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마술' 김상식 감독 사진에 영화 해리포터의 마법사 복장을 입힌 합성 사진. 베트남 온라인 매체 Z뉴스 페이스북 캡처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박항서 감독에 이어 김상식 감독 체제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거두면서, 한국인 지도자들을 향한 동남아시아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최근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꺾고 3위를 차지하자 태국의 '싱크커브', '시암스포츠' 등 주요 스포츠 매체들은 한국인 감독들의 성공 비결을 집중 조명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U-23 아시안컵 4강 이상의 성적을 낸 팀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뿐이다. 2018년 박항서 감독 체제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베트남과 2024년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4강에 오른 인도네시아의 공통점은 모두 한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는 점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를 단순한 우연으로 보지 않았다.
가장 먼저 꼽힌 성공 요인은 선수들의 '심리적 변화'다. 2017년 박항서 부임 전만 해도 베트남 선수들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박항서 감독은 철저한 준비만 뒷받침된다면 어떤 상대와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며 심리적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상식 감독 역시 이러한 기틀을 성공적으로 계승하며 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저한 규율'도 핵심적인 특징이다. 한국인 감독들은 선수단의 전반적인 태도를 바로잡는 데 집중했다. 훈련 일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전술적 지시를 따르는 것을 필수 원칙으로 세웠다. '시암스포츠'는 이들이 개인의 재능이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기보다 시스템을 우선시하며,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게 해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고 분석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베트남 축구팬들. 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처
현지 특성에 맞춘 '유연한 전술 운용'도 돋보였다. '싱크커브'는 한국인 지도자들이 자신의 철학을 강요하기보다 베트남 선수들의 신체적 특징에 기반해 경기 방식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베트남은 복잡한 점유율 축구 대신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빠른 공수 전환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일정한 템포를 유지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문화적 이해도 역시 유럽 출신 지도자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아시아 문화에 익숙한 이들은 선수들의 사고방식에 빠르게 적응했다. 박항서와 김상식은 훈련장에서는 엄격한 지도자였으나, 라커룸에서는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두터운 신뢰와 유대감을 쌓았다. 이러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전술과 규율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한국인 지도자들의 명확한 철학과 베트남 선수들의 투지가 맞물리면서 베트남 축구는 아시아 무대에서 더 이상 약체가 아닌, 확고한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자리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