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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눈덩이 된 최민희 '축의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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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불작전 개시로 공방 더 격화

"해명, 공방 과정에서 이슈가 커졌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최수진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사퇴요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최수진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사퇴요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국정감사 중 자녀 결혼식을 치러 고액의 축의금을 거뒀다는 '이해충돌' 논란이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당 지도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만큼은 정쟁을 삼가자고 제안했지만, 당내에서 '맞불 작전'까지 개시되면서 공방은 더 격화하는 분위기다.

양자역학 언급에 파장 확산

사실 처음엔 그리 큰 이슈가 아니었다. 딸 결혼식 청첩장에 축의금 카드결제 기능까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진 뒤 '너무 노골적인 것 아니냐'는 쓴웃음이 정치권 곳곳에서 나오는 수준이었다.

정치인 경조사가 이해충돌 소지를 피하기 어려운 건 자명하지만, 현행법상 부조금 수수 자체를 막을 뚜렷한 규정이 없는 터라 매번 '도덕적 비판'에 그쳐왔다.

최 위원장 축의 논란을 처음 알린 한 극우 유튜버가 국민의힘에 "이것마저 제대로 못 싸운다면 너무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분발을 촉구했던 것도 그런 소극적 분위기를 반영해서였다.

그러다 파장이 커진 건 혼사 이후였다. 여야 간 공방을 몇 차례 겪으면서 눈덩이처럼 불었다.

결혼식 직후 최 위원장이 "화환을 받지 말라고 딸에게 얘기하지 않은 건 제 불찰"이라고 해명하면서 굳이 덧붙였던 말이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최민희 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최민희 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최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피감기관, 언론사 간부 상당수가 결혼식장을 직접 찾았다(박정훈 의원)"며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자 별안간 '양자역학'을 언급했다.

그는 "(국감 준비를 위해) 문과 출신인 제가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거의 밤에 잠을 못 잘 지경"이라며 "집안일이나 딸의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고 해명했다.

이에 야권에선 '양자역학' 발언에 온갖 말장난을 더해 비꼬았고, 여당에서도 공개적으로 표출되진 않았지만 "아쉬운 해명이었다(초선 의원)"는 등의 반응이 물밑에서 주를 이뤘다.

최 위원장이 국회 본회의 중 확인하던 스마트폰 화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국내 대기업과 언론사 등 피감기관에서 받은 축의금 액수가 적혀 있던 것도 화제를 키웠다.

최 위원장 측에서는 "반환하기 위해 보좌진이 정리한 명단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국민의힘이 "뇌물죄는 받는 순간 성립한다"며 고삐를 죌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됐다.

공방이 거듭되자 최 위원장은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만 공격하게 만들자"며 진보진영에 지원을 청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신'을 거론하면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돌로 쳐라"라며 감싼 것도 그즈음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같은 당 곽상언 의원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동체의 가치를 해하는 건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라고 직격하면서 엄호 기류는 확산하지 못했다. 최 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을 삭제했다.

MBC 논란 맞물려 여론 악화

딸 결혼식 축의금 관련 메시지 보는 최민희 위원장. 서울신문 제공·연합뉴스딸 결혼식 축의금 관련 메시지 보는 최민희 위원장. 서울신문 제공·연합뉴스
축의 논란과는 별개 사안이지만 최 위원장이 국감 중 본인 관련 보도를 지적하며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켜 물의를 빚은 게 같은 시기에 맞물리면서 여론이 더 악화한 측면도 있다.

정청래 대표가 MBC 퇴장 당일 최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위 설명을 요구하고 국민의 염려를 전했다는 소식을 박수현 대변인이 차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기자 브리핑을 통해 알렸지만, 사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뒤였다.

나아가 29일 과방위 국감에선 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최 위원장 딸 혼사 당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아들도 양평군청 인근에서 결혼식을 열었다며 맞불을 놨다.

문제는 그럴 때마다 최 위원장 축의 논란 자체가 같이 소환되면서 이슈가 사그라지지 못한다는 점. 이날도 다수 언론이 국민의힘이 최 위원장을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신고하러 나섰다는 소식과 함께 '공방전'으로 보도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국감 진행 중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 차원에서 퇴장한 데 대해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해명, 공방 과정에서 이슈가 커진 탓에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게 되는 것 아닐까 걱정된다(여권 관계자)"거나 "더 이상은 사퇴 외엔 출구가 없어 보인다(국민의힘 초선 의원)"는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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