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실점한 한화 김서현이 고개를 떨군 모습. 연합뉴스19년 만의 한국 시리즈(KS) 진출을 눈앞에 둔 한화. 18년 만에 가을 야구에서 만난 삼성과 플레이오프(PO)에서 우세를 점했다.
한화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PO 3차전에서 5 대 4로 이겼다. 5전 3승제 시리즈에서 1승만 더 거두면 KS에 진출한다.
이날 한화는 선발 류현진이 4이닝 4실점으로 흔들렸지만 문동주의 역투와 타선의 힘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노시환이 5회초 역전 2점 홈런으로 리드를 안겼고, 문동주가 6회부터 9회까지 4이닝을 막아내며 구원승을 따냈다.
하지만 한화의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문동주가 1차전에 이어 3차전에도 괴력투를 선보였지만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22일 4차전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게 됐다. 한화는 신인 우완 정우주를 선발로 예고했다. 불펜 데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문동주가 4이닝을 책임진 상황도 한화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상적이라면 9회 마무리 김서현이 등판했어야 했다. 그러나 김서현은 1차전에서 난조를 보였다. 9 대 6으로 앞선 9회 등판해 아웃 카운트 1개를 잡고 홈런과 적시타 등으로 2점을 내줬다. 이후 한화는 김범수를 투입해 1점 차 승리를 지켰지만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 시즌 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3차전. 7회 말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한화 투수 문동주가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서현은 정규 리그 69경기 2승 4패 3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ERA) 3.14의 성적을 냈다. kt 박영현(35세이브)에 이어 구원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전반기 1.55였던 ERA가 후반기 5.68까지 치솟았다.
무엇보다 전반기 막판 1위 탈환의 중요한 고비에서 무너졌다. 김서현은 지난 1일 SSG와 원정에서 5 대 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2점 홈런 2방을 맞았다. 한화는 LG를 따라잡을 고비에서 뼈아픈 끝내기 패배를 안았고, KS 직행 기회를 잃었다.
4차전에서 불펜진을 총동원해야 하는 한화로서는 김서현의 부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만약 한화가 KS에 진출한다면 주전 마무리 없이 정규 리그 1위 LG를 상대하기는 벅찰 수밖에 없다.
김서현이 18일 PO 1차전 9회초 등판을 위해 마운드로 달려가는 모습. 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승부처에서 제몫을 해준다면 한화의 불펜진 운용에는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당초 선발 자원인 문동주를 '전가의 보도'처럼 필승 카드로 쓰고 있는 한화다. 150km 후반대 공을 뿌리는 김서현이 살아난다면 문동주의 부담도 덜 수 있다.
그런 점에서 4차전에서 김서현의 경기 내용이 중요하다. 3차전 뒤 한화 김경문 감독은 9회말에도 등판하지 못한 김서현에 대해 "오늘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김서현도 섭섭했을 것"이라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4차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규 시즌 막판에 이어 PO에서도 불안감을 노출한 김서현. 과연 충격에서 벗어나 멘털과 구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