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 방학사계광장 여름마당에서 열린 우이신설 연장선 도시철도 건설공사 기공식에서 오언석(오른쪽) 도봉구청장과 대화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강북 곳곳을 누비벼 '강북전성시대'를 외치고 있다.
강북은 낡은 주택이 많고, 교통 여건도 좋지 않아 수십 년간 강남과의 구조적 격차가 누적돼 왔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금 강북 곳곳은 가장 역동적인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오 시장이 그동안 밑줄 쳐온 '강북전성시대'를 읽다보면 주거환경 개선, 일자리 창출, 교통 인프라 개선이라는 세 개의 뚜렷한 줄기가 보인다.
① 주거환경 개선: "더 이상 멈추지 않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중랑구 중화동 모아타운 현장을 찾아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오 시장은 25일 중랑구 중화동 모아타운 현장을 찾아 "정비사업에 병목현상은 있을 수 없다"며 "체계적인 지원으로 강북권 주택공급을 대폭 앞당겨 강북전성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곳 뿐 아니라 신속통합기획을 앞세운 채 강북 곳곳에서 주거 공급 속도전을 공세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공공 인센티브 확대까지 총동원해 미아2 재정비촉진지구와 같은 '미니 신도시급' 재개발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오 시장은 미아2지구 4천세대 공급 계획을 언급하면서 '집이 있는 서울의 첫 번째 퍼즐은 강북'이라는 말도 남겼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이민경 대변인은 "그동안 강북 도심 개발이 정체되면서 강남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며 "오 시장은 앞으로 주거뿐 아니라 산업거점 조성과 교통까지 직접 챙기며 강북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② 일자리 창출: "강북을 수도권 신경제 거점으로"
이 대변인의 설명대로 오 시장의 강북전성시대 프로젝트의 두 번째 축은 일자리 중심 경제 재건이다.
오 시장은 전날 오후엔 이전을 앞둔 창동차량기지를 찾아 이곳에 바이오·AI 중심 산업단지를 건설해 "강북 경제 재도약의 상징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연구시설, 산업부지, 상업·문화 시설, 주거가 함께 들어가는 '직주락' 모델로 설계해 강북에 고급 일자리와 성장 산업을 동시에 담아내겠다는 복안다.
신내 차량기지 일대, 면목선 차량기지, 공영차고지 부지 등을 묶은 '입체복합 도시' 조성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는 이를 홍릉 바이오허브와 묶어 '메가 바이오 벨트'로 키우겠다는 큰 그림을 갖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북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다선으로 활동해 왔음에도 도심 개발이 제때 추진되지 못했다"며 "이런 구조적 지연이 강남·북 격차를 키운 원인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③ 교통 인프라 개선: "지금까지의 강북이 아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 방학사계광장 여름마당에서 열린 우이신설 연장선 도시철도 건설공사 기공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오 시장이 쥐고 있는 강북대개조의 세 번째 수단은 교통이다.
서울시는 최근 우이신설선 연장 착공에 들어갔다. 2010년부터 숙원사업으로 꼽혀 온 이 노선은 2032년 개통 시 방학역을 새로운 환승 거점으로 만들며 동북권 접근성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여기에 강북에서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및 상부 공원화 ▲지상철도 지하화 ▲'제2의 연트럴파크' 조성 등 대규모 구조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교통 체증이 뚫리고, 공원이 생기고, 공공·문화시설이 확충되면 일자리·주거·생활권이 완성되는 입체 성장 축이 이어지는 구조다.
정비사업 체감도는 빠르게 느껴지고, 교통 개선은 지역 불만 해소와 직결된다. 또 산업단지 조성과 문화시설 확충은 인구 유입과 지역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결국 강북전성시대는 집 짓고, 일자리 만들고, 길을 뚫어 서울의 절반을 뒤집어 한국 수도의 성장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변혁 프로젝트다.
'선거용 이벤트, 이슈의 재프레임화' 비판도
오 시장의 이런 정치·행적 드라이브는 내년 지방선거를 포함한 향후 정치 일정에 맞춰졌다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오 시장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명태균 의혹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종묘 앞 재개발 및 한강버스 관련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이슈의 '재프레임화' 성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또 강북 주거환경개선 속도전이 촉발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의 영향도 부담이다.
공급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동시다발적인 재개발로 인한 주택수급 불균형, 그에 따른 주택가격·전세가격 급등, 그로 인한 서민과 고령층의 주거비 부담 증가, 기존 커뮤니티 해체 등 부작용을 야기할 거라는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