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 강화됐던 자동차의 연비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발표한 규제안의 핵심은 2031년식 차량을 기준으로 기업평균연비제(CAFE) 최저 기준을 갤런당 50마일에서 34.5마일로 낮추는 것이다.
CAFE는 자동차 제조사가 판매하는 모든 차량의 연비를 종합 평균해 충족해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내연기관차보다 연비가 높은 전기차를 많이 팔수록 기준을 맞추기 유리하다.
반대로 픽업트럭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처럼 평균 연비를 낮추는 차량을 많이 판매하더라도, 전기차 판매량을 충분히 확보하면 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는 연비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자동차 제조사들이 내연기관차의 연비를 개선하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연비가 낮은 대형차 판매에 주력해온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등은 연비 규제 완화를 꾸준히 요청해왔다.
여기에 전기차나 수소차 등 이른바 친환경 차량보다 내연기관차를 선호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고물가로 인한 정치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내연기관차 업체에 힘을 실어 가격 인하를 유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바이든의 규제 강화 때문에 자동차 생산비용이 올랐다"며 "이번 규제 완화 조치로 소비자는 신차 가격에서 최소 1천달러(약 146만원)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차량에 연방 정부 차원에서 무게를 실었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노력 중 하나를 약화시키고, 자동차 산업을 더 큰 불확실성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