지는 어디일까?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연일 반값 등록금을 촉구하는 대학생, 시민들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5일에는 부산에서도 반값등록금 촉구 집회가 열렸다.

주말 동안 진행된 유명 블로거들의 반값 등록금 발언자 신상털기 작업 결과, 반값 등록금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2006년 3월 31일 일간지 보도.

"한나라당은 31일 대학 기여입학제를 허용하고 국공립 대학 등록금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인하하는 내용의 지방선거 ''공약 시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지방선거 주요 공약으로 국공립 대학 반값 등록금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재정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기여입학제를 포함한 기금 마련 방안도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첫째 2006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전략으로 개발되었다. 둘째 정작 비싼 사립대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셋째 거품이 낀 대학의 등록금을 깎는 대신 기여입학제 등을 통해 보전해 주는 방식이고 국고 지원 형식은 아니었다. (기여입학제를 사립에게도 허용할 경우 통제 불능의 전형비리가 걱정되니까 통제와 감독이 쉬운 국공립대학만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보름 쯤 지난 4월 14일, 국회에서 대학등록금 부담 반으로 줄이기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대학 총 등록금 규모가 10조 5천억 원인데 이 가운데 8조원 정도가 학부모 부담이니 4조원만 마련하면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공립 대학 뿐 아니라 전체 대학으로 범위가 넓어졌으나 공식적으로는 아직 당론까지 가지 않은 해당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의 주장이자 공약안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주호 의원이 제안을 꺼낸 뒤 다시 보름이 지난 5월 3일의 언론 보도, ''''한나라당은 대학등록금 반값 인하와 세금감면 등 민생경제 회생을 기조로 한 5.31 지방선거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드디어 첫 보도가 나온 지 한 달 만에 반값 등록금은 5.31 지방선거 한나라당 공약으로 등극했다. 박근혜 전 대표도 한 마디,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 나가면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놓쳐선 안 될 것은 이 때 한나라당이 제시한 재원마련 방안이다. 1. 국가차원의 장학기금 2. 삼성 등 기업의 사회헌납기금 3. 저소득층 대여학자금을 장학금으로 전환 4. 사립대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5. 대학연구비를 간접경비로 30%까지 인정 6. 사립대 재원확충을 위한 규제완화.

지금 벌어지는 한나라당 내부 논의와 양상은 같다. 사립대 등록금을 낮추면 사립재단들이 반발하고 부담을 질까봐 가능한 국고나 기금에서 지원, 규제완화로 사립대가 돈을 모을 수 있도록 배려. 사립대 출신 국회의원들이 많고, 사립대 재단에서 정치후원금을 많이 받는 한나라당의 속성이 그대로 드러난 방안들이다.

◈대통령은 왜 공약한 적이 없다고 할까?

반값 등록금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잠시 자취를 감추었다가 2007년 대통령 선거전에 접어들면서 다시 등장했다.

2007년 1월 4일,전재희 정책위 의장은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생등록금 반으로 줄이는 반값 등록금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 강재섭 대표가 황급히 나서 ''등록금을 반으로 꺾어버린다는 게 아니고 다른 데서 가져다 보태 부담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부연 설명 .

2007년 3월부터는 박근혜 경선 후보의 교육 공약으로 반값 등록금이 공식화되었다. 3월 26일 김형오 당시 원내대표 ''''불필요한 정부기관(국정홍보처 등)을 없애고 그 예산을 등록금 지원에 쓰자. 4월에 법을 추진하겠다''''

2007년 9월 한나라당은 대학 등록금 반값 인하 등 서민중산층 관련 입법에 주력한다고 발표.

이명박 대통령 후보 반값등록금 관련 사진

 

2007년 10월, 한나라당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 출범,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가 직접 맡고 그 산하에 등록금절반인하위원회 설치(위원장 임해규 의원), 사교육비절감위원회, 신빈곤층해소위원회, 고용안정대책위원회, 농어민대책위원회, 사회적약자보호위원회 등도 들어있다.

여기까지 살펴보자면 대학 반값 등록금은 이주호 - 박근혜 - 이명박으로 이어진 선거 공약이다. 그런데 어찌된 연유인지 이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2007 대선공약집에서 반값 등록금이 사라져버렸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돼 새 정부가 출범하고 10달이 지난 2008년 9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한 여대생이 반값 등록금 추진의지를 묻자, 이명박 대통령의 답변, ''''내 자신은 그런 공약을 한 적이 없다. 장학금 제도를 확대하는 쪽으로 가는 게 좋겠다''''

등록금절반인하위원회를 거느린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고, 반값 등록금 강력히 추진하겠다던 정책위의장이 복지장관이 되고, 다음 달에 법을 만들어버리겠다고 큰소리 친 사람이 국회의장이 되고, 맨 처음 반값 등록금 구상을 꺼낸 사람이 교육장관이 되었는데 도대체 공약은 어디로 팔려간 것일까? 결론적으로 ''''먹튀'''', 표만 먹고 튄 것이다.

◈ 결국 말만으로 끝난 것일까? 아니다, 등록금은 되려 올랐다!

한나라당이 2006년, 2007년 반값등록금 추진을 들고 나온 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07년 국립대 등록금이 10.2% 인상돼 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사립대도 전년보다 높게 6.6%를 올렸다. 그러나 이때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2%, 2.5%로 최근 10년간을 따질 때 가장 낮았다. (교육과학기술부 연구용역 보고서, ''''대학등록금의 합리적 책정을 위한 실행방안 연구)

등록금 절반 인하 이야기가 나오고 정부가 지원은 하겠다고 하니 대학들이 이때가 기회라며 미리 대폭 올렸을 개연성이 크다. 그렇게 따지면 한나라당은 대학등록금을 올려놓고 도망친 책임을 져야 하고, 최근 한나라당이 대학등록금을 절반으로 깎겠다고 하는 것은 결자해지가 아니라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한 추징 및 피해보상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밝힌 각 정당의 등록금 정책 내용 중 한나라당 편,

등록금 후불제 - 안된다등록금 상한제 - 안된다등록금 물가연동제 - 안된다 (대개 소비자물가 인상 폭의 3~5배 인상)등록금 차등부과제 - 안된다재단적립금 상한제 - 안된다

같은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도 5개 중 2개는 찬성, 민주당은 3개, 민주노동당은 4개에 찬성하고 있다. 뭐든 안 된다고 했다가 기필코 할 수 있다며 나서니 어디까지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 당에서 정한 것을 대선공약에서 빼버리고 ''''나는 그런 약속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 대통령 설득이 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자 가장 큰 난관이다. 그리고 ''''먹튀''''한 데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또 다시 표만 바라고 일을 벌인 뒤 대학등록금만 올리고 튀어 버리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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