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풍속범죄수사팀, 출장마사지 위장해 성매매 알선한 34명 검거. 서울경찰청 풍속범죄수사팀 제공. '외국인 여성에게 고리의 사채를 빌려준 뒤 이를 빌미로 성매매를 강요하면서 '출장 마사지'를 내걸고 전국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4년 동안 거둬들인 범죄수익은 25억원에 달한다.
서울경찰청 풍속범죄수사팀은 26일 성매매처벌법(성매매강요)·대부업법·채권추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직 총책 30대 남성 A씨를 구속하고 공범 3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부터 인터넷과 전단지를 통해 '출장 마사지' 광고를 내걸고 사실상 성매매를 알선했다. 이들은 주로 외국인 여성에게 법정 이자율을 훨씬 웃도는 돈을 빌려주고, 이를 빌미로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6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일당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단속해 A씨 등 8명을 검거했다. 이후 현장에서 입수한 휴대전화 42대를 포렌식한 후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콜기사'(성매매 여성 운전기사)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을 확인, 공범 26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출장 마시지'를 위장한 성매매 알선은 총책 A씨와 동업자 30대 B씨를 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예약담당 실장과 운전기사, 성매매 여성으로 연결된 조직은 경찰 단속에 피하기 위해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이용하고 철저하게 비대면으로만 소통했다.
이들은 성매매 현장이 단속될 경우, 핵심 운영자들은 '출장 마사지'만 영업했을 뿐, 성매매는 개입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꼬리 자르기'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피해자 중에는 "갚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한 태국 국적의 여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돼 성매매 피해자 보호기관에 연계됐다.
경찰은 해외 도피 중인 B씨 등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 중 강요에 의한 성매매나 인신매매 피해사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들에 대한 보호ㆍ지원을 촘촘히 하기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