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영공 비행을 사실상 금지하는 공개 경고에 나서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모든 항공사와 조종사, 마약상과 인신매매자들에게 전한다. 부디 베네수엘라의 상공과 주변의 영공 전체를 폐쇄된 것으로 간주하라"고 적었다.
이같이 밝힌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추가로 내놓지 않았지만,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을 상대로 한 군사 작전의 확대를 시사해왔다는 점에서, 영공 폐쇄는 이를 위한 사전 조치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실제로 군이 공습을 가하기 전 처음으로 취하는 조치가 영공 폐쇄인 경우가 있다면서, 이번 조치가 베네수엘라 국민과 경제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만약 미국이 베네수엘라 영공을 '비행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고 강제이행을 시도할 경우, 군의 대대적인 작전과 상당한 자원 투입이 요구될 거라고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이터 기자들이 접촉한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놀랐으며, 베네수엘라 영공을 강제 폐쇄하기 위해 진행 중인 어떤 군사 작전도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즉각 반발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두고
"베네수엘라의 영공 주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식민주의적 위협"이자 "베네수엘라 국민을 상대로 한 또 하나의 지나치고 불법이며, 정당성이 없는 공격 행위"로 정의하며 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부터 미국으로의 마약 밀매를 차단하겠다는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 전단을 보내는 등 군사력을 대폭 늘려 왔다. 마약 운반책이 의심되는 선반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축출을 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추수감사절을 맞아 세계 각지의 미군과 화상으로 통화할 당시, 조만간 해상을 넘어 지상에서도 베네수엘라의 마약 밀매자 차단에 나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또한 지난 21일 "심각해지는 안보 상황과 군사활동 고조"를 이유로 들어, 베네수엘라의 영공을 비행하는 항공사에 주의보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