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제공운동으로 증가하는 근육호르몬 '바이글리칸'이 노인의 근감소증과 지방간을 동시에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16일 국립보건연구원이 운동 시 분비되는 바이글리칸의 역할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65세 이상에서 근감소증 유병률은 13.1%에 이르며, 70~84세에서는 남성 21.3%, 여성 13.8%로 더 높아진다.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해 낙상·골절,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되며 사망 위험을 약 3배 증가시키는 심각한 질환이다.
연구진은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 전사체 데이터와 혈장 단백체 분석을 활용해 노화 과정에서 감소하는 마이오카인을 조사했고, 그중 바이글리칸이 노인과 노화된 실험동물의 근육과 혈액에서 크게 줄어 있음을 확인했다. 마이오카인은 운동 시 근육에서 분비돼 염증 조절, 면역 기능, 에너지 대사 유지 등 다양한 생리 작용을 돕는 물질이다.
실험 결과는 운동 효과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줬다. 노화된 쥐를 대상으로 4개월간 운동을 시행한 결과 근기능이 회복되고 근육 내 바이글리칸 양도 증가했으며, 근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근위축을 완화하는 작용이 확인됐다. 근육세포 실험에서도 바이글리칸 감소는 세포 크기·수의 감소로 이어졌지만, 외부 처리 시 근위축이 억제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의 주요 성과는 바이글리칸이 근육뿐 아니라 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근육에서 분비된 바이글리칸이 간으로 이동해 노화로 인한 지방간 발생을 억제하고, 세포 노화와 산화 스트레스를 낮춰 지방 축적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 근감소와 지방간이 서로 영향을 주며 악화되는 과정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바이글리칸이 노화로 인한 근감소와 지방간을 동시에 완화하는 핵심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가 향후 항노화 연구와 노인성 만성질환 예방 전략 마련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장 직무대리는 "급속한 고령화와 노인성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노인의 근감소 예방의 중요성을 밝히는 연구"라며 "앞으로 국립보건연구원은 노인성 질환 예방관리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