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리는 미국 피겨 선수 앰버 글렌. 연합뉴스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무대에서 팝의 전설 마돈나와 미국 국가대표 앰버 글렌의 특별한 교감이 화제를 모았다.
마돈나는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 프로그램 경기에 앞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넌 훌륭한 스케이터이며 강하고 아름답고 용감하다"며 "금메달을 따길 바란다"고 글렌을 격려했다. 마돈나가 직접 나선 이유는 글렌이 쇼트 프로그램 음악으로 자신의 히트곡 '라이크 어 프레이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피겨 스케이팅 프로그램 음악의 저작권 문제가 큰 화두였다. 대중음악 저작권을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이 무대에 서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이에 대해 글렌은 "마돈나가 사용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아쉽겠지만, 거절 메시지라도 받는다면 영광일 것"이라며 존경심을 표한 바 있다. 마돈나는 흔쾌히 곡 사용을 허락하는 것은 물론 따뜻한 응원까지 건네며 화답했다.
하지만 든든한 지원사격에도 불구하고 경기 결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글렌은 연기 후반부 트리플 루프 점프를 2회전으로 처리하며 해당 요소에서 0점 처리를 받았고, 총점 67.39점으로 전체 13위에 그쳤다. 사실상 메달권에서 멀어진 앰버는 키스 앤드 크라이 존에서 점수를 확인한 뒤 눈물을 쏟아냈다.
마돈나(오른쪽 아래). 연합뉴스글렌은 프리 스케이팅 곡인 세브 맥키넌의 '더 리턴' 역시 저작권 논란에 휩싸였으나, 단체전 출전 직전 아티스트와 직접 연락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 저작권 문제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고난이었다. 스페인 국가대표 과리노 사바테는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OST 사용을 두고 유니버설 픽처스의 반대에 부딪혀 프로그램을 급히 수정해야 하는 위기를 겪었으나, 극적인 합의 끝에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이 같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저작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콜린 스미스 사무총장은 "현재 대형 음반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선수들이 음악 사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글렌은 대회 기간 성소수자 권리 보호 활동에 따른 무분별한 사이버 테러에도 시달렸다. 평소 양성애자임을 밝히며 인권 신장에 앞장서 온 앰버는 최근 정부의 성소수자 정책을 비판한 이후 집중적인 공격과 위협에 시달렸고, 결국 SNS 계정을 폐쇄했다.
이러한 심적 부담 속에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에 나선 그는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범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마지막 주자 일리야 말리닌의 활약으로 미국이 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쥐었으나, 글렌은 지속되는 사이버 폭력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당분간 혼란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심경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