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김하성이 4일(한국 시각) 시카고 컵스와 원정에서 7회초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날리고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연합뉴스메이저 리그(MLB) 한국인 내야수 김하성(29)이 애틀랜타 이적 뒤 2경기 만에 홈런을 터뜨렸다. 첫 경기 멀티 히트(1경기 2안타 이상)에 다음 경기 결승 3점포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하성은 4일(한국 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에서 0 대 1로 뒤진 7회초 2사 1, 3루에서 통렬한 역전 홈런을 날렸다. 단숨에 승부를 뒤집고 팀의 5 대 1 승리로 연결된 결승타였다.
7번 타자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앞서 2번 타석에서는 침묵했다. 2회 포수 파울 플라이, 5회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3번째 타석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팀이 뒤진 가운데 분위기를 바꾼 한 방이었다. 김하성은 컵스 왼팔 불펜 드루 포머랜즈의 초구 시속 92.6마일(약 149km) 속구를 통타, 시속 108.5마일(약 174.6km)의 엄청난 속도의 홈런을 만들어냈다. 타구는 391피트(119.2ｍ)를 날아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김하성의 홈런으로 애틀랜타 타선은 깨어났다. 이어 엘리 화이트의 안타와 도루, 나초 알베라스 주니어의 적시타로 1점을 더 추가했다. 8회에는 오지 알비스가 쐐기 1점 홈런을 날렸다.
애틀랜타는 5 대 1 역전승을 거뒀다. 김하성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안타 1개로 충분했다. 전날 4타수 2안타에도 3 대 4로 진 아쉬움을 털어냈다.
2경기 만에 완전히 애틀랜타 팬들을 사로잡았다. 애틀랜타는 올해 유격수 OPS(출루율+장타율) 0.524로 MLB 30개 구단 중 최하위,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는 0.1로 29위일 만큼 김하성의 가세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김하성의 홈런에 대해 애틀랜타에서 뛰었던 해설자 닉 그린도 극찬했다. 그린은 "저 스윙으로는 설령 투수의 공이 2인치(약 5cm) 더 안쪽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김하성의 스윙이 마음에 들고, 타석에서 접근법도 좋고, 유격수 수비 역시 마음에 든다"고 합격점을 내렸다.
김하성이 홈런을 날린 뒤 코치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후 김하성도 애틀랜타 현지 중계 방송사인 '팬 듀얼 스포츠 네트워크'와 그라운드 인터뷰에서 "팀이 이길 수 있는 홈런을 쳐서 기분이 좋다"면서 "좋은 팀에서, 좋은 선수들과 뛰게 돼서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애틀랜타에는 김하성과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 샌디에이고 시절 함께 뛰었던 유릭슨 프로파르는 물론 같은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 오지 알비스도 있다.
2루수 알비스는 "김하성은 진짜 대단한 선수"라면서 "언제나 열심히 뛰는 선수인데 우리와 경기에서 그런 모습을 보였다"고 환영했다. 이에 김하성도 "알비스와는 경기장에서 만나서 알고 있던 사이"라면서 "프로파르와 같은 나라 출신이라 더 잘 안다. 애틀랜타에 왔을 때 잘 챙겨주고 도와줘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김하성은 이제 원정을 마치고 홈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조지아주 트루이스트파크로 넘어가 오는 6일부터 시애틀, 컵스, 휴스턴과 홈 9연전을 펼친다.