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리 축하해주는 최민정. 연합뉴스든든한 조력자였던 선배 최민정의 올림픽 은퇴 소식을 접한 김길리(이상 성남시청)가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김길리는(한국시간) 21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결승에서 김길리는 최민정과 나란히 레이스를 펼치며 막판까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였다. 경기 후반 2위로 달리던 김길리는 폭발적인 스퍼트로 최민정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후 최민정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민정은 아끼는 후배인 김길리에게 에이스 자리를 물려주게 돼 뿌듯하다는 소회를 남겼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들은 김길리는 "진짜요?"라고 반문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굵은 눈물을 떨군 김길리는 "그렇게 말해주니 정말 고맙다. 언니가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이어 "최민정 언니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언니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기뻐하는 김길리. 연합뉴스
김길리는 최민정의 이 종목 올림픽 3연패를 저지함과 동시에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경기가 끝난 뒤 최민정은 눈물을 흘리는 김길리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격려했고, 시상대 위에서는 후배의 성장을 축하하며 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길리는 금메달 소감을 묻는 말에 "여자 3,000m 계주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었던 목표를 이뤄 기쁘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또한 "어릴 때부터 존경하던 최민정 언니와 함께 시상대에 서는 꿈을 이뤄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레이스 막판 최민정과 함께 치고 나간 전략에 대해서는 "서로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 따로 작전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민정이 보유한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7개) 기록에 도전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전설 최민정이 올림픽 마지막 레이스를 마친 날, 김길리는 그 바통을 이어받으며 자신의 시대를 화려하게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