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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도시를 바꾼다, 춘천의 Great Books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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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강원 춘천시가 미국 세인트존스대학의 교육 철학인 'Great Books'를 전면 도입해 고전을 중심으로 한 깊이 있는 토론 교육을 추진한다. 'Great Books(그레이트북스, 이하 GB)' 교육은 AI 시대를 맞아 인간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기르는 핵심 교육 패러다임으로, 전 세계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텍스트에 근거한 사고, 타인과의 토론을 통한 의미 확장, 그리고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내는 힘은 기술 발전이 가속할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강원CBS는 '깊이 읽고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이야말로 지역과 국가의 미래 경쟁력이라는 취지에서 연말기획보도를 마련했다. 1편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GB 확산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춘천시의 사업 추진 배경과 운영 실태를 집중 조명한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인천 남부교육지원청이 지역 교사·학생·학부모와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현장형 Great Books 실천 사례'를 통해 공교육 체계 안에서 GB가 어떻게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마지막 3편에서는 전문가의 분석과 제언을 통해, 한국형 GB 모델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지역 간 협력과 국가 차원의 정책적 기반은 어떻게 마련되어야 하는지를 깊이있게 짚어보고자 한다.

강원CBS 2025년 연말특집기획 <춘천, 고전에서 미래를 찾다①>
고전 기반 깊이토론, 문해력·사유력·협업 역량 키우는 세계적 교육모델
2023 도입 제안 → 2024 시범운영 → 2025 MOA 체결… '춘천형 GB 생태계' 구축
200명 규모 여름캠프·11개교 정규과정·GB 교육센터 개소 등 전국 최초 도시 단위 확산

춘천 퇴계초등학교 그레이트 북스 수업. 춘천시 제공춘천 퇴계초등학교 그레이트 북스 수업. 춘천시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 "고전이 도시를 바꾼다, 춘천의 Great Books 대전환"
(계속)

춘천, 미국 세인트존스 'Great Books' 전면 도입  

강원 춘천시가 미국 세인트존스 대학의 고전 기반 토의·토론식 교육모델인 'Great Books(그레이트북스)' 프로그램을 지역 교육현장 전반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며 미래 교육도시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인트존스식 깊이토론은 고전·명저를 읽고 텍스트에 근거한 논증을 통해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사고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단순한 독서토론을 넘어선 세계적 교육모델로 평가받는다.

미국 세인트존스 대학은 전공 구분 없이 4년간 100권의 고전·원전을 토의하는 독창적 커리큘럼으로 유명하며, 졸업생 박사학위 취득률은 미국 전체 상위 2%(인문학 분야 1위, 과학·공학 분야 상위 4%)에 달한다.
이러한 GB 방식은 학생–학생–튜터 간 삼각 상호작용과 텍스트 기반 논거 제시에 초점을 두며 문해력·비판적 사고력·협업 능력 향상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춘천시는 2023년 10월 인천대학교 이용화 교수의 도입 제안을 계기로 12월 세인트존스 교수진을 초청한 춘천 포럼을 개최하며 지역 교육계의 GB 첫 논의를 열었다.

이어 지난해 5월 아동·청소년·시민·영어 4개 과정, 100여 명이 참가한 시범 세미나를 열고 춘천시와 세인트존스대학, 춘천교육지원청이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해 GB의 지역 도입을 공식화했다.

같은 해는 춘천 효제초(춘천 더나은원도심+학교 사업), 춘천여고, 전인고에서 학교 내 GB 과정이 시범 운영고 중등·고등·고등영어 3개 과정 총 18회로 구성된 2024 글로벌 인재양성 캠프가 운영돼 62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세인트존스 대학 교수 Louis Petrich가 직접 진행한 청소년 영어 세미나에 13명의 학생이 원전 기반 토론을 경험하고 교사 워크숍에는 초·중·고 교사 45명이 참여하는 등 학교 현장 확산의 기반을 갖췄다.

육동한 시장은 지난 6월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시청에서 세인트 존스 대학(총장 :J. 월터 스털링, 사진 오른쪽)과 'Great Books(그레이트 북스)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A)을 체결했다. 진유정 기자육동한 시장은 지난 6월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시청에서 세인트 존스 대학(총장 :J. 월터 스털링, 사진 오른쪽)과 'Great Books(그레이트 북스)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A)을 체결했다. 진유정 기자

2025년은 춘천형 Great Books 모델이 본격적으로 확장된 해

춘천시는 2025년 6월 18일 미국 아나폴리스시청에서 세인트존스 대학과 MOA를 체결하며 춘천 학생의 세인트존스대학 여름 단기 세미나 참여, 세인트존스대학 튜터의 춘천 파견, 춘천–아나폴리스 간 학생 홈스테이 프로그램 운영 등을 포함한 국제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2025년 1학기에는 교동초·효제초·강서중·사대부고·춘천여고 등 5개교에서 각 4~6차시의 GB 세미나가 운영됐고, 교사 23명이 8차시 튜터 양성 과정을 이수했다.

