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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측한 포식자의 이유 있는 '볼매' 변신 '프레데터: 죽음의 땅'[최영주의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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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감독 댄 트라첸버그)

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때로 영화의 러닝타임은 영화관을 나선 후에도 이어집니다. 때로 영화는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비로소 시작합니다. '영화관'은 영화 속 여러 의미와 메시지를 톺아보고, 영화관을 나선 관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 스포일러 주의
※ 외모 비하 내지 외모 평가 아님 주의
 
한때 '볼매'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볼수록 매력 있다'는 뜻을 지닌 '볼매'는 '프레데터: 죽음의 땅'에 어울리는 단어다. 흉측하고 잔인하지만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프레데터가 사랑스러운 합성인간과 귀여운 크리처와 함께 척추가 뽑히고 피와 살이 터지는 신체 절단 액션 모험 활극으로 새롭게 돌아왔다.
 
프레데터로서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우주에서 가장 위험한 행성으로 첫 사냥에 나선 덱(디미트리우스 슈스터-콜로아마탕기)은 죽음의 땅에 도사린 모든 것으로부터 공격받던 순간 휴머노이드 티아(엘 패닝)를 만난다. 최상위 포식자 칼리스크에 맞서게 된 둘은 생존과 각자의 목적을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프레데터' 시리즈의 프리퀄 격인 '프레이'를 통해 시리즈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선보인 댄 트라첸버그 감독이 '프레데터: 죽음의 땅'으로 다시 포식자의 세계를 그려냈다. 흉측한 놈, 해맑은 놈, 귀여운 놈의 '성장 모험 활극'으로 요약할 수 있는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프레데터' 시리즈의 또 다른 가능성을 예고했다.
 
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프레데터' 시리즈라고 하면, 시그니처인 척추 뽑기나 뜯고 찢는 등 잔혹한 액션으로 가득한 남성적인 영화로 유명하다. 감독은 이번에도 '프레데터' 시리즈의 본질과 감각은 이어가되 시리즈와 캐릭터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넣어 캐릭터와 이야기를 확장했다.
 
이번 '프레데터: 죽음의 땅'에서는 '홀로' 척추를 뽑으러 다녔던 포식자 사냥기에서 벗어나 '함께'하는 성장 모험극으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는 영화의 시점이 프레데터이기에 가능한 서사다. 주인공 덱은 일반적으로 보아온 프레데터와는 조금 다르다. 다른 개체보다 작고, 부족 내에서 처리해야 할 약한 개체로 취급된다. 덱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수장인 아버지조차 잡지 못한 최강의 포식자 칼리스크를 사냥하기 위해 가장 위험한 행성으로 떠난다.
 
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덱은 '완성형'으로 보였던 기존 프레데터와 달리 헤매기도 하고, 부족한 점도 보인다. 그러나 사냥을 통해 부족했던 지점을 채우고, 경험을 통해 수많은 것을 배운다. 이렇게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성장 영화'로서도 충분히 그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은 결국 '생존', 넓은 의미로는 '삶'으로 이어진다. 덱은 죽음의 땅에서 기본적으론 생존을 목표로 나아가고, 결국 포식자로서 주어진 삶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간다. 덱이 생존을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또 다른 가능성을 찾는 것이 '죽음의 땅'이라는 부제가 갖는 진정한 의미다.
 
'성장'과 '생존' '삶'이라는 주제는 덱만이 아니라 덱의 칼리스크 사냥 여정에 합류하게 된 합성인간 티아와 정체불명의 크리처 버드에게도 해당한다. 덱과 티아, 버드는 마치 성장기 청소년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물들로, 모두 '결핍'을 갖고 있다.
 
덱은 무력은 지녔지만 감정은 부족했고, 티아는 감정은 있었지만 자유가 없었으며, 버드는 소중한 존재의 부재라는 '결핍'을 지닌 존재들이다. 또한 이들의 공통점은 '혼자'라는 점이다. 결핍은 또 다른 결핍을 끌어당겼고, 이들은 죽음이 도사린 땅에서 혼자가 아닌 '함께'를 택했다.
 
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 과정에서 덱뿐만 아니라 티아와 버드 역시 성장은 물론 생존해 또 다른 삶을 개척한다. 티아는 합성인간, 다른 말로 '로봇'이지만 풍부한 감정과 감수성을 지녔다. '로봇'이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은 일반적인 로봇과 다른 행보를 보여줄 것임을 암시하는 설정이기도 하다.

하반신이 잘린 채 덱과 처음 만난 티아는 덱과 함께하며 그와 우정을 쌓고, 하반신도 찾는다. 그리고 티아는 죽음의 땅에 보내진 원래 목적과 달리 덱과 함께 자신이 찾은 새로운 길을 가기로 한다. 버드 역시 부재를 넘어 일종의 대안가족을 찾게 된다.
 
이처럼 불완전한 존재들이 서로에게 없는 것들을 채워나가며 각자 성장하는 과정, 혼자였던 이들이 함께하는 과정이야말로 '프레데터: 죽음의 땅'이 관객들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이야기이자 이전 '프레데터' 시리즈와 가장 차별화된 지점이다.
 
인간은 1명도 나오지 않지만, 덱과 티아 그리고 버드의 여정은 인간적이다. 어쩐지 인간적인 매력을 갖추고, 이전 프레데터들보다 마초적인 남성성은 줄었지만, 캐릭터와 시리즈 특유의 액션 역시 잃지 않았다. 척추를 뽑고, 몸을 반으로 가르고, 사지를 자르고, 잡아 뜯는 등 포식자 특유의 사냥과 액션은 충분히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티아 역시 하반신 액션으로 볼거리를 던지고, 온갖 다양한 외계 크리처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처럼 변화한 프레데터 서사와 캐릭터처럼, 관객층 역시 기존 시리즈의 팬 뿐 아니라 SF 액션을 좋아하는 관객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흉측한 프레데터의 외모가 진입 장벽이더라도, 이는 초반을 지나면 어느샌가 적응을 넘어 귀엽게 보이며 충분히 해소된다. 보면 볼수록 정드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골룸만큼 크고 반짝이는 눈을 가진 버드의 귀여움이 많은 것을 중화한다.
 
비인간 캐릭터가 많아 연기력을 살펴보기에 어려운 점이 있지만, 대신 덱으로 변신한 디미트리우스 슈스터-콜로아마탕기와 티아를 연기한 엘 패닝, 버드 역을 맡은 (아마도) 버드의 케미와 앙상블은 훌륭하다.
 
전작 '프레이'를 통해 '프레데터' 시리즈의 유산을 잇되 새로운 길을 낸 댄 트라첸버그는 이번 '프레데터: 죽음의 땅'에서도 '프레데터' 시리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확장에 성공했다. 그가 선보인 다음 '프레데터' 내지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해진다.
 
107분 상영, 11월 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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