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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과 과정을 믿어" 가족·친구들 응원 속 2026 수능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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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경복고 앞 응원 물결 이어져
수험생 긴장된 표정으로 도착…"할 수 있다"
입장 후 학부모들, 기도하고 눈물 보이기도
"결과 중요치 않아…최선 다했으니 만족"
"학생들 마음 추울까 걱정…간식 준비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수험장에 학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송선교 기자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수험장에 학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송선교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를 찾은 학생들의 발걸음은 분주했다.
 
책가방을 메고 도시락 가방을 든 학생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수험장으로 들어섰다. 서울예술고등학교 학생 이세휘(18)군은 긴장을 풀기 위해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켜진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수험장으로 향했다. 그는 "너무 떨리지만 준비한 만큼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그동안 응원해 주셨던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며 "할 수 있다!"라고 크게 소리쳤다.
 
수험장 앞은 응원과 긴장으로 가득한 풍경이었다. 응원 나온 가족과 친구들을 향해 활짝 웃으며 "잘 보고 오겠다"는 학생, 긴장된다며 울먹이는 학생, 무덤덤하게 들어가는 학생 등 학생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학생들이 들어가고 나면 가족들은 기도를 하기도 하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학교 정문으로부터 약 50m 떨어진 하차지점에는 수험생을 태운 승용차·택시가 줄줄이 들어섰다. 입실 종료시간이 20분 이상 남았음에도 몇몇 학생은 급한 마음으로 뛰어 들어갔다. 한 어머니는 뛰는 아이의 뒷모습을 향해 "수험표 챙겼냐"고 묻고는 "아들 파이팅"이라고 소리치며 눈물을 훔쳤다.
 
서울 중앙고등학교 박성민(18)군의 어머니 이은주(48)씨는 서울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아들의 시험을 응원하기 위해 전날 창녕에서부터 서울로 올라왔다. 그는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영양제 등 필요하다고 하는 것들을 챙겨주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 미안하다"면서도 "고생한 만큼 실력이 발휘돼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혹시 실수를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엄마랑 같이 길을 같이 찾아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진희(47)씨와 정길훈(50)씨는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쥐고 애타는 표정으로 수험장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씨는 "아들은 이미 시험을 보러 1시간 전에 들어갔는데,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돼서 계속 기다리고 있다"며 "아이는 담담하게 들어갔는데, 내가 더 떨리는 것 같다. 이게 부모의 마음 같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아이를 응원했다. 정씨도 "아들의 노력과 과정을 믿으니까 마음 편하게 잘 보고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학교 선배를 응원하러 나온 학생들도 있었다. 경희고등학교 학생 지현우(17)군은 "아는 형이 수능을 봐서 딸기찹쌀떡, 초콜릿을 챙겨 응원하러 나왔다"며 "중학교 때 학업 조언을 많이 해준 고마운 형이다. 수능이 쉽게 나왔으면 좋겠고, 좋은 결과로 오후에 다시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일부터는 내가 고3 수험생이 되는데, 오늘 여기 와보니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왈리(41)씨와 황모(35)씨가 '수능대박', '초코바 먹고 힘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수험생들에게 초콜릿바를 나눠주고 있다. 송선교 기자왈리(41)씨와 황모(35)씨가 '수능대박', '초코바 먹고 힘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수험생들에게 초콜릿바를 나눠주고 있다. 송선교 기자
캐나다에서 온 왈리(41)씨와 황모(35)씨는 '수능대박', '초코바 먹고 힘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수험생들에게 초콜릿바를 나눠주고 있었다. 황씨는 "항상 수능 날은 춥다고 하는데, 오늘 날씨가 그렇게 춥지는 않아서 다행"이라면서도 "학생들의 마음은 춥지 않을까 싶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는 한국과 교육 시스템이 다른데, 수능은 초·중·고 12년 동안 쌓아온 것을 한순간에 발휘해야 하는 시험이라고 들었다"며 "친구(왈리씨)가 학생들이 얼마나 압박을 받을지 걱정된다며 응원하고 싶다고 해서 함께 간식 등을 준비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오전 8시 30분쯤 경복고 정문이 닫히자 앞에 남아 있던 학부모와 친구들 등은 응원을 마치고 떠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능은 일반수험생 기준 이날 오전 8시 40분에 시작돼 오후 5시 45분에 종료되며, 전국 1310개 고사장에서 55만 4174명이 응시한다. 이번 총 응시자 수로는 2019학년도(59만 492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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