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정부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며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취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중국에서 매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그들은 매우 적대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해외 관련 희토류 물자'와 '희토류 관련 기술'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누구도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다"며 "근본적으로 이는 시장을 막아버리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 특히 중국 자체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석과 기타 희귀 원소들을 비밀리에 축적해 사실상의 독점적 지위를 구축해 온 것은 매우 음험하고 적대적인 행위"라며 "중국이 독점한 원소가 하나 있다면 우리는 그 두 배를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중국이 물러서지 않고 맞불 대응에 나서면서 양국간에는 치킨 게임 양상의 '관세 전쟁'이 불붙는 듯 했다.
하지만 미·중은 지난 5월 첫 고위급 협상을 통해 상대국에 부과했던 고율의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했고, 3차 회담에서는 관세 유예 기간을 추가 연장해 오는 11월 10일까지 늘려놓았다.
이에 미중 정상이 만나는 경주APEC에서 양국 무역 협상과 관련해 최종 담판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시진핑 주석과 통화한 뒤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고 또 시진핑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으로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주APEC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불발될 경우, 이같은 상호 방문 계획도 차질이 예상되며 미·중 무역 전쟁이 재점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양국과의 관계가 특히 중요한 한국으로선 우연찮은 기회에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첫 미중 회담 장소를 제공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경주APEC에 많은 공을 들여왔는데, 미중 정상회담 불발이 현실이 될 경우 다소 맥빠지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 조치와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인 반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 극대화를 위한 '샅바 싸움'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