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신고점 랠리를 펼치며 5800선을 돌파해 6000선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말 41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가 벌써 40% 넘게 상승한 것이다.
은행에 잠자고 있던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코스피 랠리를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머니무브는 반도체 실적 전망치 상향과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어, '칠천피' 전망까지 나온다.
은행 자금이 증시로 이동한 '머니무브'가 핵심 동력
한화투자증권 안현국 연구원이 집계한 은행 저축성 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42조원 감소했다. 연말에는 통상 약 20조원가량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이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20조원 이상 추가 유출이 발생한 것이다.
안 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기존 주식시장 내 자금 이동이 아니라, 새로운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를 가져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표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예탁금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 지난 2일 기준 111조 2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 12월 14조 4천억원에서 올해 1월 27조 1천억원으로 한 달 만에 약 88% 증가했다.
거래대금 증가세는 이어지는 추세다. 이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9조 3338억원으로 집계되며 3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난달보다 8.4% 늘어난 수준이며,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약 140% 증가한 규모다.
거래대금 증가는 시중 대기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지수 상승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와 신규 자금 유입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2026년 일평균 거래대금을 45조 6천억원으로 전망한다"며 기존 전망치보다 11조 8천억원 상향 조정했다.
서학개미 복귀 조짐…"유동성 장세 재현 가능성"
연합뉴스서학개미의 '국장 복귀' 흐름도 감지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한 지난달 해외주식 거래 규모는 528억달러로 전월 대비 1.4% 증가했지만, 지난해 4분기 월평균과 비교하면 18.3%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11.8% 줄어든 수준이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가 국장 복귀 흐름을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감면받을 수 있지만, 당초 2월로 예정됐던 도입 시점은 다소 늦어지고 있다. 시행이 지연되면서 당장의 복귀 수요를 자극하는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제도 도입 이후에는 서학개미의 국내시장 유턴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IA 혜택을 받으려면 해외주식을 매도해 원화로 환전한 뒤 1년간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과거 사례와 유사한 흐름도 관찰된다. 코로나19 이후 코스피 상승기였던 2020년에는 4월부터 5개월 연속 예금 잔액이 감소하며 총 24조 8천억원이 줄어든 바 있다. 당시에도 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며 지수 상승을 이끈 만큼, 이번에도 유동성 장세가 재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안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업종의 PER은 코로나19 충격 당시 저점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반도체주 중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증권가 상단 줄줄이 높여… "7870선 까지 가능"
증권사들은 이같은 유동성이 반도체 실적 예상치 상향과 함께 코스피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순이익은 올해 258조 5천억원, 내년 288조 2천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반도체 업종의 순이익이 2년 이상 연속 증가할 경우 코스피 고점은 7870선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목표치를 7300선으로 제시했고, 한국투자증권도 전망치를 7250으로 높였다. JP모건은 강세 시나리오에서 지수 상단을 7500으로 제시했으며, 씨티그룹 역시 기존 5500이던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7000으로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상반기 중 반도체 주도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는 상반기 상승, 하반기 횡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