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부산항·지역 산업계 타격 불가피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이란 전쟁 장기화…중동 전역으로 확대하는 포성
호르무즈 해협 막고 에너지 물류망 틀어막은 이란…강력한 공격 수단
페르시아만에 발묶인 선박 수천척…우리나라 선박·선원도 고립
유가 운송운임 폭등 현실화 해운 물류 업계 비상
자동차 부품 제조업·수출 기업 등 지역 경제 막대한 타격


■ 방송 : CBS 라디오 <부울경 투데이>  부산FM 102.9·울산FM 100.3·경남FM 106.9 (17:00~17:30)
■ 진행 : 박상희 부산CBS 보도국장
■ 대담 : 송호재 부산CBS 해양·건설 출입 기자

◇박상희>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지역 무역 충돌이 12일째를 맞이하면서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이 길어지면 전 세계 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데요, 우리나라, 특히 부산도 이런 여파를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오늘은 해양 수산 분야를 담당하는 CBS 송호재 기자와 함께 분쟁 상황을 살펴보고 해운 물류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짚어보겠습니다.

◇박상희>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동 사태 상황과 해협 봉쇄 배경 등을 설명해 주시죠

◇송호재>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게 표면적인 이윤데요, 결국 이란이 미군 시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전쟁은 중동지역 전반으로 확대됐습니다.

이란은 보복 중 하나로,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고 상선에 대한 공격도 시작했습니다. 이 조치는 단순히 전쟁 중 영해를 봉쇄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해상 무역로를 마비시켜 미국과 동맹국에 경제적 타격을 입히기 위한 일종의 비대칭 공격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박상희> 전쟁을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는 거군요?

◇송호재>맞습니다. 세계 에너지 공급과 해상 물류의 목줄과도 같은 호르무즈 해협을 움켜쥐고, 미국에 저항하겠다는 의집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체 폭이 55㎞ 정도의 좁은 바다인데, 안쪽 페르시아만과 바깥쪽 바다를 오갈 수 있는 유일한 길목입니다. 이 중에도 대형 화물선이 오갈 수 있는 바다 폭은 불과 10㎞ 정도인데, 이 해역 대부분이 해협 북쪽, 그러니까 이란 영해에 들어갑니다. 이란은 이곳을 틀어막고, 위협을 넘어 실제 공격까지 감행하고 있습니다.

중동지역에서 생산한 원유는 선박으로 전 세계에 공급되는데, 반드시 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야 합니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대동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는 의존도가 높은데, 우리나라도 원유의 70%를 이곳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에너지뿐만 아니라 중동을 오가는 정기 컨테이너선의 핵심 교역 지역이기도 합니다. 선복, 그러니까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선박 공간을 기준으로 하면 전 세계의 10%가 이곳을 오갑니다.

결국 이곳이 막히면 에너지 공급망과 해상 물류망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란 입장에서는 어떤 물리적 공격보다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셈입니다.

◇박상희>봉쇄한 지 열흘 정도 지난 것 같은데, 그러면 현재 상황은 어떤지도 알려주시죠

◇송호재>전문 분석 기관들에 따르면 현재 해협 안쪽 바다에 떠 있는 배는 최대 3200여 척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중에 대부분이 원유나 가스를 싣고 가는 에너지 운송선이고, 컨테이너선도 170척 정도 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평소에 하루 120대가 넘었지만, 지금은 이란 국적선 말고는 통행이 완전히 끊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루 평균 통행량은 10대가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란은 예고한 대로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도 감행했는데요, 실제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 공격을 당한 배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열척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최근에는 바다에 기뢰를 설치했다는 소식도 들려왔고 승조원이 사망했다는 기사도 최근에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은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탭니다. 국내 최대 선사인 HMM 역시 어제부터 신규 예약을 중단하고, 이미 화물을 싣고 떠난 3척에 대해서는 우회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박상희>우리나라도 어느 국가보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데요, 현지에 우리 선박이나 선원도 있죠?

◇송호재>지금까지 파악된 우리나라 선박 수는 26척입니다. 대부분 원유와 가스를 싣고 있는 선박이고, 컨테이너 화물선도 한 척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발이 묶인 원유 운반선은 7척으로 조사됐는데, 한 척당 우리나라 전체에서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양의 기름이 실려 있습니다.

선원은 183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우리나라 배에는 146명이 타고 있고, 외국 선박에도 37명의 선원이 체류 중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중에는 우리나라 해양대학에 다니는 실습선원 12명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행히 배에는 한 달 치 이상의 식량과 필수품이 있어서, 당장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공격에 따른 직접 피해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개전 초기에 두바이의 한 항만에 이란 드론이 떨어지면서 공포감이 극대화하기도 했습니다.

