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삼성 강남에서 삼성전자 모델들이 새롭게 공개된 '갤럭시 XR'을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가 보다 쉽고 폭넓게 AI(인공지능) 경험을 할 수 있는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 XR(Galaxy XR)'을 22일 국내에 전격 출시했다.
갤럭시 XR은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Android XR)' 플랫폼을 최초로 탑재한 제품이다. 사용자는 이 제품을 통해 3차원의 공간에서 음성, 시선, 제스처 등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텍스트, 이미지 뿐 아니라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기술인 '멀티모달 AI'에 최적화 된 제품인 만큼, 사용자에게 더욱 깊이 있고 편리한 AI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현실과 가상을 오갈 수 있는 갤럭시 XR의 무게는 545g으로, 정밀한 센서와 카메라, 마이크, 퀄컴사의 '스냅드래곤 XR2+ Gen 2 플랫폼' 등 고성능 하드웨가 탑재됐다. 헤드셋 프레임은 이마와 머리 뒤쪽의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켜 장시간 사용에 따른 피로감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탈부착에 따라 외부 빛을 차단할 수 있는 '외부광 차단 패드'도 붙어있다.
디스플레이는 3552x3840 해상도의 4K 마이크로 OLED 화면이 탑재됐으며, 고해상도 패스스루 카메라 2개에 공간·동작 인식 카메라 6개, 안구 추적 카메라 4개 등을 기반으로 정밀한 화면·동작 인식 기술을 경험하게 한다. 저시력 사용자는 도수형 인서트 렌즈를 맞춤 제작해 제품에 자석처럼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XR은 AI를 기반으로 헤드셋부터 AR(증강현실) 글라스 등 다양한 폼팩터로 확장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며 구글 지도, 포토, 유튜브 XR 등 구글 기본 서비스를 비롯해 기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기능들도 갤럭시 XR에서 구현된다.
갤럭시 XR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특히 갤럭시 XR은 개발 단계부터 멀티모달 AI 최적화를 목표로 설계됐다. 구글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Gemini)와의 대화에 특화된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이 탑재돼 AI가 사용자가 보고 듣는 것을 함께 인식하며,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해 작업 수행을 지원한다.
예컨대 사용자는 제미나이에게 음성으로 유튜브에서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찾아 달라고 한 후, 시선을 움직여 검색된 결과물을 선택하고 손가락을 맞닿게 하는 제스처로 실행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때는 마치 경기장에서 보는 것과 같은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으며, 여러 경기를 동시에 시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XR을 통해 구글 지도를 이용하면 몰입형 3D 지도를 통해 실제 해당 위치에 있는 듯한 생생한 공간감도 경험할 수 있다. 구글 포토 앱으로는 기존 2D 사진과 영상을 입체감 있는 3D로 즐길 수 있다. XR 전용 게임과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을 제미나이에게 실시간 코칭을 받으며 이용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현실 장면이 그대로 보이는 '패스 스루(Pass Through)' 상태에서는 '서클 투 서치' 기능을 활용해 눈앞에 있는 사물에 대한 정보를 즉시 검색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을 강화해 Adobe, MLB, NBA, Calm, Amaze VR 등 글로벌 주요 서비스와 연계한 XR 콘텐츠를 갤럭시 XR을 통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도 XR 전용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B2B(기업 간 거래) 분야에서도 기업용 XR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과 갤럭시 XR을 활용한 '가상 조선 훈련 설루션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엔지니어가 가상의 공간에서 선박 엔진 검사 등을 훈련한 후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설루션이다.
갤럭시 XR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갤럭시 XR은 이날부터 한국과 미국에 출시되며, 삼성닷컴에서 구매 후 2~3일 뒤 전국 3개 삼성스토어 매장(강남, 홍대, 상무)에서 받을 수 있다. 백화점에 위치한 삼성스토어 4개 매장(더현대서울, 신세계 대전, 신세계 대구, 신세계 센텀시티)에서는 현장 주문 후 2~3일 후 재방문해 수령할 수 있다. 가격은 269만 원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 COO 최원준 사장은 "갤럭시 XR은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고, 모바일 AI 비전을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으로 한층 끌어올리며 업계와 사용자 모두에게 일상의 기기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부문 사장 사미르 사맛은 "안드로이드 XR은 제미나이 시대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갤럭시 XR을 통해 큰 도약을 이루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다. 퀄컴 모바일·컴퓨트·XR(MCX) 본부장 알렉스 카투지안도 "갤럭시 XR은 AI와 XR의 시너지를 통해 개인 컴퓨팅의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하는 우리의 미래 비전을 구현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