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패배한 LG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번 가을 야구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는 아마 한화 마무리 김서현(22)일 것이다. 삼성과 플레이오프(PO) 승부처에서 잇따라 결정타를 맞으며 완전히 멘털이 무너졌을 뼈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LG도 그런 걱정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김서현이 또 다시 위기를 맞았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반면 LG 마무리 유영찬(28)이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LG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와 한국 시리즈(KS) 3차전에서 3-7로 졌다. 8회초까지 3-1로 앞서 승리를 거두는 듯했지만 8회말에만 6점을 내주며 역전패를 안았다.
당초 LG는 이날 투수들의 호투와 야수들의 호수비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0-1로 뒤진 2회말 1사 1, 2루에서 유격수 오지환은 이도윤의 뜬공을 잡지 않고 더블 아웃을 만들어내는 재치를 보였다. 심판이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은 상황을 이용했다.
선발 손주영은 야수들의 도움 속에 5이닝 5탈삼진 4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LG는 6회말 우익수 홍창기가 루이스 리베라토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잡아냈다. 포수 박동원은 대주자 심우준은 2루 도루를 정확한 송구로 막아냈다.
8회초에는 상대 실수로 1점을 손쉽게 얻었다.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오스틴 딘을 상대로 어이 없는 폭투로 LG가 3-1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8회 LG에게 불운이 찾아왔다. 8회말 한화 대타 김태연의 빗맞은 행운의 2루타가 시발점이었다. LG 좌완 불펜 송승기는 손아섭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고 무사 1, 3루가 만들어졌다. 일단 리베라토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2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8회말 2사 만루 한화 심우준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LG는 곧바로 마무리 유영찬을 투입했다. 그러나 역시 문현빈의 빗맞은 타구가 깊숙한 수비 위치에 있던 좌익수 김현수의 슬라이딩에도 잡히지 않아 일단 1점을 내줬다. 유영찬은 4번 타자 노시환을 삼진으로 잡아내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유영찬은 그러나 채은성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렸다. 설상가상으로 대타 황영묵에게도 볼넷을 내줘 밀어내기로 동점을 허용했다. 유영찬에게는 다시 불운하게도 심우준의 빗맞은 타구가 3루수 키를 넘는 2타점 2루타가 됐다.
경기 후 LG 염경엽 감독은 "아주 많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 "1경기 끝난 거니까 다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똘똘 뭉쳐 내일 경기 잘 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졌는데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고 굳을 표정을 지었다.
LG 마무리 유영찬. 연합뉴스특히 염 감독은 "유영찬을 살려야 하고 (이대로 기를) 죽일 수 없다"고 감쌌다. 이어 "구위는 큰 문제가 없고 안타 3개가 다 빗맞았으면서 과정이 만들어졌다"면서 "그것도 야구니까 어쩔 수 없고, 유영찬은 멘털이 좀 흔들린 건데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서현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이날 김서현은 폭투로 실점했지만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김서현은 "그동안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오랫만에 팀 승리를 지켜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