 '2025 글로벌 인재양성 GB 여름캠프'는 초등 5개, 중학 5개, 고등 7개, 대학 3개 등 총 20개 과정으로 구성됐으며, 학교 신청 100명·개인 신청 100명 등 총 200여 명이 참여해 국내 최대 규모의 고전 기반 토론캠프로 자리 잡았다.  

2025년 2학기에는 성원초·퇴계초·강원고에서 6~10차시의 GB 세미나가 운영됐고, 교사 16명이 8차시 튜터 과정을 추가 이수했다.

올해 10월 30일 한림대학교 Great Books 교육센터가 개소하며 춘천형 GB 생태계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센터는 GB 학습 프로그램 기획·운영, 튜터 자격증 과정 개발, 세인트존스대학과의 교육협력 추진 등 도시 차원의 GB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

내년 3~11월에는 초·중·고 11개교에서 GB 세미나를 운영할 예정이다. 2026년 1월 교사 4명이 미국 세인트존스대학 '겨울 아카데미'에 일주일간 참여하고, 7~8월에는 고등학생·교사 10명이 여름 아카데미에 참여해 원조 GB 방식을 직접 체험한다.

또한 2026년 5~6월에는 세인트존스대학 튜터 1명이 춘천에 파견돼 현장 자문과 튜터 양성 과정에 참여, 한국어반·영어반 각각 8차시로 운영되는 튜터 양성 과정도 본격 추진된다.

우수 참여자는 글로벌 인재양성캠프와 2학기 학교 GB 세미나의 보조 튜터로 투입된다. 2026년 7월에는 4주간 19개 과정(초등 5·중등 5·고등 5·대학 4), 2027년 1월에는 6개 과정(초등 1·중등 1·고등 2·대학 2)으로 구성된 글로벌 인재양성 캠프가 운영되며, 세인트존스 대학 교수·재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구조가 유지된다.

이재경 춘천시 교육도시과장은"Great Books 프로그램은 단순한 독서활동이 아니라, 학생들이 텍스트 속에서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깊이토론' 교육이다. 2023년 도입 제안 이후 2024년 시범 운영, 2025년 MOA 체결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춘천만의 운영 역량과 교사 튜터 양성 체계를 갖췄다"며 "GB를 특정 학교 프로그램이 아닌 춘천 전역의 공교육 구조 안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 초·중·고·대학을 연계한 '춘천형 GB 생태계'를 완성해 학생들의 문해력·사유력·토론 역량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한림대 Great Books 교육센터 개소식. 춘천시 제공한림대 Great Books 교육센터 개소식. 춘천시 제공

"세인트존스식 GB 교육, 인천대·민사고·전인고까지 확산"

한편 인천대학교는 2019년 GB 프로그램 개설, 2022년 INU GB 센터 설립, 2024년 세인트존스대학과 MOU 체결 등 국내 대학 차원의 확산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인천교육청과 연계해 지역 고등학교 GB 세미나도 운영 중이다. 민족사관고·춘천 전인고와도 파트너십을 맺어 세인트존스대학 입학 장학금, 세미나 참여 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방위 확산은 춘천이 국내 최초로 지자체–학교–대학–해외대학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된 '도시 단위 Great Books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2023년 도입 제안 이후 불과 3년 만에 춘천시는 미국 대학과의 공식 협약 체결, 학교 정규과정 확대(5개교→11개교), 200명 규모의 글로벌 GB 캠프 운영, 한림대학교 GB 교육센터 개소, 튜터 자격증 체계 구축, 세인트존스 대학 아카데미 연수 프로그램 운영 등 다층적 성과를 달성했다.

 '텍스트 중심 깊이토론'이라는 세계적 교육모델을 지역의 공교육과 시민 교육으로 확장한 춘천의 시도는 AI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문해력·사유력 기반의 미래 교육도시 모델로 주목받고 있고, 한국식 고전·토론 교육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변화 속도가 빠른 AI 시대일수록 깊이 읽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도시를 결정짓는 핵심역량이다"며 "춘천은 지자체와 학교,대학,해외대학이 연결된 국내 최초의 고전기반 토론교육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Great Books를 통해 학생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생각을 만들고, 지역은 그 생각 위에 새로운 가치를 쌓아 올리는 도시가 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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