선원들은 위험지역에서 하선을 요구할 수 있고, 실습생 역시 실습 중단을 요구할 권리가 있데요, 지금까지 하선한 선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박상희>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짚어보죠 먼저 기름값이 크게 올랐는데 어떤 영향이 있나요

◇송호재>네 전쟁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사태가 길어지면 150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무역협회는 유가가 이미 80% 이상 급등한 만큼 향후 수출액이 3% 이상 줄어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치솟아서 한때 1500원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도로에서 보셨겠지만, 대부분 주유소가 리터당 1800원이 넘는 가격으로 휘발유와 경유를 팔고 있습니다. 2천 원이 넘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특히 경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화물차 운전자, 배달 물류 종사자, 농어민 등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석유를 원자재로 하는 각종 공산품 가격도 오름세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용 전기 요금까지 인상되면 핵심 산업 전반이 원가 상승의 압박을 받게 됩니다.

◇박상희>바다가 봉쇄됐으니 해운 물류 업계는 당연히 비상이겠네요?

◇송호재>맞습니다. 글로벌 해운 업계는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습니다. 물류망을 지탱하는 핵심 지표들이 일제히 요동치고 있는데요, 가장 먼저 운임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임은 개전 직후 10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특히 중동과 중국을 오가는 선박 운임은 17배나 뛰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선박 보험도 사실상 막혔습니다. 글로벌 보험사들은 걸프 해역에 대한 보험 담보를 중단하거나 인수 자체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전쟁 위험 보험료는 선박 가치의 최대 3% 수준으로 수십배 올라서, 배를 띄우기도 어렵고, 띄우더라도 오히려 손해인 상황이 됐습니다.

컨테이너선도 상황이 심각합니다. 대부분 컨테이너 화물선은 정기선, 그러니까 특정 노선과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선박인데요, 버스나 도시철도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중동 지역도 이 정기선이 오가는데,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노선이 사실상 끊긴 겁니다.

이 때문에 목적지로 가지 못한 배들이 해협 입구 항만을 대체 기항지로 정해서 짐을 내려놓고 있습니다. 예정에 없던 선박 입항과 하선이 계속되면서 적치율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여파는 싱가포르 등 동남아 항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또 노선에 발이 묶인 배가 늘어날수록 화물을 실을 배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이 역시 운임 상승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박상희>세계적인 무역항인 부산항, 그리고 우리 부산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되겠군요? 부산항의 상황은 어떤지요?

◇송호재>부산항의 경우 중동을 오가는 물량이 그리 많지 않아서 단기적인 타격은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동을 오가는 정기 노선은 4개, 물량은 전체의 4% 수준이고, 부산항의 핵심인 환적 물량은 1% 미만입니다.

하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라이너리티카 등 전문 분석 기관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컨테이너 화물 적재 공간은 전 세계 10%인 340만 TEU에 달합니다. 막대한 양의 배가 해협 안팎에 발이 묶이거나 훨씬 길이 먼 희망봉으로 우회를 선택하면서 선박 회전율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중동지역 항만 혼잡은 동남아로 이어지고, 상황이 계속될 경우 부산항을 비롯한 우리나라 항만 운영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됩니다.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운임 인상 등으로 부산항 역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전 직후 기준으로 부산항에서 만 삼천 티이유급 대형 컨테이너선이 연료를 넣으려면 한 척당 하루에 1억 8천만원에 달하는 연료비가 추가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상희>수출입 비중이 높지 않다고는 해도, 중동에 물건을 보내거나 유가의 영향을 받는 제조업체 등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겠군요?

◇송호재>맞습니다. 부산에는 전통적인 제조업체가 많은데요, 특히 자동차 부품업체 등에 아주 큰 타격이 우려됩니다. 완성차 수출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 고유가 등에 의한 원가 압박까지,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탭니다. 윤활유나 페인트, 고무 등 석유 화학 제품을 가공하는 업체나 에너지 소비가 많은 철강 관련 산업도 타격을 받을 전망입니다.

중동에 화물을 보내거나 보낼 예정이었던 기업, 특히 지역 중소기업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데요. 실제 피해도 속출해서 부산에서 피해 사례 4건,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에도 7건의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해상 운송은 아니지만 전쟁 여파로 항공편이 끊기면서 4억 원이 넘는 손해를 보게 된 업체나, 거래 파기, 수백 억원에 달하는 운송비 증가 등 직접적인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박상희>이미 피해가 크지만, 장기화에 대비해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부나 관계 기관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요?

◇송호재>정부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범 정부 공조 체계를 가동하고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산업 전반의 공급망 점검과 보호, 수출입 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지원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비상대책반을 24시간 운영하면서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만약 하선을 요구하는 선원이 있거나 배를 버리고 선원이 내려야하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비상 수송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부산시는 3500억 원 규모의 지원 자금을 마련해 피해 업체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개별 업체가 극심한 피해를 겪게 되는 만큼 신고 센터를 가동해 피해 사례를 확보하고 지원 대책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박상희>에너지와 물류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주축들이 흔들리면서 지역 기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대 빈틈없는 모니터링과 선제적인 금융지원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기승전이슈 오늘은 송호재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